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北, 일단 도발 없는 태양절…한미 군 당국 예의주시

김미경 기자I 2021.04.15 16:53:29

북한, 김일성 생일 조용한 자축
행사 규모 코로나 이전 회복
코로나 방역 관리 자신감 표현
美대북전단 청문회 긴장 요인이지만
전문가 “득 없는, 도발 없을 것”

[이데일리 김미경 기자] 북한이 15일 최대 명절인 태양절(김일성 주석 생일)을 맞아 무력도발에 나설 수 있다는 관측이 제기됐지만 일단 우려했던 관련 징후는 포착되지 않았다. 다만 공교롭게도 이날 밤 11시 미 의회에서 우리의 대북전단금지법(남북관계발전법 개정안)을 놓고 청문회가 열려 한미 군 당국은 다양한 가능성을 열어두고 북측 움직임을 지켜보고 있다.

정작 북한은 이날 별다른 동향 없이 태양절 경축 분위기를 연출했다. 지난해 신종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여파로 대폭 축소했던 행사를 올해 상당 부분 정상화해 축제 분위기를 한껏 띄웠다.

북한 최대 명절로 꼽히는 김일성 생일인 ‘태양절’을 하루 앞둔 14일 경기 파주 오두산 전망대에서 바라본 북한 황해북도 개풍군 일대에서 북한 주민들과 차량이 분주히 움직이고 있다. 북한은 태양절 당일 특별한 동향 없이 경축 분위기 조성에 힘썼다(사진=뉴스1).
당 기관지 노동신문과 조선중앙통신 등 북한 매체들은 김 주석의 업적과 일화를 소개하는가 하면 평양 시내 곳곳에는 기념 조형물과 축하공연 등 관련 행사가 잇따랐다. 통일부는 북한이 태양절 기념 대면행사 대부분을 예년 수준으로 재개한 것은 코로나19 방역 관리에 대한 자신감을 표현한 것이라고 분석했다.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김 주석의 시신이 안치된 금수산태양궁전을 참배했다는 보도는 아직 나오지 않았다. 김 위원장은 2012년 집권 이후 매년 태양절에 금수산 참배를 해왔지만 코로나 방역 조치가 극심했던 지난해에 처음으로 불참하면서 한때 ‘신변이상설’이 퍼지는 계기가 됐다.

특히 태양절 당일 미 의회에서는 ‘대북전단금지법’ 청문회가 열려 긴장감을 더했다. 북한 인권과 관련된 문제제기가 논의된 만큼 태양절을 계기로 무력시위를 재개할 수 있다는 예상에서였다.

다만 군사 도발 행동은 현재까지 감지되지 않고 있다. 김준락 합참공보실장은 이날 정례브리핑에서 북한군 동향 관련 질의에 “현재까지 추가로 말할 만한 활동들은 없다”며 “우리 군은 한미 정보당국 간 긴밀한 공조 하에 관련 동향을 예의주시하고 있으며, 확고한 대비태세를 유지하고 있다”고 밝혔다.

대북 전문가들도 북한이 태양절을 계기로 공개 반응을 나서지 않을 것이라고 보고 있다. 지난해 12월 대북전단법이 국회를 통과한 이후 대내외 논란이 거셀 때에도 북한은 별다른 반응을 내놓지 않았다.

양무진 북한대학원대학교 교수는 “16일 미일 정상회담을 시작으로 한미일 외교장관 회담, 한미 정상회담 등 굵직한 외교 일정이 줄줄이 예고돼 있는 만큼 북한도 상황을 좀 더 지켜볼 것”이라고 전망했다. 바이든 미 행정부의 대북정책 검토가 완료되지 않은 상황에서는 도발에 따른 득보다 실이 큰 만큼 관망 모드를 지속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다만 아직 좀 더 지켜봐야 한다는 관측도 있다. 태양절 직후 저강도 또는 외무성 담화 등의 간접 도발로 시선을 끌 여지가 있다는 분석이다.

북한 노동당 기관지 노동신문은 15일 “수도의 거리마다에 어버이수령님에 대한 절절한 그리움이 뜨겁게 넘쳐흐른다”면서 태양절(김일성 주석 생일·4월15일)을 맞이한 평양 시내 모습을 공개했다. 마스크를 쓴 평양 주민들이 한복을 입고 거리를 걷고 있다(사진=평양 노동신문/뉴스1).
북한 노동당 기관지 노동신문은 15일 “수도의 거리마다에 어버이수령님에 대한 절절한 그리움이 뜨겁게 넘쳐흐른다”면서 태양절(김일성 주석 생일·4월15일)을 맞이한 평양 시내 모습을 공개했다. 거리에는 ‘영원한 주석, 만민의 태양’이라고 적힌 문구가 걸려 있다(사진=평양 노동신문/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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