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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는 최근 디즈니가 내린 결정 때문입니다. 디즈니는 뮬란을 자사 OTT인 디즈니+를 통해 다음 달 4일부터 공개하겠다고 밝혔습니다. 당초 3월 개봉 예정이었는데, 코로나19 사태로 몇 차례나 개봉이 미뤄지다가 급기야 OTT 개봉을 하겠다고 선언한 것이죠. 디즈니 측에서는 주력이었던 디즈니랜드가 코로나19 여파로 개점 휴업이 지속된 탓에 지난 2분기 19년 만에 적자를 냈고, OTT에서나마 뮬란을 개봉시켜 실적을 만회해야 했을 겁니다.
하지만 디즈니의 이같은 결정이 100년 된 극장 비지니스를 뒤흔들고 있습니다. 디즈니 측은 영화의 OTT 공개는 ‘이번만’이라고 선을 그었지만, OTT 개봉이 성공적으로 끝나면 다른 업체들도 똑같은 길을 걸을 가능성이 커지기 때문이죠. 휴대폰으로도 영화를 집에서 볼 수 있는데 사람들이 굳이 영화관을 찾을까요?
심지어 디즈니는 뮬란으로 얻은 수익을 영화관과 나누지도 않습니다. 원래 미국의 극장 체인들과 영화 제작사는 ‘홀드백’이라고 해서, OTT 공개 전에 상당기간은 극장이 독점 상영하도록 하는 일종의 신사협정을 맺어왔습니다. 다만 코로나19가 심각해 지면서 지난달 28일(현지시각) 미국 최대 영화 체인점인 AMC는 유니버설픽쳐스가 제작하는 작품의 홀드백 기간을 90일에서 17일로 대폭 축소하기로 했죠. 대신 AMC는 영화관이 아닌 다른 유통채널에서 유니버설의 영화가 벌어들이는 수익의 20%를 가져가기로 계약을 맺었습니다. 하지만 디즈니는 이런 계약 조차 없습니다. 뮬란으로 번 돈은 영화관과 나누지 않고 디즈니가 오롯이 가져갑니다.
뿐만 아니라 밀레니얼의 생활패턴 역시 극장 비지니스를 압박합니다. <90년생이 온다>라는 책에 보면, 90년대생들은 두 시간 동안 휴대폰을 끌 수가 없기 때문에 영화관을 극장에서 볼 수 없다고들 하지요.
많은 영화관 관련주 투자자들은 코로나19의 종식만을 기다리고 있었을 겁니다. 그러나 디즈니의 결정은 코로나19가 종식된 뒤에도 영화관 비지니스는 상당히 고전할 수 밖에 없다는 것을 예고하는 것과 다름없습니다. 1895년 뤼미에르 형제가 열었던 극장 비지니스를 과연 뮬란이 닫을까요? 디즈니의 거대한 실험에 전세계 영화관들이 떨고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