숭문고 "청문은 요식행위…소송으로 바로잡을 것"

신중섭 기자I 2019.07.23 12:36:01

재지정 평가 탈락 자사고 대상 청문 이틀째
숭문고 "평가과정 오류 많아…바로잡을 것"
자학연 회장 "청문 보이콧…공개 청문 요청"

22일 오전 서울 종로구 서울시교육청 학교보건진흥원에서 열린 재지정 탈락 자율형 사립고 청문절차에서 경희고 관계자들이 청문회 시작을 기다리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이데일리 신중섭 기자] 서울 지역 자율형사립고(자사고) 지정 취소 청문 이틀째인 23일 숭문고는 “이번 청문은 요식행위였다”며 “평가 오류를 바로잡기 위해 행정소송을 제기할 것”이라고 밝혔다.

서울시교육청은 전날 경희·배제·세화고에 이어 이날 숭문고와 신일고, 이대부고를 대상으로 청문을 진행하고 있다. 앞서 지난 9일 서울시교육청은 올해 재지정 평가 대상인 서울 자사고 13곳 중 경희고·배재고·세화고·숭문고·신일고·이대부고·중앙고·한대부고 등 8개교가 기준 점수(70점)에 미달해 지정 취소 절차를 진행한다고 밝혔다.

이날 청문 첫 순서였던 숭문고 청문은 오전 9시 30분에 시작해 약 1시간 50분 뒤인 오전 11시 20분쯤 종료됐다. 전흥배 숭문고 교장은 청문장을 빠져나오면서 “평가과정에서 오류가 너무 많아 그 부분에 대해 말했다”며 “재량 지표에 해당하는 요건을 모두 충족시켰음에도 최하점을 받아 소명자료를 제출했다”고 밝혔다. 이어 “평가 점수가 제대로 검토·반영됐다면 평가에서 통과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전 교장은 이번 청문이 요식행위였다며 법적 대응을 예고했다. 그는 “(문제 제기한 부분에 대해) 교육청의 답변은 거의 없었다. 요식행위여서 울분을 토하고 싶다”며 “일방적으로 소명했고 그것으로 끝났다”고 전했다. 이어 “청문 이후 의도적으로 (재지정에서) 탈락시켰다는 확신이 더욱 든다”며 “오류를 바로잡기 위해서 교육부 결정 이후 행정소송을 제기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날 청문에서 숭문고 학부모 대표로 참관한 전수아 서울자사고학부모연합회(자학연) 회장은 “이건 청문이 아니다”라며 “청문을 보이콧하고 자학연 대표로 공개 청문을 요청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전 회장은 “질문을 했음에도 하나도 답을 듣지 못했다”며 “청문이 이렇게 답도 없고 요식행위인가. 답도 없고 질문도 없는 청문회는 청문이 아니다”라고 밝혔다. 이어 “당당하다면 학부모, 학생들을 다 모아 공개 청문회를 열어야 한다”고 주장했다.

서울시교육청은 공개 청문 실시는 불가능하다고 선을 그었다. 서울시교육청 관계자는 “이미 청문이 종료된 학교에 대해서는 다시 청문을 진행할 수 없다”며 “남은 학교들에 대해서도 이미 청문 실시 전 청문주재자가 비공개 결정을 내렸으므로 공개 청문으로 전환될 수 없다”고 밝혔다. 청문 중 아무런 답변이 없었다는 학교 측의 지적에 대해서는 “청문은 학교 측에서 불리하다고 생각하는 부분에 대해 이의를 제기하는 자리”라며 “답변 의무는 없다”고 일축했다.

이날 오후 1시30분엔 신일고, 오후 4시엔 이대부고를 대상으로 청문이 진행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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