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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기업 재택근무 줄이니…급식업계 3분기 실적 ‘신바람’

이후섭 기자I 2023.11.14 15:20:04

신세계푸드·삼성웰스토리 영업이익 60~80% 성장
크래프톤·네이버 등 IT기업 위주 단체급식 수주 늘어
'런치플레이션'에 구내 식당으로 수요 몰린 영향도
식자재 유통 강화 나선 업계…수익성 회복은 관건

[이데일리 이후섭 기자] 엔데믹전환으로 재택근무 대신 회사로 출근하는 사례가 늘면서 급식·식자재 업체들이 신바람을 내고 있다. 올해 3분기 대형 사업장의 단체급식 사업 수주가 늘어나면서 영업이익도 60~80% 성장하는 업체들이 나오고 있다. 고공 행진 중인 외식 물가에 움찔한 직장인들이 구내식당으로 몰린 영향도 있다.

단체급식 수주 증가→실적개선

14일 금융감독원 공시시스템에 따르면 신세계푸드(031440)의 3분기 영업이익(이하 연결기준)은 78억원으로 전년동기대비 81.6% 증가했다. 삼성웰스토리의 3분기 영업이익도 전년동기대비 66.7%나 늘어난 400억원으로 집계됐다. 현대그린푸드(453340)도 3분기 20.1%의 영업이익 성장세를 보였다.

삼성웰스토리는 크래프톤·JW중외제약 등 대형 사업장 수주 덕분을 봤고, 신세계푸드도 대형 사업장 등 단체급식 수주 증가에 힘입어 3분기 식음사업 부문 매출이 전년동기대비 5.4% 늘었다. 현대그린푸드는 최근 1년간 네이버·네오플 등 40여곳의 단체 급식사업을 수주한 영향이 크다.

CJ프레시웨이(051500)의 경우 연결기준 3분기 영업이익은 식자재 솔루션 강화 등을 위한 인프라 투자 여파로 주춤했지만, 급식사업은 전년동기대비 21.1% 성장세를 이어갔다. 아워홈도 단체급식을 포함한 3분기 식음료사업 부문의 매출이 전년동기대비 20.0% 늘었다는 설명이다.

단체급식 관련 사업의 성장이 두드러졌다는 분석이다. 특히 현대그린푸드의 경우 최근 단체급식을 수주한 기업 중 정보기술(IT) 기업 비중이 30%에 달할 정도로 재택근무에 적극적이었던 기업들이 다시 사내근무로 형태를 바꾸는 덕을 톡톡히 봤다. 한국경영자총협회 조사에 따르면 코로나 시기 92%에 달했던 국내 매출액 기준 50대 기업의 재택근무 비중은 지난 9월 58% 수준으로 떨어졌다.

현대그린푸드가 운영 중인 단체급식사업장에서 ‘즉석 참치해체쇼’가 진행하는 모습.(사진=현대그린푸드)
업계 관계자는 “재택근무가 끝나면서 단체급식 수주가 늘었는데, 해당 시장의 경우 대형업체 위주로 재편되고 있어 신세계푸드·삼성웰스토리·현대그린푸드 등의 수혜가 컸다”며 “고물가로 ‘런치플레이션’이 심해지면서 단체급식에 대한 관심도가 올라간 것도 주요 원인”이라고 판단했다.

고물가 지속 따른 ‘짠소비’도 영향

지난 10월 기준 외식 물가 상승률은 4.8%로 전체 소비자물가 상승률(3.8%)을 웃돌고 있다. 지난달 치킨 물가는 1년 전보다 4.5% 올랐고, 햄버거도 6.8%나 뛰었다. 대표적인 외식 품목인 김밥은 3000원을, 비빔밥 가격은 1만원을 넘겼다. 이 같은 외식 물가 부담에 비교적 가격이 싼 구내식당을 이용하는 수요가 늘고 있는 것이다.

단체급식 사업 성장과 함께 업체들은 식자재 유통 사업 강화에 공을 들이고 있다. CJ프레시웨이는 식자재 유통에 온라인 플랫폼을 결합해 시장점유율 20% 달성을 목표로 하고 있다. 삼성웰스토리는 외식 프랜차이즈의 전반적인 사업을 지원하는 ‘360솔루션’ 사업 활성화를 통해 신규 고객사를 계속 늘려갈 계획이다. 지난해 하반기부터 군 급식 공급을 시작한 현대그린푸드는 3분기 기준 누적 640억원에 달하는 신규 수주 성과를 이어가겠다는 방침이다.

심은주 하나증권 연구원은 “다만 식자재 유통 부문은 경쟁 심화로 인해 수익성이 떨어지는 경향을 보였다”며 “업체마다 단기 실적 개선 여부는 잘 따져봐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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