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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집밥포럼]조선시대 냉면부터 18분만에 벨 울린 디저트까지

함지현 기자I 2021.04.16 17:18:23

박태희 우아한형제들 홍보실장 ‘지금은 배달시대’
조선 시대부터 배달 시켜먹고 출장 요리 광고도
스마트폰 이후 배달앱 등장…'위트' 마케팅 더해 급성장
배민, 향후 중개 넘어 직접 배달도…"국내외서 성과낼 것"

[이데일리 함지현 기자]“시험을 본 다음 날 점심 일행과 함께 냉면을 시켜 먹었다.”

배달 애플리케이션 후기가 아니다. 무려 1768년 7월 조선 후기 학자 황윤석이 저술한 ‘이재난고’에 등장한 우리나라 최초 배달 음식에 대한 기록이다.

제1회 이데일리 집밥 포럼이 16일 오후 서울 중구 KG타워 하모니홀에서 열렸다. 박태희 우아한형제들 홍보실장이 ‘지금은 배달시대’를 주제로 강연하고 있다.(사진=이데일리 노진환 기자)
박태희 우아한형제들 홍보실장은 16일 서울 중구 KG하모니홀에서 열린 ‘제1회 이데일리 집밥포럼’의 연사로 나서 ‘배달 음식의 진화, 음식 배달의 진화’에 대해 설명했다.

박 실장에 따르면 우리 선조들은 과거부터 배달음식을 즐겼다. 조선시대부터 달 구경을 하다 냉면을 배달 시켜 먹고, 배추속대·콩나물·쇠갈비 등을 토장과 함께 끓인 ‘효종갱’을 배달해 해장했다.

1906년 일간신문 ‘만세보’에는 고급 요릿집 ‘명월관’의 출장 요리 광고가 실리기도 했다. 우리가 생각한 것보다 더 먼 과거부터 음식을 배달 시켜 즐긴, 그야말로 ‘배달의 민족’인 셈이다.

최근에는 배달 방식에 혁명이 일어났다. 스마트폰의 등장 이후 음식점 전화번호가 적힌 전단지나 냉장고에 붙어있던 자석 스티커는 사실상 사라지고 있다. 대신 배달 앱이 빠르게 그 자리를 차지하고 있다.

실제로 국내 배달 앱 선두주자인 배민의 거래액은 급격히 늘어나고 있다. 지난 2016년 1조 8000억원이던 거래액은 2017년 3조원을 돌파했고, 2018년 5조 2000억원, 2019년 8조 8000억원에서 지난해 15조 7000억원으로 껑충 뛰었다.

박 실장은 이런 배민의 성장 배경으로 두 가지를 꼽았다. 바로 새로운 서비스를 앱에 추가해 생활을 편리하게 만들어주는 ‘개발 경쟁력’과, 사람들이 개발한 서비스에 쉽게 접근할 수 있도록 하는 ‘마케팅 경쟁력’이다.

특히 마케팅 경쟁력과 관련, 배민은 사업 초기부터 타겟층을 실제로 배달을 실행하는 ‘막내’로 정하고 위트있는 상품들을 선보였다. ‘깨우면 안대’ 안대, ‘덮어놓고 긁다 보면 거지꼴을 못 면한다’ 카드 지갑 등을 선보인 것도 이 때문이다.

2019년에 진출한 베트남에서도 이같은 전략을 이어갔다. 베트남 전래동화에 등장하는 ‘금은보화를 부르는 가방’의 뜻을 지닌 ‘Tui Ba Gang(투이바강)’을 적은 에코백을 만든 것이 대표적이다.

베트남도 우리나라와 같이 새해 세배를 한다는 점에 착안해 ‘엄마에게 맡기지 마’ 봉투를 만들어 카피 제품이 나올 정도로 화제를 끌었다. 이같은 전략이 주효하면서 현재 배민은 베트남 현지에서 그랩에 이은 2위 사업자 자리를 차지했다.

박 실장은 향후 우리나라의 배달, 특히 배달앱 산업이 끊임없이 진화하리라 전망했다. 직전까지만 해도 배달 앱은 식당과 고객을 연결하는 중개 역할에 그쳤지만, 앞으로는 배달 앱이 배달까지 나서는 모델이 접목될 것이라는 것이다. 실제로 미국에서 이 시스템을 적용한 ‘도어대시’는 급격히 성장하면서 점유율 1위에 올랐다.

그는 “식사를 하고 디저트를 시켰는데 미처 상을 치우기도 전인 18분 만에 집 벨이 울릴 정도로 빠른 배달이 가능했다”며 “앞으로 빠른 배달이 일상화할 것 같다”고 말했다.

아울러 “배달 앱은 식당과 사용자, 배달을 하는 라이더의 이해관계가 상충할 수 있어 만족스러운 정책을 만들기 어렵기는 하지만 그 속에서 길을 찾을 것”이라며 “국내뿐 아니라 해외에서도 성과를 내기 위해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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