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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데일리 박수익 기자] 두산(000150)그룹이 6년 전 구조조정을 위해 분류한 비핵심자산 중 마지막 매물 처분을 앞두고 있다. 매각에 성공하면 3000억원 안팎의 유동성을 추가로 확보할 것으로 예상된다.
21일 투자은행(IB)업계에 따르면 두산그룹의 구조조정 전담법인 디아이피(DIP)홀딩스가 지분 51%를 보유한 두산DST 매각 예비입찰 결과, (주)LIG와 한화테크윈 등 전략적투자자(SI) 두 곳과 국내 사모펀드(PEF) 4곳이 인수 의사를 밝혔다. 매각측은 이달 안으로 숏리스트(입찰적격자)를 선정한 후 예비실사와 본입찰 등 후속 절차를 진행할 예정이다.
DIP홀딩스는 두산이 지난 2009년 그룹 사업구조조정과 두산인프라코어 유동성 확보를 위해 만든 특수목적법인(SPC)이다. 두산은 당시 방산업체 두산DST와 병뚜껑업체 삼화왕관, 버거킹·KTC 운영업체 SRS코리아를 비핵심자산으로 분류한 후 한국항공우주산업(KAI) 지분과 묶어 관리할 페이퍼컴퍼니 DIP홀딩스를 만들었다. 또 재무적투자자(FI) 미래에셋PEF와 IMM PE가 별도의 SPC 오딘홀딩스를 설립, 해당 지분을 각각 51대49의 비율로 나눠 가진 후 지분 매각과 배당으로 투자금을 회수해왔다.
두산그룹은 DIP홀딩스를 내세워 △2010년 삼화왕관(이하 두산 몫 308억원) △2011년 한국항공우주 상장 구주매출(660억원) △2014년 KFC 매각(1000억원) △올해 초 한국항공우주 잔여지분 매각(3046억원) 등 순차적으로 지분을 정리하며 유동성을 확보했다. 최근 유동성 경보음을 줄이기 위해 매물로 내놓은 두산인프라코어(042670) 공작기계사업부와 달리 해당 지분은 애초부터 시간의 문제였을 뿐 매각 대상이었다.
두산DST는 DIP홀딩스가 51%, IMM PE 등 재무적투자자가 49%를 보유하고 있으며 동반매도권(드래그얼롱)에 따라 지분 100% 전체가 매각 대상이다. 두산DST 매각작업이 계획대로 완료되면 DIP홀딩스가 배당형태로 지주회사 두산에 추가 유동성을 공급할 예정이다. 앞서 한국항공우주 매각으로 약 1700억원(차입금 및 세금제외)이 두산에 유입될 예정인 가운데 두산DST를 6000억~8000억원대에 매각할 경우 추가로 2000억~3000억원(세금 제외)의 유동성을 더 확보할 것으로 보인다.
두산DST 인수후보군 중 전략적투자자로 분류되는 LIG와 한화테크윈은 최근 보유주식 처분을 통해 선제적으로 인수자금 일부를 확보해 놓았다. LIG는 지난해 자회사 LIG넥스원 상장때 구주매출로 3700억원, 한화테크윈은 작년말과 올해초 한화종합화학과 한국항공우주 지분 매각으로 약 7000억원의 현금을 확보했다. 다만 한화테크윈은 올 6월께 프랑스 탈레스사가 보유한 한화탈레스 지분 50%(장부가 2080억원)를 매입할 가능성이 있어 해당 유보자금을 제외하면 SI의 자체 유동성은 큰 차이가 없는 것으로 파악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