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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금리인하 예상보다 늦어질 수도…금융시장 변동성 대비해야”

유준하 기자I 2024.02.01 14:35:20

‘미국 금리인하 전망과 한국 금리 및 환율정책 과제’ 세미나
아시아금융학회·한국국제금융학회 공동 주최
김정식 연세대 경제학과 교수 외 4인 패널
전문가들, 기준금리 인하시기 5월~9월 예상

[이데일리 유준하 기자] “국내 인플레이션은 주로 공급 측면에 기인하고 있어 물가 둔화 속도가 완만히 진행될 가능성이 있습니다. 미국의 금리 인하 시기가 예상보다 늦어진다면 금융시장 변동성이 재차 확대될 가능성도 대비할 필요가 있겠습니다.”

왼쪽부터 정영식 대외경제정책연구원 실장, 김정식 연세대학교 교수, 오정근 자유시장연구원 원장, 김인철 성균관대 교수, 신관호 고려대학교 교수, 장민 한국금융연구원 선임연구위원(사진=이데일리 유준하 기자)
1일 아시아금융학회·한국국제금융학회 공동 주최로 서울대학교 멀티미디어강의동에서 열린 ‘미국 금리인하 전망과 한국 금리 및 환율정책 과제’ 세미나에 참석한 정영식 대외경제정책연구원은 이 같은 분석을 내놓았다.

이날 세미나는 1월 미국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직후 열렸다. 간밤 FOMC서 파월 의장은 기준금리를 5.50%로 동결하면서 “경제가 예상대로 대체로 전개되면, 올해 어느 시점에 정책 제약을 되돌리기 시작하는 것이 적절할 것 같다”면서 연내 인하에 대한 견해를 밝힌 바 있다.

첫 발표를 맡은 김정식 연세대학교 교수는 “결국 3월 인하는 어렵고 오는 5월로 월가가 보고 있는데 이때까지 시장의 기대는 잘 맞지 않았기에 인하 시기가 좀 더 늦지 않을까 싶다”고 운을 뗐다.

최근 한은의 행보를 보면 합리적 기대학파 채널로 가는 모습이라고 진단했다. 그는 “한국은 원유와 환율 등 외부 요인에 의한 인플레이션이지만 미국은 임금 인상과 주택임대료 상승이 원인이었다”고 지적했다.

김 교수는 “인플레이션에는 수요견인형과 비용상승형이 있는데 비용상승형은 금리 인상을 통해 인플레이션을 낮추기 어렵다”면서 “합리적 기대학파는 비용상승형의 경우 중앙은행이 인플레 기대를 낮출 경우 임금 상승률이 낮아져 인플레를 낮출수 있다고 해법을 제시했다”고 소개했다. 그는 “최근 한은 총재가 ‘인플레이션 기대’를 자꾸 얘기하는 것도 이에 근거한다”고 봤다.

이어 “합리적 기대학파는 기존의 케인시안 학파 견해인 금리인상에 따른 경기침체 수요감소로 물가를 안정시키는 방식이 아니다”라면서 “합리적 기대학파는 금리인상의 후행 현상으로 경기 침체가 아닌 인플레이션 기대 감소를 강조한다. 인플레이션의 기대가 줄어든 이후 임금 인상이 억제, 물가를 안정시킨다는 점을 강조한다”고 부연했다.

이에 김 교수는 “8~9월이 되어야 연준이 금리를 인하할 것으로 생각한다”면서 “인하 폭도 아주 크지 않을 것으로 보며 그래서 고물가, 고성장이 지속될 가능성이 높다고 본다”고 짚었다.

신관호 고려대학교 경제학과 교수 역시 한국의 물가 상승은 공급측 요인이 더 많다고 진단하면서도 “근원물가 하락속도가 완만하고 물가에 대한 기대가 여전히 높은 상태에서 금리를 당장 인하하기는 어렵다”고 분석했다.

장민 한국금융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은 한국은행 통화정책의 제약을 꼬집었다. 그는 “국내 금융안정 측면을 고려하면 가계부채와 주택시장 등을 감안할 때 통화정책으로 할 수 있는 여력이 제한적이며 결국 연준이 먼저 인하하지 않으면 우리는 인하할 수 없는 상황”이라고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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