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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스 총리 우크라 방문 도중…300m 옆에서 러 미사일 '쾅'

방성훈 기자I 2024.03.07 15:41:43

그리스 총리 오데사 방문 도중 러시아 미사일 공습
두 지도자 차량 행렬서 불과 300m 인근에 떨어져
우크라 드론 격납고 겨냥…5명 사망·다수 부상
"직접 겪으니 언론으로 보던 것과 달라…강렬한 경험"

[이데일리 방성훈 기자] 러시아가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과 키리아코스 미초타키스 그리스 총리가 방문한 지역에 미사일 공습을 가했다. 러시아의 미사일은 두 지도자와 매우 가까운 지역에 떨어졌다.

볼로디미르 젤렌스키(왼쪽) 우크라이나 대통령과 키리아코스 미초타키스 그리스 총리가 6일(현지시간) 우크라이나 남부 항구도시 오데사에서 러시아의 공격으로 희생당한 피해자들을 애도하고 있다. (사진=AFP)


6일(현지시간) 파이낸셜타임스(FT), 로이터통신 등에 따르면 젤렌스키 대통령과 미초타키스 총리가 이날 우크라이나 남부 항구 도시인 오데사를 방문하는 도중 러시아의 미사일 공습이 이뤄졌다. 러시아 선박을 공격하는 데 쓰이는 무인기(드론) 격납고를 겨냥한 공격이었지만, 젤렌스키 대통령과 미초타키스 총리를 태운 차량 행렬에서 불과 300m 떨어진 곳에 미사일이 떨어졌다고 FT는 전했다. 이날 러시아의 공격으로 5명이 목숨을 잃고 부상자도 다수 발생했다.

미초타키스 총리는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우리가 차에 타려고 할 때 (근처에서) 큰 폭발음이 들렸다. 방공호로 대피할 시간조차 없었다. 실제 전쟁이 벌어지고 있다는 사실을 생생하게 상기시켜 주는 사건이었다”고 말했다. 이어 “언론을 통해 전쟁 소식을 보거나 듣는 것과 (직접) 눈으로 보는 것은 완전히 다르다. 매우 강렬한 경험이었다”며 “이것이 모든 유럽 지도자들이 우크라이나를 방문해야 하는 또 다른 이유”라고 덧붙였다. 미초타키스 총리가 우크라이나를 방문한 것은 전쟁 발발 이후 처음이어서 더욱 긴장감을 높였다.

소식이 전해진 뒤 샤를 미셸 유럽연합(EU) 정상회의 상임의장은 엑스(X·옛 트위터)를 통해 “우크라이나에 대한 침략 전쟁에서 러시아의 또다른 비겁한 전술”이라며 “이는 비난받아 마땅한 일이며, 우크라이나와 우크라이나의 용감한 국민에 대한 EU의 전폭적인 지지는 흔들리지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미셸 상임의장도 2022년 5월 오데사항을 방문했다가 러시아의 공격을 받아 대피한 적이 있다. 우르줄라 폰 데어 라이엔 EU 집행위원장도 이날 “러시아의 새로운 테러 시도”라고 규탄한 뒤 “EU는 우크라이나 편에 서 있다”고 말했다.

한편 젤렌스키 대통령과 미초타키스 총리는 이날 오데사에서 정상회담을 갖고 지원 방안 등을 논의했다. 미초타키스 총리는 우크라이나에 대한 지속적인 지원을 약속했다. 그는 회담 후 개최한 공동 기자회견에서 “내가 여기에 온 것은 자유 세계가 우크라이나 국민을 존중한다는 것을 보여준다”며 “그리스는 여러분(우크라이나 국민들)의 편에 머물 것”이라고 말했다. 젤렌스키 대통령은 “우리는 흑해에서 안보 공간을 확장하기 위해 사용할 수 있는 다른 수단이 무엇이 있는지 논의했다. 우리는 더 많은 대공 방어망이 필요하다”며 거듭 추가적인 군사 지원을 촉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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