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비상장사인 SK온의 2023연도 사업보고서는 아직 공개되지 않았지만 지난해 3분기 이미 하락 추세가 감지됐다. 1분기와 2분기에는 각각 95.3%, 95.4%를 기록했지만 3분기에는 이보다 소폭 낮은 94.9%로 집계됐다. 삼성SDI의 경우 소형전지의 생산 가동률만 공개하고 전기차에 탑재되는 중대형 전지의 생산과 가동률은 비공개가 원칙이다.
배터리 업체들의 공장 가동률 하락은 완성차 업체들의 전기차 투자 전략 변화에 기인한다. 2022년 60%의 폭발적인 성장세를 보이던 전기차 시장은 지난해 ‘급제동’이 걸렸다는 평가가 나올 정도로 그 성장세가 확 꺾였다. 심지어 올해 전기차 시장 예상 성장률은 16.6%에 그칠 것이란 전망도 나오고 있다.
글로벌 완성차 업체들은 이미 지난해 잇따라 전기차 투자 수정 계획을 밝혔다. 제너럴모터스(GM)는 디트로이트 전기차 공장 가동 시기를 2024년에서 2025년으로 미루기로 했고 포드는 미국 켄터키 전기차 배터리 등 16조 투자계획을 연기하기도 했다.
상황이 이렇게 되자 올 상반기 국내 배터리 업체들의 경영 전략은 ‘버티기’로 요약되는 모습이다. 증권가에서는 올 1분기 국내 주요 배터리업체들의 실적이 전년 대비 크게 악화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LG에너지솔루션의 올 1분기 영업이익은 1088억원으로 추정된다. 이는 전년 동기 5329억원 대비 5분의 1에 불과한 수준이다. 삼성SDI의 1분기 예상 영업이익 역시 전년 3754억원에서 35.7% 감소한 2413억원으로 전망된다.
다만 하반기부터는 점차 상황이 개선될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LG에너지솔루션 관계자는 “올해 하반기로 갈수록 시장 수요가 증가할 것으로 예상돼 공장 가동률도 점차 개선될 것으로 전망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