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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기 울음소리 뚝 끊겼다…작년 합계출산율 0.84명 사상 최저

이명철 기자I 2021.02.24 12:00:00

2020년 출생·사망 통계, 출생아수도 27만명 최저치
OECD 중 합계출산율 최저, 첫째 출산연령은 최고
코로나19로 혼인 감소세…출생아수 감소폭 커질 듯

[세종=이데일리 이명철 기자] 지난해 출생아수가 사상 최저 수준인 27만여명에 그치고 합계출산율도 가장 낮은 0.84명을 기록하는 등 인구 감소 속도가 빨라지고 있다.

통계청이 24일 발표한 2020년 출생·사망통계 잠정치에 따르면 지난해 총 출생아 수는 27만2400명으로 10.0%(3만300명, 전년대비) 감소했다. 이는 관련 통계를 작성한 1970년 이후 역대 최저 수준이다.

(사진=이미지투데이)
1970년대 100만명을 넘었던 출생아수는 꾸준히 줄고 있다. 2002년(49만7000명) 50만명대가 무너졌고 2013년부터 8년째 감소세를 나타내며 역대 최저치를 경신하는 중이다.

여자 한명이 평생 낳을 것으로 예상되는 평균 출생아수를 의미하는 합계출산율은 0.08명 감소한 0.84명으로 사상 최저 수준이다. 합계출산율은 2018년 0.98명, 2019년 0.92명, 지난해까지 3년 연속 0명대를 이어갔다.

2018년 기준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회원국 중 합계출산율이 0명대인 국가는 우리나라가 유일하다. 지난해 수치는 아직 집계되지 않았지만 합계출산율 감소세를 감안할 때 한국이 최저 수준에 머무를 것으로 예상된다. 첫째아 출생연령은 2018년 기준 31.6세로 OECD 중 최고다.

인구 1000명당 출생아수인 조출생률은 5.3명으로 0.6명 감소했다. 조출생률 역시 가장 낮은 수준이다.

모(母)의 평균 출산연령은 33.1세로 0.1세 올라갔다. 2010년(31.3세)과 비교하면 아이를 낳은 여자의 나이가 2.0세 높아진 것이다. 첫째아 출생연령은 0.1세 오른 32.3세다.

연령별 출생아수는 30~34세가 11만9000명으로 가장 많았지만 1년새 가장 많은 1만2300명(9.4%)이 줄었다. 이어 35~39세(7만8300명) 8900명(10.2%), 25~29세(5만600명) 7만2000명(-12.4%) 각각 감소했다.

연령별 출산율(인구 1000명당 출생아수)을 보면 30~34세(79명)가 7.2명, 25~29세(30.6명) 5.1명, 35~39세(42.3명) 2.7명 각각 감소했다. 출생아수가 많은 주요 연령대 출산율이 일제히 줄어든 것이다. 40~44세는 7.1명으로 0.1명 늘어 유일하게 증가세를 기록했다.

첫째아는 15만4100명으로 8.5%(1만4400명) 감소했다. 둘째아는 9만5700명, 셋째아 2만2500명으로 각각 11.7%(1만2700명), 12.2%(3100명) 줄었다.

출생아 수 및 합계출산율 추이.(이미지=통계청)
아이를 낳는 기간은 신혼이 많다. 결혼(법적 혼인 여부와 관계없이 실제 결혼 생활) 후 2~5년 이내 출생아수는 10만8300명으로 가장 많고 2년 미만이 9만300명, 5년 이상 6만8000명 순이다.

다만 2~5년 출생아수는 10.5%(1만2700명) 줄면서 전체 비중은 전년 34.3%에서 33.9%로 축소됐다. 2년 이내는 11.1%(1만1300명), 5년 이상 8.2%(6000명) 각각 감소했다.

여아 100명당 남아의 수인 출생성비는 104.9명으로 0.6명 감소했다. 2010년(106.9명)보다는 2.0명 줄었다. 첫째아 출생성비는 104.8명, 둘째아 104.7명으로 각각 1.4명, 0.6명 감소했고 셋째아 이상(106.7명)은 3.5명 늘었다.

월별 출생아수는 지난해 12월 1만9600명으로 전년동월대비 7.8% 줄어 61개월 연속 감소했다. 월간 출생아수가 2만명 밑으로 내려간 것은 이번이 통계 작성 이후 처음이다.

코로나19로 혼인이 많이 감소한 상태에서 출생아수 감소세는 더욱 가팔라진 전망이다. 통계청이 2019년 발표한 장래인구추계에서 출생아수는 예상 범위의 낮은 수준에 머문 상태다.

김수영 통계청 인구동향과장은 “혼인 감소세나 출산 감소세가 (장래인구추계 당시) 예상했던 것보다 빨라졌다”며 “지난해 코로나로 혼인이 많이 줄어 출생아수가 조금 더 감소할 여지는 있지만 올해 합계출산율 0.7명대 전망 등은 아직 예단하기는 어렵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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