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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헝다 위기' 중국 주택판매 급감…부동산 호황기 저무나

신정은 기자I 2021.10.13 14:14:28

일부 부동산 개발업체 9월 판매 30% 하락
中부동산 경기 둔화 성장률 하락 우려

헝다그룹 로고(사진=AFP)
[베이징=이데일리 신정은 특파원] 중국 최대 민영 부동산개발업체 헝다(恒大·에버그란데) 그룹의 파산 위기로 인해 중국의 부동산 시장이 위축되면서 주택판매가 급감했다.

12일(현지시간) 미 월스트리트저널(WSJ)에 따르면 최근 중국 대형 부동산 개발업체들이 9월 주택판매가 전년보다 20~30% 하락했다고 밝혔다.

대표적으로 룽후(龍湖)그룹 홀딩스는 지난달 주택 계약 매출이 1년 전보다 33% 급감한 31억달러(약 3조7000억원)에 그쳤다고 밝혔다.

화룬(華潤·차이나 리소시스 랜드)부동산도 지난달 계약 매출이 24% 감소했다고 밝혔다.

신용 등급이 투자등급을 유지하고 있어 상대적으로 재무상태가 안정적인 대형 부동산 개발업체 완커(万科)마저 지난달 주택 계약 매출이 34%나 줄었다.

사실상 디폴트(채무불이행) 상태에 빠진 헝다그룹은 아직 지난달 실적을 발표하지 않았다. 헝다그룹은 지난달 14일 자사에 대한 부정적 언론 보도로 주택 계약 매출 급감을 우려하고 있다고 밝힌 바 있다.

중국에서는 부동산 개발업자들이 주택을 선분양하고 있어 주택 구매 희망자들이 이같은 시장 흐름에 민감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만약 부동산 업체의 파산 등으로 주택 건설이 완전히 중단되면 이미 투자금을 낸 분양자들이 집을 받지 못해 사회적 혼란을 초래할 수 있다.

이 매체는 업체들이 부동산 성수기인 국경절 연휴(1∼7일)를 앞두고 판촉 활동을 가장 활발하게 하는 9월에 주택 계약 매출이 급감했다는 점에 주목해야 한다면서 주택경기 부진이 중국 경제 전반에 심각한 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전망했다.

중국은 우리나라와 비슷하게 가계의 대부분 자산이 부동산에 몰려있다. 최근 수년간 경제성장을 이끌어온 부동산의 호황기가 저문다면 투자·건설 시장으로까지 그 영향이 이어지고 지방정부 재정 상태를 악화시킬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골드만삭스는 지난 2018년 기준 주거용 부동산 시장이 중국 국내총생산(GDP)의 23%를 차지했을 정도로 중국 경제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크다고 지적한 바 있다. 골드만삭스는 토지와 부동산 판매가 각각 30%와 10% 줄어드는 최악의 상황이 발생한다면 중국 GDP가 최대 4.1%포인트 영향 받을 수 있다고 추정했다.

무엇보다 헝다 사태는 중국의 경기 둔화 우려가 커진 가운데 불거져 더욱 충격이 클 것으로 보인다. 중국 경제는 코로나19 이후 급격하게 반등했지만 하반기 들어 다시 주춤하는 모습이다. 가뜩이나 대내외 환경이 좋지 않은 상황에서 최근엔 전력난까지 더해져 어려운 상황이다.

세계 주요 투자은행(IB)들은 최근 중국의 경제 성장률 전망치를 하향 조정하고 있다. .

국제 신용평가업체 피치는 지난달 중국 주택경기 둔화가 내수에 큰 타격이 될 것이라면서 올해와 내년 중국의 GDP 성장률 전망치를 각각 8.1%와 5.2%로 하향 조정했다.

중국 헝다그룹 파산 위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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