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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전 중구 '깜깜이 공천'에 후보·유권자들 불만 폭주

박진환 기자I 2024.02.27 16:23:41

국민의힘, 공천보류에 후보자 추가 공모…영입인재 등 거론
이은권·강영환 등 기존 후보들 “아직도 정치는 후진국” 반발
민주당도 황운하 불출마선언에 전략공천설 확산등 파열음↑
재선거 예정 중구청장 공천도 늦어지면서 혼란만 가중 지적

[대전=이데일리 박진환 기자] 4·10 총선이 40여일 앞으로 다가온 가운데 대전 중구에서 국회의원과 중구청장 공천이 늦어지면서 파열음이 커지고 있다. 특히 이 지역구에서 중앙당 차원의 전략공천과 특정후보 배제설이 확산, 오랫동안 텃밭을 갈궜던 예비후보들을 중심으로 집단 반발 움직임도 일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국민의힘 대전 중구 당원들이 23일 국민의힘 중앙당사 앞에서 공관위에 공정한 공천을 촉구하는 집회를 열고 있다. (사진=국민의힘 이은권 총선 예비후보 사무실 제공)
27일 국민의힘과 더불어민주당에 따르면 양당은 대전 중구 지역구 공천 심사를 마치지 못했다. 국민의힘 공천관리위원회는 대전 중구를 공천 보류지역으로 분류한 데 이어 지난 22일 중구에 출마할 후보를 추가 공모했다. 중앙당 발표 다음날 바로 영입 인재인 정치 신인이 해당 지역 출마를 전격 선언하면서 긴장이 고조되는 모습이다.

국민의힘 인재로 영입된 채원기 변호사는 “중구에 새로운 바람을 일으켜 달라는 시대적 요청 때문에 뒤늦게 중구에 투입됐다”며 뒤늦은 출마 선언 배경을 설명했다. 또 최명길 전 민주당 의원의 대전 중구 출마 가능성도 거론되고 있다. 최 전 의원은 대전 출신으로 한밭중, 대전고, 서울대 외교학과를 졸업한 뒤 MBC 기자를 거쳐 2014년 정계에 입문했다. 2016년 20대 총선 당시 서울 송파을에서 민주당 후보로 당선됐지만 이번엔 국민의힘 후보로 나섰다.

외부 인사에 의한 전략공천 가능성이 높아지자 기존 예비후보들은 거세게 반발하고 있다. 이은권 국민의힘 예비후보는 중앙당의 후보 추가공고와 관련 입장문을 통해 “최 전 의원은 20대 총선에서 민주당 소속으로 서울 송파구을에 당선됐다가 의원직을 상실한 선거사범”이라고 비난했고, 채 변호사에 대해선 “정영환 공관위원장의 제자이며, 공관위원장이 1999년 설립한 법무법인 TLBS에 2014년 입사해 현재 대표 변호사로 있다”며 밀실공천 의혹을 제기했다. 강영환 예비후보도 자신의 페이스북에 “누가 중구의 정치판을 흐리고 있는지는 공천 결과를 확인하고 대응하겠다”며 “아직도 정치는 후진국”이라며 불편한 심기를 숨기지 못했다.

황운하 의원이 현역으로 있는 민주당도 원점에서 맴돌고 있다. 황운하 의원은 26일 “당의 단합과 더 큰 승리를 위해 민주당 대전 중구 국회의원 재선 도전을 여기서 멈추기로 했다”며 불출마를 공식화했다.

현재 대전 중구에서는 민주당 후보로 박용갑 전 중구청장과 정현태 충남대병원 상임감사 등이 도전하고 있다. 또 국가안보 전문가로 영입한 대전 출신의 김준환 전 국가정보원 차장의 출마설도 꾸준히 거론되고 있다.

이번 총선과 함께 같이 치러지는 중구청장 재선거도 공천이 늦어지고 있다. 민주당 중앙당은 중구청장 후보로 영입 인재를 전략 공천하려는 움직임이지만 기존 6명의 예비후보들이 강하게 반대하고 있다. 이들은 중앙당이 인재로 영입한 김제선 전 희망제작소 이사를 놓고 “민주당 당 대표에게 지역민심을 제대로 전달하지 못하고 해결책을 제시하지 못하며 어떤 입장 표명도 하지 않은 박정현 최고위원은 모든 책임을 지고 최고위원직을 사퇴하고 총선에 불출마해야 한다”고 촉구하며, 총선 보이콧까지 시사했다.

국민의힘의 경우 ‘귀책 사유 지역구 무공천’ 원칙에 따라 후보를 내지 않는 상황에서 무소속 이동한 후보가 당선 후 국민의힘 입당 계획을 밝히면서 사실상 국힘 후보로 활동 중이다.

이에 대해 지역 정치권 인사들은 “국민의힘과 더불어민주당 모두 당원과 여론의 향배에 크게 신경을 쓸 수밖에 없는 상황으로 후보결정이 늦어질 수 밖에 없다”며 “문제는 공천이 늦어질수록 유권자들의 판단 시간이 짧아지는 등 유권자의 권리를 침해할 소지가 있어 각 정당들은 공당이라는 책임감을 갖고, 공천을 빨리 진행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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