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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량재료로 만들면 불법"..동서식품, 행정처분 철퇴(종합)

천승현 기자I 2014.10.21 16:15:30

식약처 동서식품에 시리얼 판매금지 시정명령 과태료
"판매 제품에 없더라도 균 발생한 원료로 만들면 불법"
자가품질검사 기준 강화 등으로 업계 부담 가중

[이데일리 천승현 기자] 동서(026960)식품이 행정처분 철퇴를 맞았다. 식품 제조과정에서 부적합 원료를 사용하면 안된다는 기본적인 원칙을 지키지 않았다는 이유에서다.

식품의약품안전처가 지난 13일부터 20일까지 동서식품이 생산한 모든 시리얼 품목을 표본 조사한 결과, 판매된 제품에서는 대장균군이 검출되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최종 완제품에 대한 품질을 검사해 대장균군이 없는 것으로 판명된 제품만 판매한다”는 동서식품 측의 입장이 사실로 판명난 셈이다.

그러나 동서식품이 면제부를 받은 것은 아니다. 식약처는 동서식품의 제조과정에서 심각한 문제가 드러났다며 해당 제품 유통판매 금지와 시정명령 처분을 내렸다. 수사기관의 수사에 따라 고의성 여부가 드러날 경우 추가 처벌도 불가피할 전망이다. 또 동서식품은 부적합 사실을 보고하지 않았다는 이유로 과태료를 물게 됐다.

동서식품이 식품 안전관리에 대해 지나치게 안이한 기준을 적용했다는 비판이 나온다. 동서식품은 시리얼 제품의 생산 과정에서 대장균군이 검출되자 살균 처리 과정을 거쳐 대장균군을 제거하고 완제품을 다시 만들었다. 동서식품 관계자는 “대장균군은 흙이나 과일에서 검출되는 미생물의 일종이다. 평균 150℃의 열처리 공정을 통해 대장균군을 제거했고 최종 완제품에서는 균이 검출되지 않았기 때문에 문제가 없다”고 주장했다.

안전관리 기준을 완제품에만 초점을 맞춘 것이다. 제조과정에서 문제가 발견됐더라도 완제품 기준으로 오염되지 않았으면 문제가 없다는 입장이다.

그러나 식약처는 이러한 대장균군 제거 행위가 명백히 불법이라고 판단했다. 식품위생법 7조를 살펴보면 ‘기준과 규격에 맞지 않은 식품 또는 식품첨가물은 판매하거나 판매할 목적으로 제조·수입·가공·사용·조리·저장·소분·운반·보존 또는 진열해서는 안된다’고 명시됐다.

대장균군이 검출된 제품 자체가 부적합 원료이기 때문에 살균해 재가공하는 행위는 위법행위라는 설명이다. 병든 육고기를 사용해 가공식품을 만드는 것과 다름없다는 얘기이다.

강봉한 식약처 식품안전정책국장은 “완제품을 다시 뜯어서 공정 중에 투입해서 재가공하는 행위는 원칙적으로 금지됐다”고 설명했다. 시리얼 제품의 제조과정에서 대장균군이 검출됐다면 대장균군을 ‘제거’하는 것이 아니라 해당 제품을 ‘폐기’하는 것이 원칙이다. 안전과 무관한 위해요소가 발생했을 경우에만 제한적으로 해당 요소를 제거한 이후 제조하는 행위가 허용된다는 것이다.

동서식품은 가공식품 원료의 범위에 대해서도 식약처보다 느슨한 잣대를 적용했다. 동서식품 측은 “최초 원재료에서 대장균군이 검출되지 않았기 때문에 부적합 원료를 사용한 것은 아니다”고 말했다. 제조과정에서 대장균군에 오염된 시리얼 제품을 원료로 보는 것은 맞지 않다는 시각이다.

그러나 식약처 측은 “최초 원재료 뿐만 아니라 가공식품 제조과정에서 사용된 물질 모두 원료에 포함된다”며 동서식품의 주장을 일축했다.

식약처는 동서식품 사건을 계기로 식품안전관리 기준을 더 엄격하게 바꾸기로 했다. 자가품질 검사의 실효성 제고를 위해 모든 식품에 대해 1개월에 1회 이상 실시하도록 관련 규정을 개정할 계획이다. 과자류의 경우 현재 6개월마다 1회 이상 진행해야 했던 자가품질검사의 기간이 1개월로 단축된다.

자가품질검사 부적합을 보고하지 않았을 경우 과태료 300만원에서 3년 이하 징역 또는 3000만원 이하 벌금을 부과하도록 강화된다.

식품의약품안전처 연구원이 동서식품 시리얼 제품을 검사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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