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푸들 19마리 죽인 공기업 직원, 보직 해제…"출근 안하고 있어"

권혜미 기자I 2021.12.10 16:19:42

"내부 조사 중…아직 정해진 바 없다"

[이데일리 권혜미 기자] 푸들 등의 개 19마리를 입양해 잔혹하게 학대 살해한 뒤 불법매립한 혐의를 받는 40대 남성이 경찰에 붙잡힌 가운데, 그가 재직 중이던 공기업에서 보직 해제됐다는 사실이 알려졌다.

동물학대 혐의를 받는 40대 남성이 학대 후 살해한 개 사체.(사진=군산길고양이 돌보미 공식 인스타그램)
10일 직원 A씨가 다니던 공기업 관계자는 이날 이데일리와의 통화에서 “A씨는 보직 해제된 상태이며, 현재 출근하지 않고 있다”고 말했다.

다만 “내부에서도 조사하고 있는 중”이라며 “아직 구체적으로 정해진 바가 없어 확답이 어렵다”고 조심스러운 입장을 취했다.

A씨는 지난해부터 올해 10월까지 약 1년간 군산에 있는 사택과 경기도 자택을 오가며 전국 각지에서 소형견들을 입양한 후 학대·살해했다. 그러다 지난 6일 동물보호법 위반 혐의로 군산경찰서에 입건돼 조사를 받았다.

그는 숨진 개들을 자신이 거주하고 있는 아파트 부근에 땅을 파 매립했고, 사체를 부검한 결과 두개골·하악 골절, 화상 자국 등 다수의 학대 흔적이 나타났다. A씨가 죽인 총 19마리의 개 중 16마리가 푸들견인 것으로 밝혀졌다.

(사진=군산길고양이 돌보미 공식 인스타그램)
A씨에게 개를 입양보냈던 견주들은 그와 연락이 되지 않자 사회관계망서비스(SNS)를 통해 문제를 공론화시켰고, 차은영 군산길고양이돌보미 대표가 A씨에게 자백을 받아낸 후 경찰에 신고하면서 사건이 알려지게 됐다.

경찰은 지난 3일 A씨에 대하여 구속영장을 신청했으나 검찰이 ‘도주우려나 증거인멸의 우려가 없음’을 이유로 기각했다. 특히 경찰 조사 과정에서 A씨는 범행을 저지른 이유로 ‘심신미약’과 ‘정신질환’을 주장했다고 전해졌다.

또 지난 7일 청와대 공식 홈페이지 국민청원 게시판엔 A씨의 엄벌을 요구하며 신상공개에 동의해달라는 청원이 등장했다. 이 청원은 현재(10일 오후 4시 기준)11만 1000명이 넘는 동의를 얻었다.

(사진=청와대 홈페이지 국민청원 게시판)
청원인은 “이 사건을 계기로 이런 잔혹 범죄의 피해자가 더 이상은 생기지 않길 바라는 마음이며, 동물 보호법이 강화되는 시발점이 될 수 있길 간절히 바란다. 먹을 것과 주인밖에 모르는 예쁜 강아지들의 억울함을 풀어달라”고 호소했다.

언론엔 나이와 성별, 공기업에 재직 중이라는 것 외에 A씨의 신상정보에 대해 보도된 바 없다. 하지만 현재 온라인상엔 A씨가 근무하는 직장명과 부서, SNS 계정 등 여러 정보가 유포되고 있는 상황이다.

한편 동물보호법에 따르면 동물을 죽음에 이르게 하는 행위를 저지르게 되면 3년 이하의 징역 또는 3천만 원 이하의 벌금이 부과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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