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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켓인]대우조선해양 빅딜에 투자 유치까지…'한화의 뜨거운 9월'

김성훈 기자I 2022.09.26 15:29:17

2008년 이후 대우조선해양 인수 재타진
인수가격 6조→2조 줄며 '실리 챙겼다'
한화에너지 호주법인 1400억 투자유치
삼형제 지분 보유…기업가치 제고 효과
얼어붙은 시장 분위기 반등할까 '관심'

[이데일리 김성훈 기자] 국내 자본시장에서 한화(000880) 그룹의 광폭 행보가 눈길을 끌고 있다. 국내 조선 ‘빅3’ 가운데 하나인 대우조선해양(042660)(대조양) 유력 인수 후보로 급부상한 데 이어 한화에너지 호주법인의 1400억원 규모 투자 유치 등 뜨거운 9월을 보내고 있어서다.

금리·물가 인상 여파로 얼어붙은 시장 분위기를 역으로 이용하며 적극적인 퍼포먼스를 보여주고 있다는 평가다. 대조양 인수와 투자유치 모두 KDB산업은행과 연결고리가 형성된 점도 눈여겨볼 포인트다. 한화그룹이 하반기 자본시장에 일으킨 훈풍이 시장 전체로 퍼져 나갈지 관심을 끈다.

국내 조선 ‘빅3’ 중 하나인 대우조선해양이 20년 넘는 기나긴 매각 작업 끝에 새 주인을 맞을 것으로 보인다. 기획재정부와 금융위원회, 산업통상자원부는 26일 산업경쟁력강화 관계장관회의를 열어 대우조선을 한화그룹에 매각하는 방안을 논의했다. (사진=연합뉴스)
26일 자본시장과 재계, 정치권에 따르면 정부와 KDB산업은행은 긴급 관계장관회의를 열고 대우조선해양(대조양)을 한화그룹에 매각하는 방안을 논의했다. 한화는 대조양을 제 3자 유상증자 방식으로 인수하는 방안을 검토 중으로 알려졌다. 증자를 통해 확보한 자금은 대조양을 살리기 위한 자금으로 활용될 예정이다. 거래 규모는 약 2조원 안팎이라는 게 업계 관측이다.

이번 매각은 일부 사업부 매각이 아닌 통매각으로 진행될 것으로 전해진다. 당초 자본시장에서는 한화그룹이 대조양 특수선사업부만 인수할 것이란 전망도 제기됐지만, 대조양을 통매각하는 방향으로 협상이 무르익은 것으로 알려졌다.

매각 방식은 인수 예정자를 정해놓고 공개 입찰을 벌이는 ‘스토킹 호스’ 방식으로 진행될 전망이다. 주로 회생기업을 매각할 때 거래 안정성을 높이기 위해 사용하는 방법이다. 지난해 이스타항공과 올해 쌍용차(003620) 인수전에도 이 방식이 사용됐다. 인수예정자에 우선권을 부여하는 방식이다 보니 인수예정자 지위에 오른 원매자가 여러모로 유리한 구조다.

대조양 인수가 최종 결론이 나야 알겠지만, 업계에서는 한화의 대조양 인수 가능성이 유력한 것으로 보고 있다. 한화 그룹의 인수 의지도 적지 않다는 게 업계 관측이다. 한화는 대조양 인수로 방산 부문에서 시너지를 낼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방산 산업을 미래 산업으로 육성한다고 공표한 만큼 대조양의 잠수함 등 특수선 사업 등과 긴밀한 협업을 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눈길을 끄는 것은 가격적 측면에서도 실리적 명분을 챙겼다는 점이다. 한화는 지난 2008년에도 대조양 인수를 시도한 바 있다. 당시 매각입찰에 참여해 우선협상자로 선정되며 인수보증금 3150억원을 내고 양해각서까지 체결했다가 글로벌 금융위기 여파로 계약이 무산된 바 있다.

14년 만에 대조양 인수를 재타진하는 한화그룹으로서는 과거 6조원대의 인수대금의 3분의 1 가격에 대조양을 인수할 수 있게 됐다는 점이 상당한 메리트로 작용했다는 분석이다. 글로벌 금융위기 여파로 아쉽게 내려놨던 대조양을 인플레이션 위기 국면을 기회 삼아 재인수할 수 있게 됐다는 점도 인상적인 대목이다.

경남 거제시 아주동 대우조선해양 옥포조선소 (사진=연합뉴스)
한화그룹은 이 밖에도 한화에너지 호주법인이 국내 주요 금융사 등 기관투자자들로부터 1400억원 규모 투자를 유치하는 데도 성공했다.

한화에너지 호주법인은 최근 우리프라이빗에퀴티(우리PE) 컨소시엄으로부터 1억5000만호주달러(약 1400억원) 규모의 자금 조달을 마쳤다. 우리PE는 KDB산업은행, KDB캐피탈과 컨소시엄을 꾸려 한화에너지 지분 20%를 취득했다. 양측은 거래 과정에서 호주법인의 기업가치를 약 7000억원으로 추산했다.

한화에너지는 2018년 호주법인을 설립하며 현지 시장에 진출했다. 지붕형 태양광발전과 배터리 시스템 중심의 미래형 전력 리테일 사업을 펼치고 있다. 한화에너지는 호주법인 투자 유치를 계기로 현지 신재생에너지 사업의 경쟁력을 강화할 방침이다.

한화에너지는 김승연 한화그룹 회장의 아들 삼 형제가 지분을 직접 보유한 유일한 계열사로 관심을 모은다. 반기보고서 기준 한화에너지의 최대 주주는 지분을 50% 보유한 김동관 한화솔루션 부회장이다.

이밖에 김동원 한화생명 부사장과 김동선 한화호텔앤드리조트 상무도 각각 25%의 지분을 보유하고 있다. 삼 형제 모두 지분을 가진 계열사인 만큼 한화에너지의 기업가치 제고에 의미를 부여하는 목소리도 나온다.

한화그룹과 KDB산업은행간 공조도 눈길을 끈다. 한화에너지 호주법인 투자에 KDB산업은행이 참여하고, KDB산업은행이 주관하는 대조양 매각에 한화그룹이 참여하면서 서로에게 힘을 실어주는 모습이다.

한화그룹이 뜨거운 9월을 보낼 조짐을 보이면서 자본시장에서도 관심사로 떠올랐다. 업계에서는 위기로 판단한 현 시점에 공격적이 행보를 보이고 있다는 점에 주목하고 있다. 한 업계 관계자는 “한화의 최근 행보를 보면 지금이 투자 적기라고 판단한 것 같다”며 “이번 이벤트를 트리거(방아쇠)로 다른 곳에서도 활기를 불어넣을 가능성이 있다”고 평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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