드라기, 伊경제 구원 전력투구…내주 2120억유로 부양안 공개

방성훈 기자I 2021.04.22 15:01:55

伊성장률, 지난해 -8.9%…2차대전 후 최악
드라기, EU서 거액 빌려 신속한 경제복구 총력
신재생에너지 개발·행정절차 효율화 등
대규모 인프라 개발에 방점

마리오 드라기 이탈리아 총리. (사진=AFP)
[이데일리 방성훈 기자] 마리오 드라기 이탈리아 총리가 다음주 2210억유로(한화 약 300조원) 규모의 경기부양안을 내놓을 전망이다.

파이낸셜타임스(FT)는 21일(현지시간) “드라기 총리가 2차 세계 대전 이후 최악의 침체에 빠진 이탈리아 경제를 되살리기 위해 대규모 부양안을 공개할 예정”이라며 이같이 보도했다.

드라기 총리는 유럽중앙은행(ECB) 총재 출신이다. 2016년 유로존을 채무위기에서 구해내면서 ‘슈퍼 마리오’라는 별명을 얻었다. 이번엔 이탈리아 경제를 구원해낼 수 있을지 주목된다.

보도에 따르면 드라기 총리는 유럽연합(EU) 경제회복기금 지원을 통해 초고속 열차, 친환경 에너지, 공공시스템 디지털화 등에 2210억유로의 자금을 투입한다는 계획이다. EU 경제회복기금은 지난해 EU 정상들이 코로나19 팬데믹(대유행) 극복을 위해 조성한 7500억유로 규모의 경제회복펀드다.

드라기 총리는 우선 이탈리아 자체 예산으로 300억유로를 조달하고, 나머지 1915억유로는 EU의 코로나19 피해 극복 지원금 프로젝트인 ‘넥스트 제네레이션 EU’ 기금에서 조달하겠다는 방침이다.

이탈리아는 지난해 코로나19 팬데믹 초반 유럽 내 코로나19 확산의 진원지라는 불명예를 얻었다. 또 유럽에서 경제적 타격을 가장 크게 입은 국가들 중 한 곳이다. 지난해 이탈리아의 국내총생산(GDP) 성장률은 마이너스(-) 8.9%로 1945년 2차 세계대전 이후 최악을 기록했다.

드라기 총리의 경기부양안은 대규모 인프라(사회기반시설) 개발 계획을 통해 신속하게 이탈리아 경제를 회복시킨다는데 초점이 맞춰져 있다. 전력망 효율 개선, 수소전력 및 기타 신재생에너지 개발, 고속철도 투자, 공공건물의 에너지 효율 증대 등 저탄소, 첨단기술 경제로의 가속화 목표 달성을 위한 내용들이 담겼다.

EU펀드의 투자는 이탈리아 경제의 디지털화, 기후 및 환경 투자, 인프라, 교육, 헬스, 젠더(성) 포용성과 사회융합 등 모두 6개 영역에 집중될 예정이다.

드라기 총리는 또 이탈리아의 성장을 저해하는 법률시스템과 지역행정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구조개혁도 추진할 예정이다. 법적소송 절차를 간소화하고 법원시스템을 현대화하며 공공행정 절차를 디지털화하겠다는 계획이다.

FT는 “이탈리아 법률시스템은 EU 내에서도 가장 느리고 외국인들이 투자를 꺼리는 최대 요인”이라고 설명했다. 세계은행에 따르면 이탈리아에서 상업계약을 이행하는 데에는 1100일 이상 걸리는데, 이는 독일, 프랑스, 스페인의 약 2배에 달하는 기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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