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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학연기 피해농가 살린다…서울학생 86만명에 식재료 쿠폰 지급(종합)

양지윤 기자I 2020.05.07 13:40:43

모바일쿠폰 6만원, 농협몰포인트 4만원 등 10만원 지급
“개학연기로 판로 잃은 농가, 경제부담 학부모 지원”
"저소득층 학생 2만5000명 중복 무릅쓰고 다른 지원 검토"

[이데일리 양지윤·신중섭 기자] 서울 지역 모든 학생이 10만원 상당의 식재료 꾸러미를 제공받게 된다. 등교개학 연기로 사용하지 않은 무상급식 예산 등을 활용해 급식 중단으로 경영난을 겪고 있는 농가와 급식업계를 돕고 학생 가정의 경제적 부담도 덜어주자는 취지다.

박원순 서울시장과 조희연 서울시교육감이 7일 오전 서울 중구 서울시청 브리핑룸에서 서울시교육청·서울시·자치구가 함께하는 ‘학생 식재료 꾸러미 지원’ 사업 추진을 발표를 마친 후 취재진 질문을 듣고 있다.(사진=뉴스1)


서울시교육청과 서울시, 자치구는 7일 오전 서울시청에서 브리핑을 열고 서울 전 학생에게 친환경 농산물과 각종 식재료를 지원하는 서울형 ‘학생 식재료 꾸러미’ 사업을 추진한다고 밝혔다.

이번 사업은 거듭된 개학연기와 온라인 개학으로 학교급식이 중단되면서 경영난을 겪고 있는 학교급식 업계와 학부모의 경제적 부담을 줄여주기 위해서 마련됐다. 지원 대상은 서울 지역 모든 학생으로 초·중·고, 특수·각종학교 1335개교 86만명의 학생이 10만원 상당의 바우처를 지급받게 된다. 바우처는 학생 1인당 지급하는 만큼 다자녀 가구의 경우 학생수에 따라 받을 수 있다.

우선 친환경 쌀(3만원)과 식재료 꾸러미(3만원)로 구성된 6만원 상당의 모바일 쿠폰이 기본 제공된다. 학부모 스마트폰으로 모바일 쿠폰을 발송하면 휴대폰 인증 후 배송지를 입력하는 방식이다. 나머지 4만원 상당은 농협몰 포인트로 제공해 학부모가 식재료를 선택 구매할 수 있도록 했다. 스마트폰이 없는 가정은 자녀의 학교에서 직접 주소지를 제공받아 3만원 상당의 친환경 쌀과 7만원 상당의 꾸러미를 바로 배송할 계획이다.

예산은 860억원을 투입한다. 무상급식 지원대상인 초·중·고2~3학년, 특수·각종학교 78만5000여명을 대상으로는 등교개학 연기로 사용되지 않은 무상급식비 785억원을 통해 지원한다. 교육청, 서울시, 자치구가 5:3:2로 분담한다.

무상급식비가 지원되지 않는 고1학년, 서울체육중·고, 여명학교 등의 학생 7만5000여명은 75억원의 추경예산을 편성해 지원한다. 오는 8일까지 열리는 제293회 서울시의회 임시회에서 ‘코로나19 위기대응 식재료지원’ 추경예산 심의를 통해 사업비를 확보할 계획이다.

또 이번 지원대상에 포함되지 않은 저소득층 학생 2만5000명에 대한 지원방안도 마련하기로 했다. 저소득층 학생들은 온라인 개학 기간 중식비를 지원받아 이번 대상에는 포함되지 않았다. 조희연 서울시교육감은 “중복지원을 무릅쓰고 지원하는 것을 원칙으로 다른 지원방안을 검토하겠다”고 말했다.

시교육청은 농협경제지주와 꾸러미 구성, 포장, 배송 등 세부추진방안을 논의할 예정이다. 시교육청 관계자는 “86만개의 꾸러미를 위해서는 대량 공급물량 확보가 필요하므로 학생 가정에 배송되기까지 약 두 달 정도의 기간이 소요될 예정”이라고 밝혔다. 오는 7월까지만 사용할 수 있는 농협몰 포인트의 경우 이달 급식 예산 등을 고려해 추후 소멸 여부 등을 결정할 방침이다.

조 교육감은 “학생 식재료 바우처 사업은 학교급식 중단으로 판로를 잃은 생산자와 학교급식업계를 지원하고, 학부모의 경제적 부담을 조금이나마 덜어드릴 수 있도록 교육청과 서울시, 자치구가 상호 협력해 결정한 것”이라며 “이번 대책 후에도 학생들의 건강과 안전한 학교생활을 위한 모든 사항에 대해 긴밀하게 협력할 것”이라고 했다.

김영종 서울특별시구청장협의회장(종로구청장)은 “재난과 싸우는 시민들이 골목 하나 차이로 다른 기준을 적용받지 않도록 시와 긴밀하게 협력해 대응해 나가겠다”고 약속했다.

박원순 서울시장은 “코로나19로 학교급식 식재료 공급이 중단되면서 친환경 농산물 생산 농가의 어려움이 막대하다”며 “5월부터는 본격적인 친환경 농산물이 출하되는 시기인 만큼 더 큰 피해가 예상된다”고 말했다. 이어 “농가와 급식단체의 고통을 분담하고 학부모의 경제적 부담이 경감되도록 시, 구,교육청이 뜻을 모아 최선을 다해 추진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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