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휴대폰·태양광 접은 뉴LG, 새 성장동력으로 블록체인·의료기기 카드 꺼냈다

최영지 기자I 2022.03.24 12:19:51

배두용 의장 "사업모델 혁신 통해 질적 성장할 것"
주주총회 개최…정관변경·이사 선임 등 안건 가결

[이데일리 최영지 기자] “사업모델 혁신·사업방식 변화를 통한 질적 성장, 또 이를 위해 필요한 신사업, 기반기술 등의 미래 준비를 통해 기업가치를 높여 나가겠습니다.”

24일 서울 여의도 LG트윈타워에서 열린 LG전자(066570) 제20기 주주총회에서 의장을 맡은 배두용 대표이사 부사장은 이 같은 포부를 드러냈다. 휴대폰과 태양광 사업의 경우 수익성의 한계가 있다며 철수하는 대신 로봇, 전장과 함께 미래 먹거리로 블록체인과 의료기기 등 신사업을 추가하며 사업구조 고도화에 나서면서다. 실제로 LG전자(066570)는 이날 주총에서 정관 변경 승인을 통해 △의료기기의 제작 및 판매업 △특허 등 지적재산권의 라이선스업 △블록체인 기반 소프트웨어의 개발 및 판매 △암호화 자산의 매매 및 중개업 △유리 파우더 등 기능성 소재 제작 및 판매업 등을 자사 경영 목적에 넣었다.

배 부사장은 “가전 등 주력사업에서는 경쟁지위 향상을 통한 이기는 성장으로 시장 지배력을 강화하겠다”며 “고객가치 경영을 추진하기 위해선 고객에 대한 깊은 이해를 바탕으로 본질적 가치와 차별화한 경험을 제공해 고객경험 혁신을 가속화하고 디지털 전환을 적극 추진하겠다”고 설명했다.

앞서 LG전자는 지난해 7월 26년간 이어온 휴대폰 사업을 종료했고, 지난달에는 2010년부터 11년간 운영한 태양광 패널 사업을 철수하기로 결정했다. 2018년 6월 그룹 회장에 취임한 구광모 LG그룹 회장의 이같은 결정으로 가전, IT 등의 핵심사업과 로봇, 전장 등 미래사업의 육성 의지를 분명히 하고 있다는 해석이 나왔다.

이번 주총을 계기로 의료기기, 블록체인 등 신사업 추진에 속도가 붙을 것이라는 관측도 나온다. 주력사업으로 꼽히는 가전사업과의 시너지 효과도 기대된다. LG전자는 2020년 탈모치료 의료기기인 ‘LG 프라엘 메디헤어’를 선보인데 이어 최근 만성통증 완화기기인 ‘LG 메디페인’을 내놨다. 이번달 국내 최대 규모 의료기기 전시회인 KIMES 2022에 참가해 수술용 모니터, 진단용 모니터 등 수술실·검사실에서 쓰이는 의료솔루션을 소개하기도 했다. 최근 미국 원격 의료 서비스 기업 암웰과 파트너십을 맺고 북미 헬스케어 시장을 공략할 계획도 갖고 있다.

블록체인의 경우에도 카카오의 블록체인 기술 계열사인 그라운드X와 손잡고 블록체인 관련 서비스를 키워 왔다. 지난달엔 카카오의 디지털지갑과 스마트TV를 연동해 디지털지갑에 담긴 대체불가토큰(NFT) 형태 디지털예술 작품을 TV로 감상할 수 있게 하는 ‘드롭스갤러리’ 서비스를 시작했다.

이날 주총의 주요 결의사항은 재무제표 승인, 정관 변경 승인, 이사 선임, 감사위원회 위원 선임, 이사 보수한도 등 5개 의안이었고 모두 가결됐다. 이에 따라 서울대 컴퓨터공학부 교수인 이상구 이사를 재선임하고, 류충렬 카이스트 금융전문대학원 회계학 부교수를 신규 선임했다. LG전자 이사회에 합류하는 류 부교수는 한국회계기준원 공시개선 전문위원회 위원장, 예금보험공사 자문위원, 한국공정거래학회 이사 등을 맡고 있다. 이상구·류충렬 이사의 감사위원회 위원 선임 안건도 통과됐다. 또 이사 보수한도 총 90억원으로 정해졌다.

이날 주총에는 의결권이 있는 주식총수 중 70.4%가 참석했고, 직접 주총장을 찾은 주주의 숫자는 50여 명이었다. 지난 1월 핵심안건으로 꼽혔던 조주완 사장의 대표이사 선임 건이 이미 임시주총을 통해 가결됐기 때문에 이날 주총은 20여분 만에 끝났다.

LG전자 주주총회 시작 전 주주들이 주총장으로 입장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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