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통일비용 걱정하는 MZ세대에 권영세 "관리 가능하다" 설득

권오석 기자I 2023.05.25 15:40:06

25일 서울 이화여대서 `일일통일교사` 특강
통일 비용 줄이고 편익 늘리는 방향으로 관리 가능해
젊은층, 北인권 문제에 관심 가지고 목소리 내야

권영세 통일부 장관이 25일 서울 이화여대에서 강연을 하고 있다. (사진=통일부)
[이데일리 권오석 기자] “통일 준비가 미흡했던 동독과 서독은 통일에 엄청난 비용을 소요했다. 우리는 철저히 통일을 준비한다면 비용을 매우 줄일 수 있다.”

제11회 통일교육주간(5월 22~28일)이 진행 중인 가운데, 25일 서울 이화여대에 `일일통일교사`로 나선 권영세 통일부 장관은 “아쉽게도 남북 통일이 빨리 오고 있진 않으나, 이는 통일을 준비할 시간이 많다는 말도 된다”며 이 같이 말했다.

이화여대는 강릉원주대와 동아대와 함께 올해 통일부 국립통일교육원이 지정한 ‘통일교육 선도대학’으로, 이번 특강에는 김은미 이화여대 총장과 교수진을 비롯해 외국인 유학생·북한 출신 학생 등이 참석했다. 통일부는 2013년부터 매년 5월 넷째 주를 통일교육주간으로 지정하고, 통일교육 및 다양한 문화행사들을 운영하고 있다.

대학생들 앞에 선 권 장관은 통일 비용 문제를 주요 사안으로 언급했다. 북한의 무분별한 도발이 계속될수록 젊은 층에선 통일의 필요성을 느끼지 못하며, 나아가 통일 비용을 미래 세대가 짊어져야 할 부담으로 생각해 거부감을 드러내는 상황이다.

이에 권 장관은 “경제적으로 일본과 2, 3등을 다투던 독일이 통일 이후 `유럽의 병자`라는 소리를 들을 정도로 어려워졌다”면서도 “통일 준비를 어떻게 하느냐에 따라 달라질 수 있다”고 설득했다. 실제 독일은 1989년 베를린 장벽이 무너지고 1990년 동서독 통일을 이뤘지만, 동독 기업들의 파산과 실업자 양산 등 위기를 마주했다. 수십년 간 통일 비용만 2조 유로(한화 약 2600조원)가 들어간 것으로도 추정된다. 우리나라 국책 연구기관인 통일연구원이 추산하는 통일 비용은 최소 831조원 상당이다.

이에 권 장관은 “독일은 전쟁을 일으켜서 분단을 자초한 나라다. 감히 통일에 대해 미리 준비할 수 없었다”면서 “준비가 안 된 상태에서 통일을 맞다 보니 비용이 많았다. 독일의 선례를 통해 통일 비용을 줄이고 편익은 늘리는 방향으로 얼마든지 관리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고 강조했다.

젊은 세대를 향해선 북한 인권 문제에 대해 관심을 가지고 목소리를 내달라고 요구했다. 권 장관은 “인권 그 자체는 매우 중요한 가치다. 과거엔 남북 관계 개선을 우선시하면서 인권 문제는 애써 외면하기도 했지만 이젠 등을 돌릴 문제가 아니다. 이제는 정면으로 다루기 시작해야 한다”며 “북한처럼 인권이 최악인 나라에, 더군다나 대한민국이 아무 노력도 하지 않는다는 건 직무유기이자 책임회피”라고 지적했다. 앞서 통일부는 지난 3월 정부 최초로 대외 공개용 `북한인권보고서`를 발표하기도 했다.

이어진 질의응답에서 권 장관은 남북이 경색을 풀고 평화를 모색할 수 있는 방법에 대한 질문에는 긴 호흡을 가져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는 “내일이나 모레 혹은 1년 이내, 아니면 현 대통령 임기 내 북한을 변화시킨다는 생각은 버리는 게 좋다”며 “북한과의 대화를 만들어내기 위해 원칙을 훼손하면 안 된다. 단기간에 업적을 내기 위해 조바심을 내면 안 된다”고 설명했다.

권영세 통일부 장관이 25일 서울 이화여대에서 강연을 하고 있다. (사진=통일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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