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일 투자은행(IB) 업계에 따르면 우정사업본부는 4000억 규모 국내 부동산 투자 출자금 위탁운용사 선정 작업을 진행 중이다. 지난달 30일까지 국내 운용사 대상으로 지원을 받고 2단계 심사를 거쳐 미래에셋자산운용을 우선협상 대상자로 선정했다. 본 모집에는 운용사가 다수 지원했으나 정량·정성심사에서 미래에셋자산운용이 가장 높은 점수를 받았다. 최종 계약은 내달 초 개최 예정인 우정사업본부 투자심의위원회에 의결을 거친 후 진행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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펀드 만기는 12년 이내로, 장기적으로 안정적인 임대수익이 가능한 코어 자산을 중심으로 운용할 전망이다. 투자 가능한 지역은 서울지역 및 수도권 범주가 대상이다.
일각에서는 미래에셋이 수주한 우정사업본부 펀드 자금을 여의도 국제금융센터(IFC) 인수전에 활용할 가능성이 높다고 보고 있다. 최근 미래에셋 전 계열사가 투입돼 IFC 인수 자금 모집에 총력을 기울이는 상황이어서다. 인수 자금 모집을 3분기 내 마련할 계획이지만 경제침체 우려 등 여건 악화로 시장 자금이 말라 고전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 상황에서 상업용 부동산 투자 전용 자금 위탁을 맡게 돼 가뭄 속 단비가 된 셈이라는 것.
한 운용사 고위 임원은 “우정사업본부에서 수주한 자금과 미래에셋 측 자금 투입을 고려하면 총 5000억원 규모”라며 “2000억원 정도를 물류에 쓸 테고, 나머지 3000억원 자금 중 가능한 부분을 IFC 인수자금으로 투입하는 걸 염두에 둘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다만 IFC 인수자금 활용의 경우 금산분리(금융과 산업자본 분리) 원칙에 막혀 불가능한 상황이다. 금융사는 비금융회사 주식을 20% 이상 취득시 금융당국의 승인을 받아야 한다. 미래에셋 측이 IFC 인수 자금 모집을 위해 설립한 미래에셋헤리티지리츠의 경우 비금융업으로 분류된다. 이미 미래에셋 계열 자금이 20% 한도까지 투입된 상태로, 자금의 추가 출자가 불가능하다는 것.
미래에셋운용 관계자는 “업계에서 그런 추측이 많이 나온 것은 이미 인지하고 있다”며 “금산분리 원칙으로 인해 아예 적용이 불가능한 상황이고 그럴 계획도 없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