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日국채 10년물 10년만에 최고…환율도 150엔대 진입 시도

방성훈 기자I 2023.10.23 15:10:37

美국채 10년물 5% 넘어서며 장기금리차 확대 우려↑
달러·엔 환율 150엔서 진입시도 vs 개입경계 공방
BOJ YCC 추가 수정 가능성 '솔솔'…현실화는 '글쎄'
"30~31일 회의까지 장기금리·환율 변동성 확대 전망"

[이데일리 방성훈 기자] 일본의 장기금리가 10년 만에 최고치를 기록했다(채권가격 하락). 미국 국채 10년물 금리가 5%를 넘어선 영향이다. 달러·엔 환율 역시 미일 장기금리 격차 호가대로 150엔대 진입을 계속 시도하고 있다.

우에다 가즈오 일본은행 총재. (사진=AFP)


23일 니혼게이자이(닛케이)신문에 따르면 이날 일본 국채 10년물 금리는 장중 0.855%까지 치솟았다. 2013년 7월 이후 10년 3개월 만의 최고치다. 이는 미국 국채 10년물 금리가 지난 21일 장중 5.001%까지 상승한 영향이다. 10년물 금리가 5%를 넘어선 건 2007년 7월 이후 16년 3개월 만에 처음이다. 미국과 일본의 장기금리 격차가 더 커질 것이란 전망에 일본 국채 10년물 금리가 상승 압박을 받고 있는 것이다.

양국 장기금리 격차는 확대하는 추세다. 지난해 10월 21일 달러·엔 환율이 32년 만에 최고치인 150.9엔을 기록했을 당시 미국 국채 10년물 금리는 4.2%, 미일 장기금리 격차는 4%포인트 미만이었다. 하지만 미 국채 10년물 금리가 5%를 넘어서며 현재는 4.1%까지 벌어졌다.

이는 달러·엔 환율에도 영향을 미치고 있다. 이날 달러·엔 환율은 149.78~149.95엔 사이에서 움직이며 심리적 저항선인 150엔선을 지속 넘보고 있다. 미국의 높은 금리 수준이 장기화할 것이란 전망에 달러매입·엔화매도 수요가 증가했다. 다만 일본 금융당국이 150엔선을 지키겠다는 의지가 강해 직접개입에 대한 경계감도 여전하다. 지난해 9~10월 달러·엔 환율이 150엔을 웃돌았을 때 일본 금융당국은 1998년 이후 처음으로 외환시장에 개입했다. 엔저 방어를 위해 세 차례에 걸쳐 약 9조 1000억엔(약 82조원)을 쏟아부었다.

오는 30~31일 일본은행(BOJ)의 통화정책회의를 앞두고 장기금리 상승 및 엔화 약세 압력은 더욱 가중될 것으로 보인다. BOJ는 지난 1년 동안 두 차례에 걸쳐 수익률곡선제어(YCC) 정책 수정 등 사실상 기준금리를 1%포인트 인상했지만, 정책 기조는 금융완화를 유지해 미 연방준비제도(Fed)의 기준금리 인상 속도를 따라잡지 못하고 있다.

이에 시장에선 YCC 정책을 다시 한 번 수정할 필요가 있다는 견해가 나오고 있다. BOJ는 무제한 국채 매입을 통해 장기금리를 0~0.5%로 유도하는 정책을 펼치고 있는데, 장기금리 변동폭 상한을 없애거나 무제한 국채 매입 기준을 더 높여야 한다는 것이다. 닛케이는 “BOJ 내부에서도 수정론과 신중론으로 나뉘고 있어 회의 당일까지 장기금리 변동성이 확대할 것”이라고 예측했다.

하지만 불과 3개월 전 정책에 변화를 줬던 만큼 실제 수정 가능성은 크지 않다는 관측이 우세하다. 앞서 BOJ는 지난 7월 10년물 금리가 0.5%를 초과해도 시장 상황에 따라 어느 정도 용인하기로 하고, 무제한 국채 매입 금리 기준을 기존 0.5%에서 1%로 올렸다. 사실상 장기금리 변동폭 상한을 1%로 높인 것으로 기준금리를 0.5%포인트 인상한 효과가 있다.

우에다 가즈오 BOJ 총재도 지난달 통화정책회의 이후 기자회견에서 “(정책 수정) 효과가 나타나는지, 나타나지 않았는지를 보려면 (지금은) 시기상조”라며 좀 더 지켜보겠다는 입장을 내비쳤다. 정치적으로도 정부가 경기부양을 위한 완화적 통화정책을 요구하고 있어 부담이 크다는 지적이다.

한편 BOJ는 이번 회의에서 ‘경제·물가 전망’ 보고서도 함께 발표하며, 2024년회계연도(2024년 4월~2025년 3월) 물가상승률 전망치를 상향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기존 1.9%에서 2% 이상으로 높아지면 3년 연속 BOJ 목표치인 2%를 웃돌게 된다. 이는 안정적·지속적인 물가상승이라는 BOJ의 목표에 부합하며, YCC 정책 수정에 대한 견해에 힘을 실어줄 수 있다고 닛케이는 평가했다. 올해 물가상승률 전망은 지난 7월 발표에서 2.5%로 직전 전망(4월 1.8%) 대비 0.7%포인트 상향조정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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