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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갭투자, 현금부자는 해요”…규제 당일 전국서 '신고가' 터졌다

강신우 기자I 2020.06.22 14:06:49

‘6·17규제’ 당일 전국서 ‘신고가’ 나와
매수 문의 했다하면 호가 올리고…
‘현금부자’들 위주로 갭투자는 여전
재건축 ‘직격탄’…은마 호가 5천 ‘뚝’

[이데일리 강신우 기자] “실거래가 보면 안돼요. 5000만원은 더 줘야 해요.”(김포 걸포동 P공인)

“새 주택 공급이 없는 곳이라…. 규제해도 호가는 더 올랐어요.”(대전 지족동 L공인)

21번째 부동산대책인 ‘6·17대책’ 당일인 지난 17일 국토교통부 실거래가 기준 신고가가 비(非)규제지역과 규제지역을 망라해 전국에서 나왔다. 비규제지역인 김포·평택·부산 수영구, 규제지역인 대전 유성구·경기 수원 영통구 등 전고가 대비 1100만~4100만원까지 뛰었다. 규제지역 지정이 오히려 비규제지역을 ‘유망투자지역’으로 부각시키는 역효과만 불렀다는 평가도 나온다.

(사진=연합뉴스)
◇김포·평택·부산수영 ‘부르는 게 값’

21일 국토부와 부동산업계에 따르면 먼저 비규제지역에서 경기도 김포시 걸포동 한강메트로자이1단지(전용85㎡·28층·분양권) 아파트가 17일 5억6820만원에 거래됐다. 전고가 대비 1100만원 오른 값이다. 호가는 현재 6억 초중반대에 형성돼 있다.

걸포동 인근 J공인중개사 사무소 대표는 “17일 5억6820만원에 실거래됐지만 이후 프리미엄이 5000만원 더 붙었다”며 “매수문의를 하면 호가를 더 올리는 상황이기 때문에 확실히 구매의향이 있을 때 집 주인에게 전화를 해야한다”고 했다.

같은 날 평택시 용이동 용이2차푸르지오(전용135㎡·16층) 아파트는 4억4800만원에 팔렸다. 전고가 대비 4100만원 오른 가격이다. 호가는 최고 4억5000만원까지 부르고 있다.

지방에선 부산 수영구 남천동에 있는 협진태양(전용85㎡·30층) 아파트가 8억7000만원에 거래됐다. 전고가 대비 1500만원 오른 가격이다. 남천동 H공인은 “재건축을 준비하는 아파트인데 현재 매물이 한두 건 남아 있다”며 “호가는 8억7000만원까지 있는데 투자 문의가 꾸준히 있어 가격이 더 오를 가능성이 있다”고 했다.

상황이 이렇자 국토부는 과열 우려가 있는 비규제지역은 즉시 추가 규제하겠다고 했다. 국토부 관계자는 “이번 규제지역 지정 이후 비규제지역에서 주택시장 과열 우려가 발생하는 경우 규제지역 지정에 즉시 착수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규제했지만…“현금부자 ‘갭투자’ 여전”

규제지역도 매수심리가 꺾일 줄 모르는 분위기다. 투기과열지구로 지정된 대전 유성구 지족동 노은리슈빌3(전용103㎡·14층) 아파트는 6억1700만원에 거래됐다. 전고가 대비 3700만원 올랐다. 호가는 최고 6억3000만원까지 나와있다. 지족동 L공인은 “이곳은 공급이 워낙 없는 곳이어서 규제지역으로 지정돼도 실수요자 위주로 매수 문의가 꾸준하고 호가는 더 올랐다”고 했다.

투기과열지구인 수원 영통구에서도 신고가가 나왔다. 망포동 힐스테이트영통(전용85㎡·16층)은 전고가 대비 1200만원 오른 8억9000만원에 거래됐다. 호가는 1억원 가량 더 올랐다. 망포동 인근 K공인은 “규제 당일 신고가를 찍었기 때문에 아직 호가를 내린 매물은 없고 새 아파트이기 때문에 전세가가 받쳐주는 상황에서 대출없이 갭투자를 할 여력이 있는 투자자 위주로 갭투자 문의도 있다”고 했다.

함영진 직방 빅데이터 랩장은 “대기 수요총량과 공급량에 따른 신고가 경신이 불가능한 것은 아니다”라며 “6·17대책으로 당분간 거래 소강상태나 호가상승 등에 제동은 기대되지만 가격을 끌어내리기에는 유동성이 풍부하고 저금리 영향이 있어 제한적일 것으로 본다”고 분석했다.

◇구청장 허락받아야 매수, 은마 5천 ‘뚝’

다만 재건축 단지는 직격탄을 맞은 분위기다. 서울 재건축의 바로미터 격인 강남구 대치동 은마아파트는 6·17대책 직후 호가가 5000만원이 뚝 떨어졌다.

대책 직전까지만 해도 77㎡기준 19억5000만원(6월1일 거래)까지 거래됐다. 지난해 12월4일 신고가 21억5000만원을 찍은 후 17억6600만원(2020년 5월15일)까지 떨어졌다가 최근들어 다시 상승 열기가 올랐지만 찬물을 맞은 상황이다.

대치동 일대 S공인은 “6·17대책 전 실거래 19억5000만원에 매물이 나갔기 때문에 호가가 20억원까지 나온 것이 있었지만 대책 이후 호가가 5000만원 빠졌다”며 “이곳은 오는 23일부터는 갭투자가 전면 금지되기 때문에 실거주를 하지 않으면 집을 살 수 없고 또 전세를 끼지 않은 매물이 드물기 때문에 거래 자체가 안 되고 있다”고 했다.

대치은마 등 잠실 MICE 개발사업, 영동대로 복합개발사업 사업부지 및 영향권 일대는 오는 23일부터 토지거래허가구역으로 지정된다. 실거주용으로만 집을 구매할 수 있고 집 구매땐 관할 구청장의 허가가 필요하다.

6·17 부동산 대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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