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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글 기침에 '멜론·네이버웹툰' 가격 오른다

김현아 기자I 2020.09.22 12:41:28

멜론 애플앱스토어에선 1.5만원, 구글플레이는 1.2만원
네이버웹툰, 애플에선 쿠키 10개 1200원, 구글에선 1000원
대부분의 앱, 인앱결제 강제하는 애플이 더 비싸
구글, 애플따라 인앱결제 강제(수수료 30%인상) 추진
소비자 가격인상 불가피

[이데일리 김현아 기자]
▲구글 플레이 로고


구글이 내년 8월부터 자사 앱 백화점(마켓)인 구글플레이에서 유통되는 모든 앱에 자사 결제(인앱결제)를 의무화하면서 수수료도 30%로 인상할 예정인 가운데, 안전지대였던 음악이나 웹툰·웹소설 앱 가격이 덩달아 인상될 우려가 크다.

구글은 게임 분야에 한정해 인앱결제 의무화와 수수료 30%를 적용해왔지만 음악, 웹툰, 클라우드앱 등 모든 분야로 확대할 방침이기 때문이다.

이리되면 애플앱스토어를 이용할 때보다 구글플레이 이용시 각각 20%, 17% 저렴했던 멜론이나 네이버웹툰 등 국내 콘텐츠 가격도 애플 수준으로 인상될 가능성이 커진다.

멜론·네이버 웹툰 등 대부분의 앱, 애플이 더 비싸

22일 업계에 따르면 국내 1위 음악 서비스인 멜론(30일권·스트리밍플러스 상품)은 구글플레이에서 결제하면 1만2540원이나 애플스토어에선 1만5000원으로 애플이 비싸다.

국내 1위 웹툰인 네이버웹툰도 구글플레이에서 앱을 깔아 네이버웹툰 앱의 쿠키샵에서 결제하면 쿠키 10개에 1000원인데 애플스토어에선 쿠키 10개에 1200원으로 애플이 비싸다.

▲네이버웹툰을 구글플레이에서 깔아 쿠키샵에서 결제할 때 모습. 쿠키 10개가 1000원이다.
▲애플앱스토어에서 제공하는 네이버웹툰 정보. 앱 내 구입(인앱결제)만 가능하고 쿠키 10개가 1200원이다.


애플앱스토어에서 앱을 다운받아 결제(인앱결제)를 했을 때 구글플레이에서 다운받아 결제할 때나 웹에서 결제할 때보다 비싼 것은 다른 곳도 마찬가지다.

유튜브프리미엄(1개월)도 애플에선 1만1500원, 구글은 8960원이고 카카오페이지 대여권 10개(1800캐시충전)도 애플 2400원, 구글 1800원, 지니음악감상(1개월)도 애플 9900원, 구글과 원스토어 9240원이었다.

생산성 소프트웨어 분야도 네이버클라우드 100GB(1년)가 애플에선 4만4000원, 구글과 원스토어는 3만9600원이어서 애플 앱스토어에서 다운받는게 비싸다. 인터넷 업계 관계자는 “국내 1위 멜론이나 글로벌 판매량이 많은 네이버웹툰이 구글 정책 변경 시 가장 큰 타격을 받을 것”이라고 말했다.

▲21일 열린 스타트업얼라이언스 주최 세미나 사진


구글도 애플따라 하면 가격 인상 불가피


이는 구글과 애플의 앱수수료 정책이 다르기 때문이다. 구글은 네이버페이 등 외부 결제를 인정하는 반면, 애플은 인앱결제만 허용한다. 또, 수수료도 애플은 30%로 구글보다 비싸다.

즉 구글의 앱마켓 정책이 애플과 유사해지면 구글플레이에 올라간 국내 앱들의 결제 비용이 애플 수준으로 증가할 가능성이 크다.

어제(21일) 스타트업얼라이언스가 홍정민 의원(더불어민주당)과 개최한 ‘인앱결제를 강제하려는 구글과 디지털 주권’ 토론회에서 정윤혁 고려대 미디어학부 교수는 500여명 이용자 설문조사 결과를 발표했다.

이들은 한 달 평균 모바일 앱에 2만80원을 지출했고 모바일게임(53.9%), 음원스트리밍(45.3%), 동영상스트리밍(31.3%) 순으로 인앱 결제를 사용한 경험이 있었다.

▲구글 인앱 결제 관련 이용자 설문 조사 결과 중 일부(출처: 고려대 정윤혁 미디어학부 교수)


이용자들, 구글 정책 바뀌면 요금 인상 우려

모바일 콘텐츠 요금 인상과 관련해 △20% 미만일 때 계속 사용하겠다는 응답은 10.3%, △10% 미만일 때 계속 사용하겠다는 응답은 78.3%를 기록해, 구글이 인앱결제를 강제하고 수수료를 30% 인상해도 국내 콘텐츠 개발사들이 요금을 많이 올리기 어렵다는 현실이 확인됐다.

또한 콘텐츠 요금이 오르면 △앱을 삭제한다(37.8%) △다른 앱을 탐색한다(33.3%)△할인 플랫폼을 탐색한다(21.9%)는 의견이 다수여서, 특별한 조치를 취하지 않겠다(8.9%)보다 훨씬 많았다.

이번 설문에서는 구글의 30% 수수료 인상에 대해 △ 많다고 생각하는 응답자가 전체의 86.7%를 차지했고 △구글의 정책 변경이 공정하지 않다는 응답자도 59.8%였다.

구글의 인앱 결제 강제 이후 △국내 기업에게 추가로 부당한 요구를 할 것 같다는 응답도 67.1%를 차지해 △그렇지 않다는 응답(9.7%)의 6.9배에 달했다.

정윤혁 고려대 미디어학부 교수는 “소비자들은 수수료 및 요금 책정에 대해 기업들만큼 잘 알지는 못하지만 (구글의 인앱결제 확대시)가격 인상에 대해 불안감을 갖고 있었다”며 “인앱결제 강제는 소비자 후생 감소로 이어진다는 사실이 확인된 셈”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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