檢, '옵티머스 로비' 전방위 압수수색…자금 추적 '속도'

최영지 기자I 2020.10.28 12:04:41

서울중앙지검, 27일 전직 금감원 직원 소환…로비 자금 2000만 원 수수 의심
브로커 김모 씨도 소환조사…사무실 등 압수수색
22일 해덕파워웨이 최대주주 화성산업·거래업체 압수수색

[이데일리 최영지 기자] ‘옵티머스 로비’ 의혹을 수사 중인 검찰이 로비 거점으로 의심되는 선박부품 제조업체 등에 대한 전방위 압수수색에 나서며 자금 흐름 추적에 속도를 내고 있다.

지난 6월 서울 강남구 옵티머스자산운용 본사의 모습. (사진=뉴스1)


28일 서울중앙지검 경제범죄형사부(부장 주민철)는 전날 김재현 옵티머스 대표 측으로부터 뒷돈을 받은 혐의를 받는 전직 금융감독원 직원 A씨를 소환 조사했다고 밝혔다.

검찰은 금감원 전 직원 A씨가 김 대표 측으로부터 2000만 원 상당의 로비 자금을 받은 것으로 의심하고 있다. 또 검찰은 이날 A씨에게 돈을 전달하는 과정에 연루된 브로커 김모 씨의 경기 시흥시 소재 사무실과 주거지에 대한 압수수색영장도 집행했다. 김 씨도 A씨와 같은 날 피의자 신분으로 소환조사했다.

지난 22일엔 선박용품 제조업체인 해덕파워웨이의 최대주주 업체 화성산업의 경기도 화성시 소재 사무실과 이 업체 박모 대표의 주거지를 압수수색했다. 해덕파워웨이 자회사 세보테크의 거래업체인 명성티엔에스의 서울 강남구 사무실 및 관계자 오모 씨의 주거지도 압수수색했다.

해덕파워웨이는 옵티머스의 무자본 인수합병(M&A) 의혹이 제기된 곳으로 불법 거래와 로비 거점으로 의심 받고 있다. 검찰은 앞서 해덕파워웨이의 이모 전 대표를 참고인으로 소환해 옵티머스에 투자한 경위 등을 추궁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 전 대표는 2018년 4월 실적 악화에 처한 해덕파워웨이의 지분을 매입해 최대주주로 이름을 올렸고, 이어 회사 대표로 선임됐다. 이후 이 전 대표는 자기 소유 지분 전체를 담보로 옵티머스 관계사이자 김재현 옵티머스 대표의 ‘비자금 저수지’로 알려진 트러스트올에서 130억 원을 빌렸다.

트러스트올에서 130억 원을 차입한 해덕파워웨이는 같은 해 옵티머스에 총 370억9000만 원을 투자했다. 옵티머스 펀드 투자자 명단에는 지난 2018년 9월과 11월에 해덕파워웨이가 각각 20억 원과 130억 원을 펀드에 투자했다고 기록돼 있다. 이후 지난해 2월 화성산업은 해덕파워웨이 지분 15.89%를 매수해 이 회사 최대주주로 등극했다. 화성산업은 김재현 대표 부인과 이진아 전 청와대 행정관이 각각 지분 50%씩을 보유한 셉틸리언의 자회사다. 셉틸리언은 옵티머스의 ‘돈 세탁 창구’로 의심되는 곳이다.

결과적으로 트러스트올의 자금이 해덕파워웨이를 거쳐 다시 옵티머스로 유입됐고, 이후 옵티머스와 밀접한 회사인 셉틸리언과 그 자회사 화성산업이 자금을 투입해 해덕파워웨이를 인수한 셈이다.

옵티머스가 페이퍼컴퍼니인 셉틸리언을 이용해 무자본 M&A 방식으로 해덕파워웨이의 경영권을 장악했다는 의혹이 제기되는 이유다.

앞서 검찰은 지난 16일 한국방송통신전파진흥원(전파진흥원) 경인본부와 대신증권 등을 압수수색했고, 전파진흥원 본사에서 전산 기록을 제출받았다. 이 밖에도 핵심 로비스트로 알려진 신모 전 연예기획사 대표와 함께 로비를 벌인 것으로 의심되는 동업자 2명을 소환해 정관계 로비 의혹 관련 조사를 벌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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