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외펀드 印·日·中 '삼국지' 떴다

[이데일리 김기훈 기자] 올 들어 해외 주식형펀드에서 자금 이탈이 잇따르는 와중에도 인도와 일본, 중국 등 아시아 3개국에 투자하는 해외 주식형펀드들이 선전하며 주목받고 있다. 이들 3개국 증시는 자국 정부의 경제정책을 발판으로 뚜렷한 상승세를 달리고 있다.

1일 펀드평가사 KG제로인에 따르면 인도와 일본, 중국 펀드 모두 3, 6개월 수익률이 같은 기간 전체 해외 주식형펀드 평균 수익률을 크게 웃돌고 있다. 6개월 수익률에선 인도 펀드가 가장 앞선다. 인도 펀드의 6개월 수익률은 17.50%로, 전체 평균 수익률인 6.21%를 11%포인트 넘게 웃돈다.

일본 펀드는 3개월 수익률에서 가장 뛰어나다. 일본 펀드의 3개월 수익률은 7.12%로 전체 평균 수익률인 2.48%를 3배 가까이 앞서고 있다.

중국 펀드의 3, 6개월 수익률은 각각 5.52%, 7.99%로 이들에 비해선 다소 낮지만 연초의 부진을 탈피하면서 빠르게 회복세를 타고 있다. 특히 중국 펀드는 투자자들의 환매가 잇따르면서 연초 이후 전체 해외 주식형펀드 자금 유출분(2조4039억원)의 60%에 해당하는 1조4548억원이 빠져나갔음에도 성과 면에서는 양호한 편이다.

개별 펀드들의 성적표도 놀라운 수준이다. 상장지수펀드(ETF)를 제외한 18개 인도 펀드 중 거의 90%에 달하는 16개 펀드의 6개월 수익률이 10%를 넘고 있다. 6개월 수익률이 20%를 넘는 펀드만 무려 4개에 달한다. ‘신한BNPP봉쥬르인디아자(H)[주식](종류A 1)’과 ‘미래에셋인디아인프라섹터자 1(주식)종류A’가 각각 25.46%, 25.19%로 가장 좋다.

3개월 수익률이 돋보이는 일본 펀드 중에선 ‘하이일본1.5배레버리지자 H[주식-파생재간접]C-F’가 최근 3개월간 12.08%의 수익률을 올리며 뛰어난 성과를 자랑했다. 중국 펀드는 3개월 수익률에선 ‘미래에셋차이나A레버리지1.5(주식-파생재간접)종류A’가 21.80%의 수익률로 1위, 6개월 수익률에선 ‘KB중국본토A주자(주식)A’가 20.83%의 수익률로 가장 좋은 성적표를 기록하고 있다.

3개국 증시는 최근 가파른 상승세다. 인도 증시는 6개월 새 19% 넘게 뛰었다. 이 기간 중국 증시와 일본 증시도 각각 10%, 16%가량 올랐다. 코스피가 2.5% 남짓 오른 것과 비교하면 두드러진 상승세다.

정부 주도의 경제정책이 이들 국가 증시를 부양하고 있다. 인도는 10년 만의 정권 교체에 성공한 나렌드라 모디 총리가 강력한 경기 부양책을 펼치며 자국 증시로 외국인 투자자들을 끌어모으고 있다. 일본 역시 ‘아베노믹스’로 대표되는 부양책이 부작용에 대한 우려 속에서도 아직 효과를 발휘하고 있다.

중국은 부양에 초점을 맞춘 두 국가와 달리 구조조정을 통한 안정적 성장에 무게중심을 실으며 속도 조절을 하는 모습이지만 근래 중국과 홍콩 간 주식 직접거래를 허용하는 후강통에 대한 기대감이 주가를 끌어올리고 있다.

박성현 한화투자증권 투자전략팀장은 “아시아 이머징 국가들의 자산시장은 탄탄한 내수 성장성과 정책적 노력에 힘입어 글로벌 시장보다 나은 모습을 지속적으로 나타낼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