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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영학 기소·정진상 소환 언제?…檢 '대장동 수사' 불신 여전

남궁민관 기자I 2021.11.09 16:09:31

김만배·남욱 구속수사 본격화했지만, 과제 산적
황무성 사퇴종용·유동규와 통화 정진상 소환 불투명
정영학·정재창 처분 없고, 정민용 영장 재청구도 미지수
"검은 것을 흰 것이라 억지로 만들려 하니" 비판까지

[이데일리 남궁민관 기자] 화천대유자산관리 대주주 김만배씨와 천화동인 4호 소유주 남욱 변호사 구속으로 속도를 내는가했던 검찰의 대장동 의혹 수사가 오히려 별다른 진척을 보이지 못하고 있다. 일부 핵심 인물들은 이미 일부 혐의가 상당 부분 입증됐거나 추가 의혹들이 제기되고 있지만 신병확보 또는 소환조사조차 이뤄지지 않고 있어, 검찰 수사에 대한 불신을 더욱 키우는 모양새다.

지난 3일 오전 서울 서초구 대검찰청 앞에 화천대유 관련 특검을 촉구하는 근조화환이 설치돼 있다.(사진=연합뉴스)
9일 법조계에 따르면 서울중앙지검 경제범죄형사부(부장 유경필)는 지난달 27일 황무성 전 성남도시개발공사(이하 공사) 사장의 ‘사퇴 종용’ 의혹과 관련,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 후보와 정진상 전 성남시 정책실장, 유동규·유한기 전 공사 본부장을 직권남용권리행사방해 등 혐의로 고발한 사건에 대한 수사에 돌입했지만, 2주가 지난 현재까지 별다른 움직임을 보이지 않고 있다.

이번 의혹은 사퇴 종용 자체만으로도 문제의 소지가 있다. 여기에 대장동 개발사업 배임을 위한 사전작업이라는 의혹이 함께 불거졌다는 점에서 검찰의 발빠른 진상규명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황 전 사장 사퇴 후 유동규 전 본부장이 대장동 개발사업을 주도하면서 화천대유 등 민간사업자와 특혜와 뇌물을 주고받는 ‘부당 거래’를 했다는 점에서, 사퇴 종용 의혹은 대장동 의혹의 실제 ‘윗선’ 존재 여부를 밝히는 핵심고리가 될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이와 관련 유한기 전 본부장은 지난달 28일 입장문을 통해 “사퇴를 건의”한 사실 등이 있다면서 일부 사실관계를 인정했다. 즉 사퇴 종용이 아닌 건의이며, 이 과정에서 실제 ‘윗선’의 지시는 없었지만 황 전 사장을 설득하기 위해 자의적으로 ‘윗선’을 거론했다는 해명이었다.

문제는 검찰이 아직까지 유한기 전 본부장을 불러 사실관계 확인조차 하지 않고 있다는 점이다. 검찰은 최근 유한기 전 본부장이 남 변호사 등으로부터 2억원을 건낸 정황을 포착하고 관련 수사를 벌이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이와 별개로 이 후보와 정 전 실장의 사퇴 종용 의혹 개입 여부를 확인하기 위해선 최소한 소환조사는 진행했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더욱이 이번 사퇴 종용 의혹이 벌어진 것은 2015년 2월로, 직권남용권리행사방해 공소시효 7년이 만료되는 내년 2월 전 발빠른 수사가 필요하기도 하다.

특히 정 전 실장의 경우 검찰이 유동규 전 본부장에 대해 압수수색을 단행한 지난달 29일 그와 통화한 사실까지 알려지면서 검찰의 수사 필요성이 대두된 마당이다. 다만 검찰은 이에 대해서도 소극적이라는 지적이 나온다. 유동규 전 본부장이 정 전 실장과 통화한 직후 창밖으로 던진 휴대전화는 현재 경찰이 확보해 2주째 포렌식을 하며 지지부진한 진행을 보이고 있는데, 검찰 역시 이에 협조 또는 별도 조치를 취하지 않는 등 뒷짐만 지고 있기 때문이다.

대장동 의혹과 관련 이미 상당 부분 혐의가 입증됐음에도 검찰로부터 별다른 처분을 받지 않는 이들도 있다. 유동규 전 본부장과 김씨, 남 변호사 등과 함께 소위 대장동 4인방 중 한 명으로 꼽힌 천화동인 5호 소유주 정영학 회계사는 물론 위례자산관리 대주주 정재창씨는 구속영장조차 청구되지 않았다. 정씨는 유동규 전 본부장 공소장에 남 변호사, 정 회계사와 함께 유동규 전 본부장에 3억원의 뇌물을 제공한 인물로 적시돼 있다. 또 대장동 4인방과 함께 대장동 의혹의 또 다른 핵심인물로 지목된 공사 전략사업팀장 출신 정민용 변호사의 신병 확보도 미지수다. 앞서 검찰은 김씨, 남 변호사와 함께 정 변호사에 대해 구속영장을 청구했지만 “도주나 증거인멸 우려가 없다”는 이유로 법원으로부터 기각된 바 있다. 법원 기각 이후 검찰은 아직 정 변호사를 불러 추가 조사를 진행하지 않았다.

대검찰청 검찰개혁위원을 지낸 변호사는 “결과는 지켜봐야겠지만, 확대 수사 없이 현재 기소된 이들로 수사를 마무리 지을 수도 있다는 우려를 지우기 어렵다”고 지적했다. 순천지청장 출신 김종민 변호사는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일련의 검찰 수사 과정을 두고 “검찰수사는 간단한 것이다. 흰 것은 희다, 검은 것은 검다고 밝히면 된다”며 “검은 것을 흰 것이라 억지로 만들려 하니 수사가 어렵고 축소 은폐 수사 논란이 끊이지 않는 것”이라고 꼬집었다.

`화천대유` 특혜 의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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