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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이 마케팅=재고털기 행사?…반복되는 ‘벌레소동’

강신우 기자I 2018.11.13 11:44:21

‘애벌레 빼빼로’ 2010년부터 5차례 반복
“재고 보관 과정에서 쌀벌레 유입 돼”
곰팡이 사탕, 구더기 초콜릿 논란도
행사 때 재고 밀어 내면서 하자 발생

밸런타인 데이인 지난 11일 서울의 한 대형마트에 빼빼로 상품이 진열돼 있다.(사진=롯데제과)
[이데일리 강신우 기자] ‘애벌레 빼빼로’ ‘곰팡이 사탕’ ‘구더기 초콜릿’….

빼빼로데이, 화이트데이, 밸런타인데이 등 일명 ‘데이(Day)’ 마케팅 행사 때마다 식품안전 문제가 도마 위에 오르면서 유통기한 경과 제품을 사용한 재고 털어내기 행사가 아니냐는 비판이 나온다.

13일 식품업계에 따르면 이번 ‘애벌레 빼빼로’ 논란을 일으킨 롯데제과의 ‘누드빼빼로’는 유통기한이 제조일로부터 7개월 지난 제품으로 확인됐다. 해당 제품은 지난 4월 중순 제조된 것으로 한 소비자가 동네 슈퍼마켓에서 11월초 구매한 것이다. 빼빼로 안에서 10마리 내외의 애벌레가 발견됐다. 애벌레는 화랑곡나방, 일명 ‘쌀벌레’로 롯데제과 자체조사 결과 밝혀졌다.

롯데제과 관계자는 “이미 생산된 지 7개월이 지난 제품의 제조과정에서 유충이 들어갔다면 아직까지 살아 있을 가능성이 희박하다”며 “살아 있는 벌레가 나온 것은 유통과정에서 유충이 침투해 알을 낳은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롯데제과 빼빼로 제품에서 애벌레가 나온 것은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2010년과 2011년, 2013년, 2015년 등 알려진 것만 해도 4차례나 된다.

이 같은 이물질 논란은 데이 마케팅 행사 때마다 반복됐다.

밸런타인데이를 앞두고서는 해외 유명 초콜릿 업체가 만든 초콜릿에서 구더기가 무더기로 나와 충격을 주기도 했다. 같은 업체에서만 2007년과 2015년 2차례 구더기가 발견됐지만 모두 ‘유통과정상 문제’로 일단락됐다.

화이트데이 때는 ‘곰팡이 사탕’이 문제가 되기도 했다. 일부 업체가 유통기한이 지난 원료로 사탕을 만들다가 식품의약품안전처에 적발됐고 일부 작업장에 거미줄이 끼거나 곰팡이가 발견된 일명 ‘세균공장’ 논란이 일기도 했다. 또 수입과자점이 유통기한이 지나거나 임박한 제품의 유통기한을 임의로 삭제한 후 유통기한이 지나지 않은 제품처럼 판매한 사실이 확인, 고발 조치된 경우도 있었다.

업계 관계자는 “데이 마케팅 등 큰 행사 때 재고 물량을 소진하기 위해 제품을 대량으로 밀어내기 하는 것은 공공연한 비밀”이라며 “제품 포장이나 재고 관리를 철저히 하고 유통기한을 넘기거나 임박한 제품은 양심적으로 팔지 않아야 한다”고 말했다.

한편 식약처는 이번 빼빼로 데이를 앞두고 선물용 과자와 사탕, 초콜릿 제품을 만드는 업체를 대상으로 지난달 24~26일 위생상태를 점검했고 현재 점검결과 발표를 앞두고 있다.

주요 점검 내용은 △무신고 영업 여부 △부패·변질 및 무표시 원료 사용 여부 △유통기한 경과 제품 사용 여부 △식품의 위생적 취급 여부 △종사자 건강진단 실시 여부 등이다.

식약처 관계자는 “매년 데이 마케팅 행사 전 업체를 대상으로 대대적인 점검과 단속을 하고 있지만 유통기한 경과 제품이 2, 3건씩 나오는 상황”이라며 “철저한 점검과 위생교육 등을 통해 식품안전에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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