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런 반성문 안 내는 게 낫다"…法 `박사방` 공범 질책

남궁민관 기자I 2020.04.10 14:07:11

조주빈 공범 사회복무요원 강모(24)씨 재판
"반성하는 태도 전하려면 생각하고 쓰는 게 좋을 것"
檢, 박사방 관련 사건과 병합 요청

[이데일리 남궁민관 기자] 성 착취물을 제작·유포한 `박사방` 운영자 조주빈에게 자신이 스토킹하던 여성을 보복해 달라고 부탁한 혐의를 받는 사회복무요원 강모(24)씨가 법원에 낸 반성문을 두고 재판부로부터 지적을 받았다. 강씨는 앞서 재판부에 제출한 반성문을 통해 가족들이 피해를 보고 있어 억울하다는 취지의 입장을 전한 것으로 알려졌다. 강씨는 박사방 공범 중 하나로 지목돼 검찰의 추가 수사를 받고 있는 상태다.

미성년자를 포함한 여성을 협박해 성 착취 불법 촬영물을 제작하고 유포한 텔레그램 `박사방` 운영자 조주빈이 지난달 25일 오전 서울 종로경찰서에서 검찰로 송치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33부(재판장 손동환)는 10일 오전 특정범죄 가중처벌 등에 관한 법률 위반(보복협박등)등 혐의로 구속 기소된 강씨에 대한 2차 공판을 진행했다. 강씨는 지난달 열린 첫 공판에서 자신에 대한 혐의를 인정하고 반성한다고 밝혔고 반성문도 세 차례 제출했다.

재판부는 이날 “이런 반성문은 안 내는 게 낫겠다”고 강씨를 꾸짖었다.

재판부는 “나는 고통받으면 그만이지만 범죄와 무관한 자신의 가족과 지인이 고통에 시달리고 있다는 등의 내용인데 원하는 바가 반성하는 태도를 재판부에 알려주려는 것이면 좀 더 생각하고 쓰는 게 좋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어 “본인이 자꾸 억울하다는 입장을 취하고 있는데 피해자를 생각하면 너무 안 좋은 상황이다”고도 했다.

이에 강씨 변호인은 “집 앞에 취재진이 대기하고 가족들이 피신하고 하다보니 혼란스러운 심리 상태”라며 “`더이상 살아갈 의미 없으니까 극형에 처해달라`고까지 얘기하는 등 정신적으로 불안해하고 두려워하는 상태”라고 변론했다.

한편 검찰은 이날 성 착취 범행 관련 수사가 마무리 돼 기소되면 두 사건을 병합해 줄 것을 요청했다. 이에 재판부는 “병합하려는 사건이 성폭력 사건이면 성폭력 전담부가 아닌 우리 재판부에 병합하는 것은 적절하지 않다”며 어느 재판부로 보내는 것이 좋을지 의견을 내 달라고 했다.

검찰은 일단 다음 기일을 연기해 줄 것을 요청했고 재판부는 내달 1일 다시 재판을 진행하기로 했다.

강씨는구청 정보시스템 전산망에 접속해 학창시절 담임교사 A씨와 그 가족의 개인정보를 무단 조회한 뒤 조주빈에게 보복을 부탁한 혐의 등을 받고 있다. 강씨는 또 재판 중 박사방 범행에도 연루된 것으로 파악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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