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롯데온은 이베이 출신의 나영호 대표가 4월 부임한 이후 내·외부적으로 빠르게 변하고 있다. 나 대표는 롯데온을 스타트업과 같은 신속한 의사결정을 하는 기업문화로 바꾸기 위해 보고 체계를 간편화하는 등 조직 개편에 나서고 있다.
지난 8월에는 백화점·마트 등 쇼핑 부문에 흩어져 있던 디지털 인력을 이커머스 사업부로 모두 합쳤다. 이를 통해 롯데쇼핑의 온라인 본부로 구색을 갖춘 롯데온은 통합 이커머스 전략을 수립해 ‘롯데온세상’과 같은 대규모 마케팅을 벌이고 있다.
개발자 중심으로 조직 개편도 단행했다. 지난 9월 검색·추천 부문을 파인딩·데이터 부문으로 명칭을 교체했다. 개발자가 친근한 용어로 바꾼 것이다. 또 PD 1·2실과 데이터인텔리전스(정보분석)실, 테크실 등을 신설했다. 또 사내메신저 대신 스타트업이 주로 쓰는 슬랙으로 의사소통을 시작했다.
해외직구, 패션·뷰티 등 카테고리도 강화했다. 그 결과 롯데온의 올해 11월까지 누적 매출액은 41% 늘었다. 특히 명품을 해외직구하는 소비자를 겨냥해 다양한 명품 병행수입 판매자를 입점시켰다. 지난 9월에는 트러스트온 프로그램을 통해 위증 상품 피해가 확인되면 구매 금액의 2배를 보상해주는 제도를 시작했다. 이 덕분에 올해 ‘더 블랙 위크’에서 해외직구 상품 매출은 전년 대비 11배 증가했고 명품 매출은 20배가량 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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롯데쇼핑은 자체 경쟁력을 키우는 한편 인수합병(M&A)을 통해서도 몸집을 키울 계획이다. M&A 등을 통한 유통부문의 미래성장 동력 확보 임무는 새로운 유통총괄 수장인 P&G 출신의 김상현 대표가 주도할 것으로 보인다. 올해 W컨셉, 이베이코리아, 29CM, 스타일쉐어 등 이커머스 기업 매물을 놓친 롯데는 절치부심하며 M&A 시장을 주시하고 있다.
롯데온의 작년 거래액(GMV)은 7조 6000억원으로 네이버(27조원), 쿠팡(22조원), 이베이코리아(17조원), 11번가(10조원)에 이은 5위권이다. 시장 점유율도 5%에 불과하다. 오프라인 경쟁업체인 신세계(쓱닷컴)가 이베이코리아를 인수해 점유율을 작년 기준 15%까지 끌어올린 것과 대비된다.
롯데온은 안정적인 시스템을 기반으로 구색을 강화하고 오프라인 유통과 시너지를 통해 차별화된 플랫폼 경쟁력을 낸다는 방침이다. 특히 마트와 슈퍼 등 계열사와 협업해 신선식품 바로 배송 서비스 등을 강화할 예정이다.
업계 관계자는 “롯데가 상품MD와 가격, 배송 등 부문에서 쿠팡, 쓱닷컴과 차별화된 역량을 발휘할 수 있을지가 미지수”라며 “각 계열사의 온라인 사업 인원이 한군데로 모인 만큼 시너지를 얼마나 낼 수 있을지가 관건”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