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돌아온 신동빈, 신동주 5일 극복..한일 원톱 지킬까(종합)

함정선 기자I 2015.08.03 17:58:27

귀국 후 아버지 신격호 총괄회장 만나..'5분 회동'
일본에서 우호 지분 확보했을 가능성 커..'자신감'
신동주 향후 행보에 관심..법적대응, 임시주총 등 계획

[이데일리 함정선 기자]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이 귀국 후 아버지인 신격호 롯데그룹 총괄회장을 맨 처음 만나며 본격적인 행보를 시작했다.

신 총괄회장의 의중을 다시 확인하고, 후계자로서 위상을 다시 세우는 작업에 돌입했다는 분석이다. 형인 신동주 전 일본롯데홀딩스 부회장과는 만나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아버지의 마음은 다시 얻되, 자신을 공격해온 형과는 대립각을 이어갈 전망이다.

무엇보다 신 회장은 롯데그룹의 이미지 회복에 적극 나설 것으로 보인다. 소비재가 중심인 롯데기업이 ‘민심’을 잃는다면 향후 기업 경영에도 타격이 크기 때문이다.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사진=이데일리 방인권 기자)
◇부자의 만남..무슨 얘기 오갔나

신 회장이 한국에 도착해 대국민 사과의 말을 전한 뒤 곧바로 찾은 것은 신 총괄회장이다. 신 총괄회장이 “용서할 수 없다”며 극단적인 태도를 보인 만큼 아버지의 ‘부심(父心)’을 수습하는 것이 최우선 과제였던 것으로 보인다.

롯데그룹에 따르면 신 총괄회장과 신 회장의 회동은 5분가량에 그쳤다. 롯데그룹은 부자의 만남에 대해 “두 사람이 화해했다”고 밝혔다. 그러나 5분은 경영권 분쟁이나 롯데그룹의 중국 사업 1조원 손실 등에 대한 구체적인 얘기가 오가기에는 부족한 시간이다.

이에 따라 부자의 만남을 두고 재계의 관측은 두 가지로 갈린다. 신 회장이 신 총괄회장에게 간단한 인사를 건네는 것으로 만남이 끝났으리라는 예측과 함께 분노한 신 총괄회장이 신 회장과 깊은 대화를 거부했을 가능성도 제기되고 있다.

다만 신 회장은 아버지인 신 총괄회장과는 등을 지지 않으리라는 전망이 가능하다. 창업자인 신 총괄회장의 마음을 얻지 못하고는 한국과 일본 롯데를 온전히 장악하기 어렵기 때문이다.

◇신동빈, 일본 우호지분 확보 끝마쳤나

신 회장은 3일 김포공항을 통해 입국한 직후 일본 롯데홀딩스 우호지분 확보 여부에 대해 “얘기할 수 없다”고 밝혔다. 그러나 신 회장이 미뤄왔던 입국 길에 오른 것을 두고 일본에서 지분 확보를 끝냈다는 분석이 힘을 얻고 있다.

특히 신 회장은 이날 일본 하네다 공항을 밝은 표정으로 떠났다. 일본에서 계획한 일이 제대로 되지 않았다면 밝은 표정이 나올 수 없다는 얘기도 나온다.

재계는 신 회장이 일본 롯데홀딩스의 ‘캐스팅 보트’로 불리는 종업원지주(우리사주) 32%와 계열사 우호지분을 자신의 편으로 돌렸을 것으로 보고 있다. 일본 롯데홀딩스의 의결권은 광윤사가 33%, 우리사주 32%이며 나머지는 계열사가 확보한 것으로 알려졌다.

만약 신 회장이 우리사주와 계열사 지분을 확보했다면 신 총괄회장이 영향력을 행사할 수 있는 광윤사 지분 33%를 포기해도 의결권에서 우위를 점하게 된다.

한편에서는 동주·동빈 형제의 어머니인 시게미쓰 하츠코(重光初子) 여사의 ‘모심(母心)’도 신 회장이 얻었다는 분석도 나온다. 신 회장은 이날 “(어머니와) 통화는 했지만 내용은 밝힐 수 없다”고 말해 어머니의 지지를 얻었다는 것을 암시하기도 했다.

◇신동주, 법적 대응 나설까

신 회장의 입국에 따라 엿새 동안 치열하게 여론전을 펼쳐온 신 전 부회장의 향후 행보에도 관심이 쏠리고 있다. 신 전 부회장은 애초 이날 오전 일본으로 출국할 예정이었으나 출국을 연기한 것으로 알려졌다.

신 전 부회장은 신 총괄회장의 해임지시서와 육성 파일 등을 공개하며 아버지의 의중이 자신에게 있다는 점을 강조해왔다. 특히 신 회장에 대해 “법적 대응까지 불사하겠다”는 뜻을 밝힌 만큼 우호 세력을 집결하는 데 힘을 쏟을 전망이다.

다만 재계는 신 전 부회장이 동생에 대항해 판을 뒤집기는 쉽지 않을 것으로 보고 있다. 아버지의 마음을 얻었지만 이미 신 회장이 구축한 그룹 내 입지를 무너뜨리기는 역부족이라는 지적이다.

당장 이르면 10일 일본 롯데홀딩스의 주주총회가 열리지만 신 전 부회장이 주장하고 있는 이사회 해임은 안건에 오르지 못할 것으로 보인다. 신 회장이 일본 롯데홀딩스의 이사회를 장악하고 있기 때문이다.

임시 주주총회를 소집하는 방법이 있지만 이 역시 우리사주 또는 계열사 우호지분을 확보해야만 가능한 일이다. 재계는 신 전 부회장이 조만간 출국해 일본에서 세를 모으고 여론전에 집중할 것으로 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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