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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아공發 변이도 잡는다'…美모더나, 임상시험 준비 완료

방성훈 기자I 2021.02.25 11:31:38

“美국립보건원에 새로운 백신 후보 물질 보내”
단독 접종·기존 백신 혼합·접종횟수 증대 등
다양한 임상시험 방안 검토

(사진=AFP)
[이데일리 방성훈 기자] 미국 제약업체 모더나가 남아프리카공화국발(發) 변이 코로나19 바이러스에 대응할 백신 후보 물질에 대한 임상시험 준비를 마쳤다고 밝혔다.

24일(현지시간) 월스트리트저널(WSJ) 등에 따르면 모더나는 이날 남아공 변이 바이러스 대응하기 위한 새로운 백신 후보 물질 ‘mRNA-1273.351’를 미 국립보건원(NIH)에 보냈다고 발표했다. 모더나가 새로운 변이 바이러스에 대한 백신을 개발할 것이라고 밝힌 지 약 한 달 만이다. NIH는 모더나의 기존 코로나19 백신 개발 과정에서도 임상시험 등을 지원했다.

모더나가 NIH에 보낸 백신은 감염력이 기존 바이러스보다 더 높지만 기존 백신으로는 면역 효과가 크게 떨어지는 남아공 변이를 잡기 위해 추가로 개발된 것이다. 모더나는 현재 접종 중인 기존 백신 ‘mRNA-1273’이 코로나19에 여전히 효과적이지만 특정 변이 바이러스를 겨냥한 백신들에 대한 개발도 추진해왔다고 설명했다.

남아공발 변이 바이러스는 영국발 변이와 더불어 전염성이 가장 강력한 변이로 알려져 있어 주목된다. 최근 화이자가 텍사스주립대 의과대학(UTMB)과 공동으로 연구해 발표한 조사 결과에서 남아공 변이는 코로나19에 대한 항체 보호력을 3분의 2 정도 떨어뜨리는 것으로 나타났다. 모더나 역시 자사 백신의 항체 수준이 남아공발 변이 바이러스에 대해 6배 떨어진다는 조사 결과를 뉴잉글랜드저널오브메디신(NEJM)에 게재한 바 있다.

기존 백신을 접종받아 항체를 보유하게 된 사람도 남아공발 변이 코로나19에 재감염될 수 있다는 의미다. 이 때문에 보건 전문가들은 진화하는 변이 바이러스에 앞서 나가는 것이 학교나 기업 및 기타 시설 등이 다시 문을 열고, 추가 감염 확산을 완하하는데 중요하다고 입을 모으고 있다. .

미국에선 지난달 남아공발 변이 바이러스 감염 사례가 처음 발생했고, 현재까지 총 14개주에서 감염이 확인됐다. 이에 미 식품의약국(FDA)은 지난 22일 변이 바이러스에 대응하기 위해 개발된 백신은 기존 백신보다 축소된 규모로 임상시험을 진행해도 된다고 허용했다. 이에 따라 임상시험 기간은 2∼3개월로 단축될 전망이다.

모더나는 남아공 변이 대응 백신 후보 물질을 기존 백신과 마찬가지로 단독 접종하거나, 기존 백신과 혼합 접종하는 방식, 접종 횟수를 기존 2회에서 3회로 늘려 예방 효과를 증강시키는 방식 등 다양한 임상시험 진행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스테판 방셀 모더나 최고경영자(CEO)는 “우리는 변이 백신에 대한 임상시험이 시작되기를 기대하고 있다”고 말했다.

모더나는 이날 글로벌 공급 체계를 강화하기 위한 새로운 계획도 내놨다. 올해 백신 생산량을 당초 계획했던 6억회분에서 7억회분으로, 내년에는 당초 예상했던 12억회분에서 14억회분으로 각각 늘린다는 방침이다. 모더나는 현재까지 코로나19 백신 총 6000만회분을 배포했으며 이 중 5500만회분이 미국으로 향했다.

방셀 CEO는 “필요하다면 추가 주사제가 더 적은 용량으로도 충분한 면역 증강 효과를 내기를 희망하고 있다. 용량이 적을수록 올해 말, 필요하다면 내년에도 전세계에 더 많은 백신을 공급할 수 있기 때문”이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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