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대 은행 주담대 500조원 돌파..규제에도 증가

김유성 기자I 2021.10.21 15:05:53

10월 18일 기준 500조원 돌파, 약 3년 만에 100조원
규제 효과 일시적, 실수요에 따른 증가세 잡지 못해

5대은행 가계대출 잔액 추이 (억원) 자료 : 5대 은행 여수신 계정
[이데일리 김유성 기자] 5대 은행 주택담보대출 잔액이 이달 들어 500조원을 돌파했다. 지난 2018년 400조원을 넘어섰을 것으로 추정되는 가운데 약 3년만에 100조원이 더 늘어난 것이다.

21일 5대(KB국민·신한·하나·우리·NH농협)은행 여수신 계정 합산을 보면 지난 18일 주택담보대출 잔액이 500조863억원을 기록했다. 10월 들어 2조6688억원(전달 대비 0.54%) 증가했다.

이에 따라 10월 5대 은행 주택담보대출 증가치는 3조원대 후반을 보일 것으로 예상된다. 최근 3개월 증가액과 비슷한 수준이다. 금융당국이 가계대출 총량을 둬 규제하고 있지만 여전히 실수요 수요가 여전하기 때문이다.

가계대출의 가장 큰 부분을 차지하는 주담대 증가세가 여전해 금융 당국의 대출규제가 연말까지 더 강화될 것으로 보인다. 금융 당국은 은행권에 올해 가계대출 총량 증가율을 5~6%를 준수하도록 권고한 바 있다.

다만 은행권에서는 대출 규제 효과가 얼마만큼 내고 있는지 의문을 보이고 있다. 강도 높은 대출 규제에도 주담대 증가세는 여전했고 풍선효과까지 일어난 이유가 크다. 규제 효과가 나타났다고 해도 단기에 머무르는 경우가 많다.

예컨대 올해 4월 29일 금융당국이 총부채원리금상환비율(DSR) 강화를 골자로 대책을 내놓았을 때 주담대 증가액은 5대은행 여수신계정 기준 5월 1조2344억원, 6월 6518억원으로 줄었다. 그러나 7월 들어 다시 3조원 순증으로 돌아섰다.

2020년 6월 17일에도 가계부채를 잡기 위한 대책을 내놓았을 때 그달(2020년 6월) 8461억원, 7월 1조3672억원으로 반짝 줄었지만 하반기 들어 다시 증가했다. 부동산 가격을 잡기 위해 2020년 2월 23일에 주담대 규제책을 내놓았을 때도 반짝 감소했다가 3월들어 다시 올라섰다.

연도별 장기 추세를 봐도 최근 3년간 주담대 증가율은 큰 변동이 없었다. 1~9월만 놓고 봤을 때 2019년 1~9월까지 25조886억원, 2020년 1~9월까지 24조564억원, 2021년 23조6325억원 순증했다. 연도 기준 1조원 정도 줄었지만 강도 높은 대출 규제가 효과를 발휘했는지는 알수 없는 부분이다.

되레 풍선 효과, 실수요자 혼란 등만 야기시켰다는 얘기도 있다. 지난 8월 NH농협은행이 신규 주담대 취급을 중단한다고 발표하자 농협은행에서 대출을 받으려고 했던 실수요자들은 혼란에 빠졌다. 우리은행 등 다른 은행으로 대출 수요가 몰렸다.

9월 한달 동안 5대 은행의 주담대 증가 규모는 4조27억원이었는데, 농협은행을 제외한 다른 4개 은행에 주담대 증가치가 몰렸다. 이들 은행들은 지점별로 대출 한도를 설정하는 등 대책 마련에 나섰어야 했다.

강민석 KB금융연구소 부동산시장연구팀 팀장은“현 정부의 정책은 과거 참여정부 당시 도입됐던 것이지만 규제 정도는 더 강하고 시행 시기는 즉각적”이라면서 “이 같은 강력한 투자 수요 억제책에도 서울 등 주요 지역 아파트 가격은 상승세를 지속하고 있다”고 진단했다.

이어 “대출 규제는 리스크 관리 차원에서 시행돼야 한다”면서 “필요한 곳에 우선 공급할 수 있는 주택 공급 대응 체계 마련이 우선돼야 한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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