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니클로 앞에 모인 대학생들 "우리는 '80년 전' 기억한다"

황현규 기자I 2019.10.21 15:05:17

21일 오후 대학생겨레하나·평화네트워크 등
종로구 유니클로 매장 앞에서 규탄 기자회견
"'80년 전' 광고는 아마 日정부가 하고 싶던 말"

평화나비 네트워크와 대학생 겨레하나 등 회원들이 21일 서울 종로구 한 유니클로 매장 앞에서 ‘위안부 모독’ 의혹이 불거진 광고로 논란을 불러온 유니클로를 규탄하는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이데일리 황현규 기자] 일본 의류 기업 유니클로가 과거 일본의 강제징용 문제를 옹호하는 듯한 광고를 내보내 논란이 일고 있는 가운데 한 대학생 단체가 해당 기업을 비판하고 나섰다.

대학생겨레하나와 평화나비네트워크 회원들은 21일 서울 종로구 유니클로 디타워점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유니클로가 광고를 통해 위안부 피해자와 강제동원 피해자들을 모독했다”며 “우리는 80년 전 식민지배를 기억한다”고 강조했다.

앞서 유니클로는 자사 핵심 제품인 ‘후리스’ 25주년 기념영상에서 다른 나라와 달리 한국 광고에만 ‘80년도 더 된 일을 기억하냐’는 문구를 넣어 논란이 됐다. 80년 전인 1939년은 일제 치하 강제동원과 위안부 동원이 이뤄진 시기다. 논란이 일자 유니클로는 해당 광고 송출을 중단했다.

이에 대해 대학생들은 “유니클로가 광고 송출을 중단하기로 했지만 사과와 반성이 없다면 앞으로도 똑같은 일이 반복될 것”이라며 사과를 촉구했다.

발언에 나선 방슬기찬씨는 “80년 전 일을 어떻게 기억하냐는 유니클로의 말은 아마 일본 정부도 한국인들에게 하고 싶은 말일 것”이라며 “일본군 위안부를 동원했던 증거가 뻔히 있는데 그때를 기억하지 못하는 이유가 무었이냐”고 꼬집었다. 그러면서 “우리 모두의 기억 속에서 그 사실을 지우고 싶기 때문일 것”이라며 “정말 기억 나지 않는다면 (일본이 이를) 기억하고 싶지 않기 때문”이라고 지적했다.

또 정은주 강제동원공동행동 간사는 “‘80년 전’이라는 표현은 일본 예능인과 정치인이 ‘왜 강제징용 문제를 아직도 꺼내냐’고 우리 정부에 시비를 걸 때 희화화해서 쓰는 말”이라며 “유니클로는 그런 의도가 아니라고 했지만 나는 일부러 한 것이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유니클로의 한국 비하는 이번뿐만이 아니다. 앞서 지난 7월 유니클로 측은 한국 국민들의 불매운동을 향해 ‘한국들인의 불매운동이 오래가지 않을 것’이라고 발언해 비판받은 바 있다. 2010년에는 우리나라에서 욱일기 무늬를 새긴 티셔츠를 판매해 논란을 일으키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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