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中 기타리스트 슈페이 양 "기타는 내 몸의 일부죠"

김미경 기자I 2016.11.11 14:45:45

클래식 기타 역사 다시 쓴 女 기타 연주자
11~12일 서울시향과 9년 만에 연주
로드리고 걸작 '아란후에스 협주곡' 협연
직접 편곡 '바흐 바이올린 협주곡 A단조'도 들려줘
"편곡시 작곡가 정신 유지하려 노력하죠"

클래식 기타의 역사를 다시 쓴 중국 베이징 출신의 기타리스트 슈페이 양이 11일 서울시향과 협연 연주회를 갖는다. 12일에는 수석 단원들과 실내악을 연주한다(사진=서울시향).


[이데일리 김미경 기자] 7살에 기타를 시작해 11살의 어린 나이로 베이징기타콩쿠르서 2위를 차지했다. 14살엔 스페인 마드리드에서 첫 데뷔 콘서트를 치렀다. 당시 연주를 본 90세 노작곡가 로드리고가 “열네 살 소녀의 연주라니 도저히 믿을 수 없다”며 감탄한 일화는 클래식계 두고두고 회자된다.

어린 나이부터 숱한 화제를 몰고 다녔던 클래식 기타리스트 슈페이 양(39)이 서울시립교향악단(이하 서울시향)과 협연 무대를 갖는다. 2014년 ‘대관령국제음악제’ 이후 2년 만의 내한이자 서울시향과는 9년만에 협연이다. 먼저 11일에는 스페인 작곡가 호아킨 로드리고가 남긴 걸작 ‘아란후에스 협주곡’을 들려준 뒤 12일 서울시향 수석 단원들과 바흐와 하이든, 카스텔누오보-테데스코의 실내악 작품을 선보인다.

공연에 앞서 이메일로 먼저 만난 슈페이 양은 “콘서트 첫 데뷔 당시 로드리고의 ‘기도의 춤’을 연주했는데 공연 직전 로드리고가 온 것을 알고 무척 긴장했었다”고 회상하면서 “내 인생의 상징적인 음악가를 만난 것은 무척 특별한 순간으로 남아 있다. 로드리고의 음악을 연주할 때 더욱 친밀한 감정을 느낀다”고 귀띔했다.

이번에 들려줄 ‘아란후에스 협주곡’은 클래식 기타의 영원한 고전. 애수와 비장함이 어린 2악장이 특히 유명하다. 국내에서는 공중파 방송 주말영화 프로그램 시그널 음악으로도 잘 알려졌다.

그는 이 곡에 대해 “알려진 바로는 로드리고가 2악장을 쓸 당시 아내가 임신 8개월째에 유산을 했다더라. 아마 그래서 그토록 감성적이면서도 감동적이지 않나 싶다”며 “음반을 녹음하고 다년간 연주하면서 이 작품을 뼛속까지 이해하게 됐다”고 설명했다. 이어 “기타의 특징을 아주 잘 살려냈으며 기타와 관현악 소리가 균형 있게 편성돼 있다”고 평했다.

기타에 입문한 계기에 대해서는 순수한 인연이었다고 했다. “교사였던 부모님이 내게 차분함을 길러주기 위해 악기를 배우게 했고, 음악선생님의 제안으로 기타 교실에 등록한 것이 시작이었다. 기타를 빠르게 배워나갔고, 다른 학생들보다 발전이 앞섰다. 내가 기타를 선택했다기보다 기타가 날 선택했다는 생각이 들었다.”

기타의 매력으로는 심장 가까이서 연주할 수 있다는 점을 꼽았다. 그는 “연주할 때 기타가 내 몸의 일부라고 느낀다”며 “팔레트처럼 다양한 색을 담을 수 있고, 멜로디·하모니·리듬을 표현할 수 있는 완벽함, 해변에도 쉽게 가져갈 수 있어 좋다”고 웃었다.

12일 연주회에서는 슈페이 양이 직접 편곡한 바흐의 ‘바이올린 협주곡 A단조’를 들려줄 예정. 그는 “편곡을 할 때 최대한 원곡에 담긴 작곡가의 정신을 유지하려고 노력한다”면서도 “내 악기의 특성을 살려 감상하는 이들이 친숙한 작품을 또 다른 눈으로 바라볼 수 있도록 편곡하는 편이다. 청중의 영혼과 소통할 수 있는 것을 무엇보다 우선순위에 둔다”고 했다.

“9년 전 한국관객들의 열정적 반응에 감동받았다. 한국에서의 연주는 늘 큰 기쁨이다. 서울시향과의 협연도 훌륭했다. 다시 함께할 수 있어 기대가 무척 크다. 하하.”

클래식 기타리스트 슈페이 양(사진=서울시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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