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공장 증설·시스템반도체 투자↑…삼성, '의미 있는' M&A 언제쯤?

신중섭 기자I 2021.05.31 16:24:07

삼성 美증설·시스템반도체 추가투자 등 발표
車반도체 업체 등 대규모 M&A 여부 주목
올 초 실적발표서 "3년 내 의미있는 M&A"
"시스템반도체 1위위해 M&A 등 선제적 투자 필요"
"이재용 부회장 부재로 빠른 결정 힘들 듯"

[이데일리 신중섭 기자] 삼성전자(005930)가 미국 내 반도체 파운드리(위탁생산) 공장 증설과 시스템반도체 추가 투자 등의 계획을 발표한 가운데 올해 초부터 여러 차례 밝혀 온 대규모 인수합병(M&A) 여부에도 관심이 쏠린다. 반도체업계에선 삼성전자의 목표인 ‘2030년 시스템 반도체 1위’를 달성하기 위해 대규모 M&A를 통한 퀀텀 점프가 필수적이라고 보고 있다. 하지만 총수 부재로 의사 결정에 속도를 내기는 어려운 상황이다.

삼성전자 미국 텍사스 오스틴 공장 (사진=삼성전자)
하만 인수 후 대형 M&A잠잠…올 초부터 M&A 의지 거듭 밝혀

31일 업계에 따르면 삼성전자는 최근 한·미 정상회담에서 170억달러(약 19조원) 규모의 파운드리 공장 증설을, 정부의 K-반도체 전략 발표에 맞춰서는 시스템 반도체 추가 투자 등의 계획을 잇따라 발표했다. 하지만 미국 파운드리 공장 증설은 이미 작년부터 검토된 계획이었다는 점과 시스템 반도체 추가투자는 2019년 삼성이 발표한 ‘반도체 비전 2030’의 연장선이라는 점에서 미래 먹거리를 위한 대규모 M&A 등 더 선제적인 투자가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삼성전자도 올해 초부터 M&A 의지를 거듭 밝히고 있다. 최윤호 삼성전자 경영지원실장은 올해 1월 진행한 작년 4분기 실적발표 컨퍼런스콜에서 “이번 주주환원 정책 기간(2021~2023년) 내 의미 있는 M&A를 실현할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김기남 부회장도 3월 주주총회에서 “분야를 가리지 않고 M&A 대상을 신중히 탐색하고 있다”라며 전략적 M&A에 대한 의지를 드러냈다.

삼성전자가 공식적으로 M&A 계획을 밝힌 건 2016년 자동차 전장 업체인 하만 인수 이후 처음이다. 삼성은 당시 80억달러(9조원)을 들여 하만을 인수했다. 하지만 이후 이재용 부회장이 사법 리스크에 휘말리면서 조(兆)단위 대규모 M&A 소식은 전무한 상황이다.


삼성전자의 M&A 대상으로 거론되는 기업들도 나오고 있다. 주로 차랑용 반도체가 거론된다. 미국 투자 전문지 배런스는 지난 4월 JP모건이 최근 발간한 보고서를 인용해 삼성전자가 NXP를 비롯해 △텍사스 인스트루먼트(TI) △마이크로칩 테크놀러지스 △아날로그 디바이시즈 등의 M&A를 검토하고 있다고 밝혔다.

특히 NXP는 이미 수년 동안 여러 차례 삼성전자의 M&A 후보로 거론돼 온 곳이다. 글로벌 차량용 반도체 업계에서 독일의 인피니온에 이어 2위를 달리고 있으며 애플리케이션 프로세서(AP)와 인포테인먼트, 마이크로컨트롤러유닛(MCU)에 주력하고 있다.

“시스템 반도체 1위 위해선 대규모 M&A 필요”

경쟁 업체들의 합종연횡은 이미 활발하게 이뤄지고 있다. 미국의 그래픽처리장치(GPU) 업체인 엔비디아는 지난해 10월 400억달러(약 44조6000억원)를 투입해 영국 반도체 설계기업 ARM을 인수했다. 중앙처리장치(CPU) 업체인 AMD도 경쟁업체인 자일링스를 350억 달러(약 40조원)에 인수하기로 했다. SK하이닉스(000660)도 작년 10월 인텔의 낸드플래시 사업부를 90억 달러(약 10조원)에 인수했다. 최근에는 글로벌 메모리 반도체 3위 기업인 미국의 마이크론과 함께 웨스턴디지털이 일본 반도체 기업 키오시아(옛 도시바 메모리)의 인수를 추진한다는 소식이 흘러 나오기도 했다.

업계에선 삼성전자가 목표인 2030년 시스템 반도체 1위를 달성하기 위해선 의미 있는 M&A가 필수적이라고 보고 있다. 삼성전자는 D램·낸드플래시 등 메모리 반도체 분야에서는 글로벌 1위에 올라있지만 비메모리인 시스템 반도체 시장에서의 존재감은 미미하다. 문제는 전체 반도체 시장에서 메모리 비중은 35%에 불과하며 65%는 시스템 반도체가 차지하고 있다는 점이다. 시장 성장세도 시스템 반도체가 더 가파르다.

삼성전자는 2019년 4월 반도체 비전 2030을 통해 2030년까지 파운드리 등 시스템 반도체에 133조원을 투자한다고 밝혔다. 이후 지난 13일 정부의 K-반도체 전략 기조에 맞춰 38조원을 증액해 총 171조원을 투자한다고 발표했다. 삼성은 시스템반도체 분야에서 모바일용 AP와 이미지센서(CMOS),디스플레이구동칩(DDI), 전력관리반도체(PMIC) 등 사업을 하고 있다.

한 업계 전문가는 “현재 삼성의 시스템 반도체 점유율은 메모리 반도체에 비해 상당히 낮은 만큼 1위 목표를 이루기 위해선 대규모 M&A를 위한 퀀텀 점프가 필요해 보인다”며 “시스템 반도체 시장의 성장세도 더 가팔라질 것으로 예상되는 만큼 선제적 투자가 필요할 것”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일각에선 이재용 부회장의 부재로 이른 시일 내 M&A를 결정하긴 어려울 것이라는 관측도 있다. 국정농단 재판서 실형이 확정돼 수감 중인 이 부회장은 삼성물산 합병 관련 재판으로 6~7월 두 달간 8차례나 재판을 받는다.

업계 관계자는 “파운드리 증설을 포함해 현재 예정된 투자 규모도 적지 않는데다 총수 부재로 단기간 내 대규모 M&A 결정을 내리긴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며 “각계각층에서 이 부회장 사면 요구가 나오는 것도 이러한 이유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주요 뉴스

ⓒ종합 경제정보 미디어 이데일리 - 상업적 무단전재 & 재배포 금지

영상 뉴스

더보기

오늘의 포토

더보기

오늘의 운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