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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종인 물러난 국민의힘…‘무주공산’ 당권 경쟁 가속화

박태진 기자I 2021.04.09 17:19:40

이르면 내달 전당대회 열어 당대표 선출
정진석·조경태·홍문표 ‘중진’ vs 김웅·윤영석 ‘젊은피’
새 지도부, 국민의당과 합당 등 野재편 현안 산적

[이데일리 박태진 기자] ‘정당 소생술사’ 김종인 비상대책위원장이 지난 8일 퇴임하면서 무주공산이 된 국민의힘 차기 당권 경쟁이 본격화할 전망이다. 그간 중진의원들이 주로 거론되어 왔지만, 4·7재보궐선거 승리로 인해 당의 쇄신론이 더욱 탄력을 받고 있는 만큼 3선 의원은 물론, 초선 의원들까지 당권 경쟁에 가세할 것으로 보인다. 당은 이르면 다음 달 말 전당대회를 열어 당대표 및 원내대표를 선출한다는 계획이다.

김종인 비상대책위원장이 지난 8일 퇴임하면서 국민의힘 차기 당권 경쟁이 본격화할 전망이다. 왼쪽부터 당대표 물망에 오른 주호영 당대표 권한대행과 정진석 의원, 홍문표 의원, 권영세 의원.(사진=이데일리DB)


주호영도 하마평…“전당대회 개최 방식 급선무”

9일 국민의힘에 따르면 포스트 김종인 체제를 이끌 중진으로는 5선의 주호영 당대표 권한대행과 정진석 의원, 조경태 의원, 그리고 4선의 권영세 의원 등이 거론되고 있다. 원 외에서는 나경원 전 자유한국당(현 국민의힘) 원내대표가 하마평에 오르고 있다.

이 중 조 의원은 당대표 출마결심은 굳힌 상태이며, 주 권한대행과 정 의원, 권 의원도 고심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조 의원은 지난해부터 제대로 된 당 지도부가 필요하다며 보궐선거 전 조기 전당대회 필요성을 언급한 바 있다.

주 권한대행과 정 의원은 당대표 도전과 관련, 보궐선거 이후 결정하겠다는 입장을 앞서 밝혔다. 주 권한대행은 이날 KBS 라디오 ‘최경영의 최강시사’에 출연해 “제가 권한대행으로서 이번 전당대회를 어떻게 하겠다고 정하는 것이 급선무”라며 “전당대회에 참여(당대표 출마)하겠다, 참여하지 않겠다는 것 그 다음 문제다. 제 일과 제 관계 때문에 당이 왈가왈부해서는 안된다는 그 원칙은 확실히 가지고 있다”며 당권 경쟁에 대해선 말을 아꼈다.

재보궐선거 공천관리위원장을 맡았던 정 의원도 당권 도전에 대한 결정을 조만간 내릴 것으로 보인다. 그는 최근 본지와의 인터뷰에서 “보궐선거 결과를 보고 나서 말해야 할 듯하다”며 “매우 고민 중”이라고 털어놓기도 했다.

4선의 홍문표 의원도 정권탈환의 교두보를 놓기 위해 당대표 출마를 선언했다. ‘킹메이커’를 자처한 그는 당을 개혁하겠다는 각오를 다졌다. 홍 의원은 “정권 교체를 위한 ‘관리형 당대표’가 되겠다. 우리 당 대선 주자들을 관리하는 당 대표로서, 마찰 없이 공명정대한 선거 룰을 만들어 경쟁하게 하겠다”고 포부를 밝혔다.

3선 의원들도 당권 경쟁에 불을 지피고 있다. 대표적으로 윤영석 의원과 하태경 의원이다. 이들은 새 보수를 추구하고 있다.

하 의원은 “우리당 주류는 옛날 보수란 인식이 국민들 사이에 강하게 남아 있어 당내 세력 교체가 필요하다”며 “어르신만 좋아하는 당이 아니라 청년이 지지하는 당, 청년 미래를 열어갈 수 있는 희망이 되는 그런 새로운 보수가 필요하다. 누군가는 총대를 메야한다”고 강조했다.

초선 의원들도 당권 도전 의사를 드러내고 있다. 김웅·윤희숙·박수영 의원과 이준석 전 최고위원 등이 후보군으로 거론된다.

당내 초선 중에는 김웅 의원이 가장 적극적으로 당권 도전 의사를 밝히고 있다. 그는 이번 보궐선거에서 나타난 2030세대의 지지를 이어가기 위해 젊은 기수론을 강조하고 있다. 반드시 초선 의원이 나서야한다는 주장이다. 다만 윤희숙 의원과 박수영 의원은 당 대표에 직접 출마하기 보다는 다른 초선 의원을 돕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3선의 윤영석(왼쪽) 의원과 초선의 김웅 의원도 다가오는 전당대회에서 당권 경쟁에 뛰어들 것으로 보인다.(사진=연합뉴스, 이데일리DB)


원내대표에 김기현 vs 권성동 vs 유의동

원내대표 경선에는 4선의 김기현 의원과 권성동 의원이 나설 것으로 보인다. 두 의원은 지난해부터 원내대표 도전을 기정사실화했다. 여기에 3선의 유의동 의원도 원내대표에 출마하기로 마음을 굳힌 것으로 알려졌다.

국민의힘은 전날(8일) 의원총회에서 차기 지도부 선출을 위한 전당대회 방식·시기 등에 대한 논의에 착수했다. 당대표 선거는 이르면 다음달 말, 늦어도 6월 초중순으로 예상된다.

새 지도부는 풀어야할 과제도 산적해 있다. 야권 재편 및 대통합과 대선후보 선출이다.

이에 일각에서는 전당대회 전 야권 통합논의가 선행돼야 한다고 주장했다. 당의 수장을 뽑는 것도 중요하지만, 지금은 정권교체를 위한 대통합과 쇄신에 꼬삐를 늦춰선 안 된다는 것이다.

정진석 의원은 이데일리와의 통화에서 “대선 국면으로 가기 위해서는 범야권 통합 논의에 즉시 착수해야 한다”면서 “통합논의가 전당대회 논의보다 선행되는 것이 이번 선거에서 나타난 위대한 민의에 순명(순순히 따르는)하는 길”이라고 말했다.

이어 “우리는 통합과 쇄신에 집중해야 한다. 절대 승리에 도취해선 안 된다”라며 “우리에게 다시 기회를 준 소중한 민의를 곱씹으면서 통합과 쇄신에 순명하고, 범야권 대통합의 단일 대오를 형성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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