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경연 “삼성전자-애플, 법인세 부담 역전”

김종호 기자I 2018.09.27 11:00:00

지난해 한국 법인세율 인상한 반면, 미국은 인하
부담 비중 삼성전자 23.8→28.0%, 애플 24.0→14.0%
“국내 기업 법인세 부담 증가..실질적 부담 완화 시급”

삼성전자와 애플의 법인세 부담 비중 변동 현황 [자료=한국경제연구원 제공]


[이데일리 김종호 기자] 지난해 우리나라 법인세율 인상에 따라 삼성전자(005930)현대차(005380) 등 국내 대표 기업의 법인세 부담이 미국 기업보다 높아졌다는 조사결과가 나왔다.

한국경제연구원은 올해 상반기 삼성전자 반기보고서를 분석한 결과 법인세 부담 비중이 28.0%을 기록했다고 27일 밝혔다. 이는 전년 동기(23.8%) 대비 4.2%포인트 증가한 수준이다. 지난해 정부가 법인세율을 기존 22%에서 25%로 인상하면서 삼성전자 법인세 부담 비중도 덩달아 늘었다.

여기서 말하는 법인세 부담 비중은 법인세비용차감전순이익 대비 법인세비용(총부담세액)을 뜻한다. 법인세비용차감전순이익에 세무조정을 가감하고 이월결손금, 비과세공제 등을 차감한 과세표준 대비 총부담세액인 ‘실효세율’이나 과세표준 대비 산출세액인 ‘명목세율’보다 높을 수 있다.

삼성전자의 법인세 부담 비중이 늘어난 반면, 경쟁사인 미국 애플의 경우 법인세 부담 비중이 올해 상반기 14.0%로 전년 동기(24.0%) 대비 10.0%포인트 크게 낮아졌다. 우리 정부가 법인세율을 인상하는 동안 미국 정부는 법인세율을 기존 35%에서 21%로 14%포인트 대폭 인하했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삼성전자뿐만 아니라 현대차(24.9%)와 포드(13.9%), 포스코(005490)(31.0%)와 뉴코어(23.5%) 등 다른 분야 국내 대표 기업들 역시 경쟁사인 미국 업체들과 법인세 부담 비중이 역전됐다.

한경연은 최근 2년 연속 법인세비용과 법인세비용차감전순이익이 흑자인 국내 450개 기업의 법인세 부담 비중이 지난해 20.5%에서 올해 24.0%로 3.5%포인트 뛰었다고 분석했다.

특히 한경연은 법인세차감전순이익 1500억원 이상 국내 50개 기업의 영업이익 증가율은 33.3%인 반면, 법인세 비용 증가율은 58.5%에 달한다고 지적했다.

추광호 한경연 일자리전략실장은 “우리 정부의 법인세율 정책 변화가 세계에서 경쟁하는 대표 기업의 법인세 부담을 가중시킨 것으로 드러났다”면서 “국내 기업의 투자 여력과 글로벌 경쟁력 증대를 위해 실질적인 부담 완화가 시급하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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