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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력 저하·월경불순의 원인이 ‘뇌하수체 종양’이라고?

이순용 기자I 2021.06.11 16:27:51
[이데일리 이순용 기자]뇌하수체는 신체 내 모든 호르몬 분비 조절에 관여하는 중요한 기관이다. 뇌하수체에 종양이 생기면 특정 호르몬이 비정상적으로 증가하거나 감소하고, 종양이 주변 신경을 압박해 문제가 생길 수 있다.

뇌하수체 종양은 전체 뇌종양의 10~15%를 차지하는 흔한 질환이다. 수십 년 전에는 시력 장애가 병원을 방문하는 가장 주된 이유였으나 오늘날에는 무월경, 불임, 성욕 감퇴 등 성선기능 장애로 병원을 방문하는 경우가 많다. 종양이 자라면서 주변 구조에 국소 압박을 가해 두통, 시야장애가 발생할 수 있다. 호르몬 이상의 경우, 종양에 의해 정상 뇌하수체 조직이 파괴되어 나타나는 기능저하 증상과 종양에 의해 호르몬이 과다 분비되면서 나타나는 증상이 있다.

뇌하수체 선종은 뇌하수체 종양의 90% 이상을 차지하며, 크게 호르몬 과다 분비와 관련이 있는 ‘기능성 뇌하수체 선종’, 호르몬 분비와 관련이 없는 ‘비기능성 뇌하수체 선종’으로 나뉜다. 기능성 선종에는 ▲유즙분비호르몬 분비 선종(프로락틴선종) ▲성장호르몬 분비 선종(말단비대증) ▲부신피질호르몬 분비 선종(쿠싱병) 등이 있다.

그 중 가장 흔한 것이 ‘유즙분비호르몬 분비 선종(프로락틴선종)’으로 전체 뇌하수체 선종의 35~40%를 차지한다. 프로락틴선종에 의한 증상으로 여성은 무월경 및 불임, 유루증, 남성은 성욕 감소와 발기불능이 있으며, 종양의 크기에 따라 두통, 시야 장애가 나타날 수 있다. 대개 약물 치료에 반응이 좋아 프로락틴을 낮출 뿐 아니라 종양의 크기도 줄인다.

고려대구로병원 내분비내과 노은 교수는 “프로락틴선종은 난임 치료를 받다가 알게 되어 뒤늦게 내분비내과를 찾는 경우가 많다”며 “월경불순 혹은 무월경이 생기거나 임신이 어려울 경우 내분비내과를 방문해 프로락틴 검사를 해야 한다”고 말했다.

성장호르몬 분비 선종(말단비대증)은 전체 뇌하수체 선종의 약 15~20%를 차지하며, 30대 및 40대에서 가장 많이 발견된다. 말단비대로 인해 머리, 턱 등이 커지면서 얼굴 모습이 변하고, 피부는 두꺼워지고 주름살이 깊어진다. 고혈압, 당뇨병, 종양 발생의 빈도가 높고, 종양 자체에 의해 두통, 시야 결손이 나타날 수 있다. 말단비대증 환자에서 사망률이 약 3배 증가하는데, 주로 심혈관질환에 의한다. 치료하지 않는 경우 합병증 및 사망률이 크게 증가하기 때문에 가능한 빨리 치료를 시작해야 하고, 종양제거 수술이 일차적 치료이다.

부신피질호르몬 분비 선종(쿠싱병)은 스트레스에 반응하는 호르몬인 코르티솔을 과다 분비시켜 발생하며 뇌하수체 선종의 약 10~15%을 차지한다. 월상안, 물소혹, 중심비만 등 특징적인 외양을 보이고 피부가 얇아지면서 쉽게 멍이 든다. 무월경과 성기능 감소, 근위축에 의한 쇠약감, 고혈압, 당뇨병, 골다공증 등이 잘 발생하므로, 쿠싱병이 진단되면 수술적 절제가 필요하다.

뇌하수체 종양의 위치, 형태를 보기 위한 영상 검사로는 자기공명영상(MRI)이 가장 유용하고, 시야 결손 여부는 시야검사로 확인한다. 호르몬 과다분비 또는 뇌하수체 기능저하를 동반하는 경우가 많으므로 뇌하수체 호르몬에 대한 충분한 평가가 반드시 필요하다.

노은 교수는 “뇌하수체 종양은 종양에 대한 수술적 접근 뿐 아니라, 호르몬 분비와 관련한 내분비내과적 측면을 종합적으로 고려해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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