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진핑, 떠나는 메르켈과 통화 “오랜 친구…계속 지지해주길”

신정은 기자I 2021.10.14 12:30:50

中공산당 기관지 인민일보 1면 보도
"중국 대문은 언제나 당신에 열려있어"
김대중·박근혜 처럼 '라오펑여우' 칭호

사진=인민일보 캡쳐
[베에징=이데일리 신정은 특파원]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 주석이 퇴임을 앞둔 앙겔라 메르켈 독일 총리를 화상으로 통화를 하고 “오랜 친구를 잊지 않을 것”이라면서 양국 관계 발전을 높게 평가했다.

14일 중국 공산당 기관지 인민일보는 시 주석과 메르켈 총리가 전날 화상으로 통화를 했다면서 “우호적인 분위기 속에서 중국과 독일 관계, 중국과 유럽 관계의 발전을 돌이켜보고 관련 문제에 대해 깊이 있게 의견을 교환했다”고 1면 머리기사로 실었다.

시 주석은 메르켈 총리에 “우리는 ‘라오 펑여우’(老朋友·오랜 친구)를 절대 있지 않을 것”이라며 “중국의 대문은 언제나 당신에게 열려있다. 중·독 관계, 중·유럽 관계 발전에 계속 관심과 지지를 바란다”고 말했다.

중국에서 ‘라오 펑여우’는 정확한 정의가 있는 건 아니지만 보통 오랜 인연을 가진 신뢰 관계가 있는 사람을 지칭할 때 쓰인다. 중국은 자국과 깊은 친교를 맺거나 정치이념 등에서 동질감이 깊은 외국 지도자를 이렇게 부르는데 한국 지도자로는 김대중 전 대통령, 박근혜 전 대통령 등이 대표적이다.

시 주석은 “중국과 독일이 각각 발전하면서 세계 경제에도 크게 기여했다”며 “이는 국가 간 제로섬 게임을 피하고 호혜 상생할 수 있다는 것을 증명한다”고 강조했다.

시 주석은 또한 “내년은 중국과 독일의 수교 50주년”이라며 “중국은 독일과 고위층 교류를 유지하며 상호 이해와 인민의 우의를 증진하고 에너지 구조 전환, 친환경과 디지털 경제 등 분야에서 협력하기를 원한다”고 밝혔다.

중국과 유럽 관계에 대해서 시 주석은 “양측은 더 넓은 차원에서 서로를 바라보고 객관적·전면적으로 상대를 인식하며 이성적·건설적으로 차이를 처리해야 한다”며 “유럽 측이 유럽연합의 이익과 국제사회의 단결을 보호하고, 중국 등 다른 국가와 함께 평화 발전의 문제를 해결하는 데 힘쓰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이는 미중 간 갈등에 있어 유럽연합이 반중 노선을 걷지 않길 희망하는 마음을 반영한 것으로 보인다.

메르켈 총리는 자신의 총리 재임 중 중국이 빠르게 발전했고 국력도 예전과 같지 않다며 높이 평가하고 “유럽연합은 독립적이고 자주적으로 중국과의 관계를 발전시켜야 한다. 유럽과 중국이 각종 복잡한 요소를 극복하고 계속 발전할 것으로 믿는다”고 말했다.

메르켈 총리는 아울러 “독일은 중국과 양자 및 다자간 협력을 강화해 세계적인 도전에 공동으로 대처하기를 원한다”며 “독일과 중국, 유럽과 중국의 이해와 협력을 위해 적극 노력하겠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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