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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수원, '내년 수명 끝' 원전 고리2호기 계속운전 절차 착수

김형욱 기자I 2022.04.05 13:27:13

한수원, 계속운전 위한 안전성평가 보고서 원안위 제출
2030년 전 끝나는 10기 계속운전 절차도 연내 착수할듯

[이데일리 김형욱 기자] 한국수력원자력(한수원)이 내년 설계수명이 끝나는 원자력발전소(원전) 고리2호기 계속운전(수명연장)을 위한 절차에 본격 착수했다.

윤석열 당선인이 원전 중심의 전력정책을 천명한 만큼 고리2호기를 시작으로 2030년까지 차례로 설계수명이 끝나는 원전 10개호기에 대한 논의도 5월10일 새정부 출범 후 본격적으로 이뤄질 전망이다.

한수원, 고리2호기 계속운전 위한 보고서 원안위 제출

5일 원자력안전위원회(원안위) 등에 따르면 한수원은 지난 4일 최근 고리2호기 주기적 안전성평가(PSR) 보고서를 원안위에 제출했다. 보고서는 수천 쪽 분량이며 안전성 평가와 관련한 14개 세부 사항으로 구성된 것으로 알려졌다.

고리원자력발전소 전경. 사진 속 원전은 신고리 1·2호기다. (사진=한국수력원자력)


PSR(Periodic Safety Review)은 원전 운영자(한수원)가 원자력안전법(이하 원안법) 및 그 시행규칙에 따라 10년마다 안정성을 종합 평가해 원자력안전위원회(원안위)에 제출하는 보고서다. 국내 원전 설계수명이 통상 30~40년인 만큼 2~3차례 받아오고 있다. 또 설계수명 후 영구정지 땐 이 보고서 제출이 필요 없지만 계속운전(수명연장)을 위해선 필수다.

1983년 국내 세 번째로 상업운전을 시작한 고리2호기는 2023년 4월8일 설계수명이 끝난다. 1년 내 계속운전 결정이 이뤄지지 않으면 앞선 고리 1호기·월성1호기처럼 영구정지한다.

고리2호기는 PSR 제출이 예정보다 늦어졌으나 계속운전 추진 일정에는 차질 없다. 원안법은 한수원이 원전을 계속운전하려면 설계수명 종료 5년 전부터 2년 전 사이에 PSR를 내도록 하고 있다. 한수원은 그러나 지난해 초 감사원 감사결과에 따라 경제성 평가 지침을 개발하느라 기한 내 PSR를 제출하기 어려워 원안위에 제출기한 연장을 요청했고, 원안위 역시 기한에 관계없이 접수하기로 했었다.

한수원은 PSR 심사가 끝나는 대로 역시 원안법에 따라 고리2호기 계속운전을 위한 변경허가신청서를 작성해 원안위에 제출할 예정이다. 원안위와 원자력안전기술원 심사까지 통과하면 고리2호기는 최소 10년 더 상업운전할 수 있다. 앞선 고리1호기 역시 설계수명 종료 후 영구정지에 앞서 10년 더 상업운전했다. 월성1호기 역시 논란 끝에 중도 영구정지했으나 설계수명 종료 후엔 10년 계속운전 허가를 받았었다.

한빛원자력발전소 전경. (사진=한국수력원자력)


2030년 전 설계수명 종료 10기도 계속운전 절차 착수할듯

정부는 고리2호기를 시작으로 설계수명이 끝나는 원전에 대한 계속운전 절차에 곧장 착수할 전망이다. 현재 국내에서 상업운전 중인 24기 원전 중 고리2호기를 시작으로 10기는 2030년 내 설계수명이 끝난다. △고리3호기(~2024년 9월) △고리4호기(~ 2025년 8월) △한빛1호기(~2025년 12월) △한빛2호기(~2026년 9월) △월성2호기(~2026년 11월) △월성3호기(~2027년 12월) △한울1호기(~2027년 12월) △한울2호기(~2028년12월) △월성4호기(~2029년 2월) 순이다.

원안법대로면 고리3호기는 당장 올 9월까지 PSR을 제출해야 하고 5년 이내에 설계수명이 끝나는 8기도 당장 올 연말부터 PSR을 제출할 수 있다.

윤석열 당선인은 원전을 기저발전원으로 삼아 국내 발전량 중 최대 35%(올 1월 기준 29.4%)를 맡기겠다는 공약을 내건 바 있다. 부지 선정 문제로 신규 원전 건설 조기 추진이 어렵다는 걸 고려하면 현재 짓고 있는 4기의 신규 원전 외에 설계수명 원전을 계속운전(수명연장)하는 게 가장 현실적 방안이다.

주무부처인 산업통상자원부는 앞선 3월24일 대통령직 인수위원회 업무보고에서 설계수명 종료 예정 원전에 대한 계속운전에 대해 논의한 것으로 알려졌다.

한덕수 국무총리 후보자 역시 지난 3일 인수위에서 기자들과 만나 원전 비중 30%대 유지 의지를 밝혔다. 특히 계속운전 여부를 결정하는 원안위 역시 정치권에 영향을 받지 않도록 그 전문성과 독립성을 강화하겠다고 했다.

국민의힘 윤석열 대선 후보가 지난 2021년 12월29일 오후 경북 울진군 신한울 3·4호기 건설중단 현장에서 탈원전 정책 전면 재검토와 신한울 3·4호기 건설 즉각 재개 등 원자력 공약을 발표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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