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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발 저리고 무뎌지는 증상 지속되면 말초신경장애 의심해야

이순용 기자I 2021.04.02 16:05:33

진단 까다로워 25%는 방치 … 최신 전기자극치료 증상 개선 도움

[이데일리 이순용 기자]50대 중반의 직장인 A씨는 올해 초부터 양팔이 저리고 힘을 줄 수 없어 컴퓨터 키보드를 치거나 마우스를 움직일 힘조차 없는 상태가 됐다. 5년 전 팔의 통증으로 비타민주사 치료를 받은 적이 있었지만 이후 별다른 이상이 없어 안심하던 차에 지난해 폐암 진단을 받고 항암치료를 하면서 증상이 다시 악화되면서 저리고 아픈 증상으로 인해 잠을 설치는 지경에까지 이르렀다. 기본적인 일상생활과 업무조차 어려워진 A씨는 말초신경장애라는 진단을 추가로 받았다. 이후 전기자극요법으로 2주가량 치료를 받으면서 좌측 팔에 힘이 들어가고 우측 팔도 상태가 호전되는 양상이다.

대부분의 사람들은 손발이 저리고 힘을 주기 어려운 증상이 나타나면 가장 먼저 혈액순환 장애를 떠올린다. 하지만 저리고 힘을 줄 수 없는 상태를 넘어 통증까지 느껴지는 상태가 지속된다면 단순한 혈액순환 장애가 아닌 말초신경장애를 의심해 볼 필요가 있다.

말초신경계는 중추신경과 손, 발, 팔, 다리 등 말초를 연결하는 중추신경계 이외의 것을 말한다. 전세계적으로 10만명 당 77명 정도에서 말초신경장애가 발생하며 연령이 높을수록 발생 가능성도 상승한다.

심영기 연세에스의원 원장은 “말초신경장애는 손발의 감각이 무뎌지는 증상 때문에 혈액순환장애로 오인하는 경우가 많지만 혈액순환장애는 손끝발끝에 통증이 나타나고 차가운 물에 담그면 희게 질리며 통증이 심해지는 반면 말초신경장애는 통증 외에 화끈거림·저림·시림 등 다양한 이상 감각이 함께 느껴지며 따뜻한 곳에서도 말초에 먹먹하고 무딘 느낌이 유지되는 등 증상에 차이가 있다”고 말했다.

말초신경장애를 초래하는 원인은 매우 다양하다. 말초신경 자체가 눌리거나 외상을 입었을 때 또는 비타민 부족과 영양결핍, 당뇨병 등 대사질환이 있는 경우에 발생 가능성이 높다. 또 면역체계에 이상이 생겼거나 약물이나 독소에 중독됐을 경우, 한 가지 자세를 장시간 유지하고 있을 경우에 신경이 압박을 받아 발생하기도 한다.

말초신경장애가 발병하면 감각저하와 저림, 화끈거림과 함께 통증을 호소하는 경우가 많다. 근육이 약화돼 물건을 쥐는 힘이 떨어지고 걷기가 어렵다. 더욱이 적절히 치료하지 않고 방치하면 운동신경까지 손상돼 물건을 집거나 단추 또는 지퍼잠그기, 열쇠로 문 열기 등 세밀한 동작을 하는 데 애를 머근다. 더욱 악화되면 근육이 손상돼 걷기나 균형을 잡고 일어서는 것조차 힘들어진다. 자율신경계로 파급되면 자리에서 일어나거나 앉을 때 심한 어지러움을 느끼고, 체온이 조절되지 않아 땀이 흐르지 않으며, 대소변 기능과 성기능에도 문제가 나타날 수 있다.

말초신경장애는 국소 부위에만 나타나는 단일신경병에서부터 광범위하게 이상을 초래하는 다발신경병까지 다양하다. 예컨대 단일신경병은 손목의 신경이 눌려 나타나는 손목터널증후군, 종아리의 신경이 손상돼 생기는 종아리신경병 등이 대표적이다.

다발신경병은 당뇨병, 항암치료, 면역계 이상, 갑상선저하증, 류마티스,비타민 등 영양결핍, 고지혈증,고혈압, 흡연 등이 원인이 돼 전신에 퍼진 말초신경 이상이다. 대부분 발끝에서 저린 감각이 시작돼 위쪽으로 올라온다. 발목과 종아리가 저릴 때 손끝도 저리기 시작하며 양손 양발이 대칭을 이루며 증상이 같이 나타나는 경우가 많다.

이처럼 말초신경장애는 환자의 삶의 질을 저하시키고 다양한 질병을 초래하지만 진단이 매우 까다롭다. 우선 신경전도검사·근전도검사를 실시해 신경병증이 침범하는 신경의 위치를 파악히거 신경기능 손상 정도를 평가하게 된다. 다발성 말초신경손상일 경우 혈액검사, 소변검사 등을 통해 원인질환을 찾으며 경우에 따라 여러 특수검사가 필요하다. 그러나 이같은 검사를 받아도 환자의 25~30% 정도는 원인을 찾지 못할 만큼 진단이 난해하다.

말초신경장애는 진단도 어렵지만 설령 진단을 받더라도 치료가 어렵기는 마찬가지다. 아직까지 말초신경 손상에 대한 재생치료가 제대로 이뤄지지 못해서다. 물론 기존 영양요법·운동요법·재활치료 등이 시행되고는 있으나 뚜렷한 증상 개선을 기대하기는 어렵다.

이런 상황에서 최근 손상된 신경에 전기자극을 가해 말초신경의 손상을 개선하는 호아타요법이 돋보이는 효과를 내 주목받고 있다. 이 치료는 고전압 미세전류를 인체에 흘려보내 이상이 발생한 신경세포에 자극을 가해 대사를 촉진하고 신경의 회복을 돕는 치료다.

기존 전기자극기인 경피적전기신경자극기(TENS)보다 더 깊은 부위까지 작용해 신경세포 내에 존재하는 림프찌꺼기를 제거해 신경을 재생시키고 손상을 치료하며 감각을 회복시켜주는 효과가 있다. 말초신경장애 증상의 정도와 부위에 따라 치료기간이 오래 걸리기는 하지만 호전되는 경우가 많다.

말초신경장애 역시 치료보다는 예방에 노력을 기울이는 게 우선이다. 심 원장은 “당뇨병, 고혈압, 고지혈증 등 기저질환을 갖고 있다면 더욱 철저한 관리가 필요하며 말초신경에 해가 되는 음주‧흡연을 삼가는 등 생활습관을 개선해야 한다”며 “신경을 누를 수 있는 잘못된 자세를 고치고 손목 또는 종아리 등 많이 사용하는 부위는 자주 스트레칭을 해주면 예방에 도움이 된다”고 조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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