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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형마트 품목제한 서두르지 않겠다"

최선 기자I 2012.09.24 18:35:10

[인터뷰]권혁소 서울시 경제진흥실장

[이데일리 최선 기자]“대형마트를 배제하겠다는 게 아니에요. 하지만 기존의 시장, 골목상권도 보호해야 합니다. 상생하는 방안 중의 하나가 전통시장 상인들을 공공기관에서 보호하는 것입니다. 약자니까요. 서울시의 입장은 중소상인이 공정한 상태에서 경쟁을 할 수 있도록 도와주자는 겁니다.”

권혁소 서울시 경제진흥실장은 대형마트 규제는 중소상공인과 대기업 간의 상생을 위한 조치일 뿐이라고 강조했다.

서울시는 지난 4월말 25개 자치구와 함께 대형마트와 기업형 슈퍼마켓(SSM)이 월 2회씩 의무휴업하도록 하는 내용의 조례를 시행했다. 그러나 지난 6월, 행정법원이 절차상 문제를 들어 대형마트의 영업제한 처분을 취소해 현재는 대부분 대형마트가 정상영업중이다. 권 실장은 이르면 10월 중순 늦어도 10월말까지는 서울시내 대형마트와 SSM의 영업제한이 다시 시행될 것으로 내다봤다.

최근 논란이 됐던 대형마트 품목제한에 대해서는 서두르지 않겠다고 했다. 논리적 근거를 마련하고 업계에 미칠 파장과 규제의 실효성 여부를 꼼꼼히 따져보고 있다고 전했다.

서울시는 동네상권과 중소상공인 보호를 위해 담배 소주 막걸리 건전지 라면 등 유통매장별 가격편차가 크지 않고 고정적 수요가 있는 제품의 대형마트 판매를 제한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유통업계는 대형마트는 물론 소비자의 권리까지 침해는 무리한 규제라며 강력 반발하고 있다.

“구청을 통해 지역상인들의 의견을 모았어요. 그랬더니 공통된 의견으로 나온 것이 담배, 라면, 소주, 쓰레기종량제 봉투는 가격에 큰 차이가 없다는 겁니다. 특히 담배나 쓰레기봉투는 대형마트도 똑같은 가격에 팔고 있습니다. 그런 품목까지 대형마트에서 판매할 필요가 있냐는 겁니다.”

권 실장은 어려움을 겪는 상공인들을 관이 나서서 도와주면 의존도만 높아지는 문제가 있다는 것도 알고 있다고 했다. 하지만 중소상공인들은 조금만 도와주면 일어설 수 있는 사람이라고 강조했다. 이런 계층을 지원하는 게 정부의 역할이라고도 했다.

인터뷰가 끝날 즈음 권 실장은 경제진흥실의 술자리 구호를 넌즈시 알려줬다. 재치 넘치면서도 의미심장했다. “우리 경제진흥실은 회식자리 공식구호가 있어요. ‘내시경’이죠. ‘내수를 진작시키고 시장을 활성화해서 경제를 회복하자’는 말의 약자입니다. 내시경처럼 꼼꼼히 서울시를 살펴보겠다는 각오도 담겼죠.(웃음)”

(권욱 기자)
▲권혁소 경제진흥실장은 1958년 3월9일생이다. 경동고를 나와 서울대 사회교육학과를 졸업했으며 서울대 행정대학원과 위스콘신대 대학원에서 행정학 석사, 정책학 석사학위를 받았다. 1983년 행정고시 27회로 관가에 발을 디딘 후 서울시청에서 산업경제국, 교통운영과장, 맑은환경본부장 등 다양한 부서를 거쳤다. 현재는 서울시 산업경제정책을 총괄하는 경제진흥실장을 맡아 전통시장, 사회적 기업, 마을기업 등 중소상공인 육성과 일자리 창출에 주력하고 있다.

권혁소 서울시 경제진흥실 실장(권욱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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