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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달에 40만원 지원했더니 아기들 두뇌활동 촉진”

장영은 기자I 2022.01.25 15:21:00

미국 6개 대학 연구진, 무작위 1000가구 대상 연구
月 2만원vs40만원 차등지원…아기 두뇌활동에도 차이
"현금 지원이 뇌 발달에 영향 미친다는 첫번째 연구"

[이데일리 장영은 기자] 미국에서 저소득 계층에 대한 유의미한 수준의 현금 지원이 아기들의 두뇌활동을 촉진시켰다는 연구결과가 나왔다.

(사진= AFP)


미국 6개 대학 연구진이 태어난 지 며칠 안 된 아기들을 둔 가정을 무작위로 모집해 두 집단으로 나눠 조사한 결과 매월 333달러(약 40만원) 가량의 현금을 지원받는 가정의 아기들의 두뇌활동이 더 활발한 것으로 나타났다고 뉴욕타임스(NYT)는 24일(현지시간) 전했다. 이번 연구 결과는 국립과학원회보(PNAS)에 실렸다.

이들은 갓 태어난 아기를 둔 연간 소득이 약 2만달러(약 2400만원)인 가정 1000가구를 모집한 후, 절반에게는 매달 가계 소득의 약 20%에 해당하는 333달러의 현금을, 나머지 절반에게는 20달러(약 2만4000원)를 지원했다.

이후 아기들이 1살이 됐을 때 뇌전도(EEG)를 이용해 뇌파 검사를 한 결과, 매월 333달러를 받은 가정의 아기들의 인지기능과 연관된 두뇌 활동이 더 활발한 것으로 조사됐다. 다만 해당 유아들의 인지기능이 실제로 더 나았는지는 확인할 수 없었다.

비록 그 차이가 그리 크지는 않았지만 이번 연구는 생후 첫 1년간의 보조금이 두뇌 활동과 같은 중요한 부분에 영향을 준다는 것을 보여줬으며, 미 정부의 사회 안전망 정책에 시사점을 제공할 수 있다고 NYT는 평가했다.

이번 연구를 이끈 미 콜럼비아대 내과의사이자 신경과학자인 킴벌리 G. 노블 박사 “돈 자체가 뇌 발달에 인과적 영향을 미친다는 것을 보여주는 첫 번째 연구”라고 자평했다. PNAS에 이번 연구에 대한 논평을 실은 르타 J. 파라 펜실베이니아대 신경학자는 “그다지 많지 않은 양의 지원금이라도 더 나은 두뇌 발달로 이어질 수 있다는 증거를 보여준 큰 과학적 발견”이라고 강조했다.

하버드대학의 연구자인 찰스 A. 넬슨은 아기들이 추후 인지능력 테스트를 받기 전까지는 현금 지원의 효과를 단언하기 어렵다며, 연구에서 확인한 활발한 두뇌활동이 더 높은 인지 능력으로 항상 연결되는 것은 아니라고 지적했다.

‘아기의 초년’(Baby’s First Years)으로 명명된 이번 실험에서 지원금은 부모의 노동 상태와는 무관하게 지급됐으며, 보조금은 아기가 4살이 될 때까지 계속 지급될 예정이다. 연구자들은 이번 연구와 관련해 추가 실험도 계획하고 있다.

연구자들은 지원금이 어떻게 아기들의 두뇌 발달을 변모시켰는지를 밝히기 위한 작업도 진행 중이다. 보조금으로 더 나은 식품을 구입하거나 더 좋은 의료 서비스를 선택했을 수 있고, 현금 지원이 부모의 스트레스를 낮춰주거나 엄마들이 일을 덜하면서 아이들과 시간을 더 보냈을 수 있을 것으로 추정된다.

한편, 조 바이든 행정부는 아동당 월 최고 300달러의 세액을 공제하는 방식으로 한시적인 아동 보조금을 지원했으나 이번 달 만료됐다. 2000조원이 넘는 사회복지성 예산 법안이 의회에 발이 묶였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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