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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약된 일감몰아주기 규제..'귀족주' 이미지 더 굳혀

김세형 기자I 2014.09.23 16:39:03

SKC&C, 신사업 진출로 규제 돌파..성장주 이미지 부각
현대글로비스, M&A 등 가능성 고조..3인방 약세에도 강세

[이데일리 김세형 기자]올초 시행된 일감몰아주기금지법이 관련주에 오히려 보약이 되고 있다. 해당 기업들이 신사업 진출과 인수합병 등을 통해 적극 돌파 전략을 택하면서 성장에 목마른 증시에 오히려 신성장주로 부각되고 있다. 또 오너가가 지분을 갖고 있다는 ‘귀한 신분’이라는 이미지를 더욱 굳혀주고 있다.

23일 마켓포인트에 따르면 SKC&C는 이날 3.1% 상승한 23만2500원에 거래를 마치면서 다시금 사상최고가를 경신했다. 지난 5월 시작된 사상최고가 행진이 4개월째 이어지고 있다.

SKC&C는 최태원 SK그룹 회장이 대주주로 있는 회사이자 그룹내 최상위지배회사다. 향후 자회사이면서 그룹을 지배하는 지주회사 (주)SK와 합병이 예상되면서 태생적으로 성장의 운명을 지닌 회사이기도 했다. 지난해부터 중고차와 반도체 유통 부문으로 영역을 넓힌 것은 그 운명을 증명해 보인 셈이다.

그런데 이런 성장에 불을 당긴 것이 아이러니하게도 정부의 대기업집단 계열사간 일감몰아주기 규제였다. 수혜를 보는 계열사들이 대기업 오너들이 대주주로 있던 탓에 땅짚고 헤엄치기식으로 승계 자금을 마련하거나 재산을 불린다는 여론이 비등해진 데 따른 것이었다.

올해 2월 법 시행을 앞두고 대기업들은 해당 계열사들이 규제에서 빠져 나갈 수 있도록 각종 작업을 진행했다. 인수합병을 통해 대주주 지분율을 낮추거나 아니면 내부거래물량 확보 차원에서 사업양수도 혹은 신사업 진출에 나선 것이다. 지난해 삼성에버랜드의 옛 제일모직 패션사업부 양수도 그 일환으로 꼽힌다.

하지만 7개월이 지난 현재 오히려 프리미엄이 붙는 결과를 가져 왔다. 앞서 SKC&C가 대표적이다. CJ그룹 지주회사 CJ도 수혜를 입는 주식으로 분류할 수 있다.

지난 22일 CJ시스템즈와 CJ올리브영이 합병을 결의했다. CJ시스템즈는 이재현 그룹 회장이 31.9%의 지분을 보유한 회사로 일감몰아주기 규제대상이나 이번 조치로 지분율이 22.7%로 낮아지면서 규제에서 벗어날 수 있게 됐다. 주식시장에서는 이날 합병에 따른 계열사 가치가 부각되면서 CJ 주가가 장중 52주 신고가를 경신했다.

현대글로비스는 더더욱 빼놓을 수 없다. 정의선 부회장이 최대주주인 회사로서 최근 그룹의 한전부지 낙찰 이후 현대차와 기아차 등 주력 3인방이 약세를 보이는 가운데서도 오히려 꿋꿋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 역시 일감몰아주기 규제에서 자유롭지 못하기 때문이다. 글로비스는 해운업 강화를 돌파 전략으로 내놓은 상태.

임은경 삼성증권 연구원은 “해운업 강화를 위해서든 계열사 지배구조 재편을 위해서든 앞으로 기업가치를 변화시킬 만한 M&A 등과 같은 이벤트가 발생할 가능성이 있어 오버슈팅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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