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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남 데이트폭력 살인' 재발 막는다..警 112신고때부터 대응

이승현 기자I 2017.03.02 12:15:00

피해자에게 보호시설, 신변경호, 위치추적장치 제공
가해자에 서면경고장 발부 등 사고 발생 미연에 방지

[이데일리 이승현 기자] 경찰이 지난 1월 ‘남자친구의 주거침입’ 신고에 미흡하게 대응해 결국 30대 여성이 남자의 폭행으로 숨지는 ‘데이트 폭력’ 사건이 발생하자 개선책을 내놨다.

경찰청 형사과는 △112시스템 ‘데이트 폭력’ 코드 신설 △가해자 서면경고 △피해자 안내서 배부 △수사전담반 현장출동 등 데이트 폭력 피해자 보호 현장대응책 강화방안을 마련했다고 2일 밝혔다.

서울 강남경찰서에 따르면 지난 1월 9일 오후 5시쯤 이모(35)씨가 강남구 논현동의 빌라 주차장에서 남자친구 강모(33)씨로부터 무차별적으로 폭행을 당해 병원으로 옮겨졌지만 나흘 뒤 숨을 거뒀다. 사건발생 당일 이씨는 “강씨가 허락없이 집에 들어왔다”며 신고했으나 출동 경찰은 강씨를 파출소로 데려가고도 별다른 조치를 취하지 않고 풀어준 게 논란이 됐다. 강씨는 이후 이씨를 곧바로 찾아가 마구 때려 숨지게 했다.

경찰은 112시스템에 데이트 폭력 코드를 신설해 출동 경찰관이 해당 사건이 데이트 폭력 사건임을 미리 알도록 했다. 출동 경찰은 가해자에게 형사처분 여부와 상관없이 서면 경고장을 적극적으로 발부할 계획이다. 경찰이 본인을 예의주시하고 있다는 것을 인식시켜 향후 범죄행위를 자제하도록 유도하기 위해서다.

피해자에게는 보호시설 제공과 신변경호, 위치추적장치(스마트워치) 제공 등 각종 신변보호 제도와 지원기관 및 담당 경찰관 연락처를 기재한 안내서를 배부한다.

경찰은 흉기사용과 재발사건 등 긴급상황에 대해선 지역경찰과 형사팀·여청수사팀 등 수사전담반이 동시 출동해 현장 대응할 방침이다. ‘데이트폭력 근절 태스크포스’(TF)팀은 형사입건하지 않고 현장 종결된 사건에 대해서도 결과를 재검토해 가해자에게 재차 경고를 가하기로 했다.

원경환 경찰청 수사국장은 “데이트 폭력에 대해선 재발 방지와 피해자 보호에 중점을 두고 노력하겠다”며 “데이트 폭력은 강력범죄로 변할 가능성이 높은 만큼 발생 초기에 적극적으로 신고해 달라”고 당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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