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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진해운 '새선장' 석태수 대표..한진그룹 입김 강화

정태선 기자I 2013.11.29 18:29:19

조양호 회장 측근 석태수 한진 대표 내정
한진그룹 지원 속도 낼 듯

[이데일리 정태선 기자] 자금난을 겪고 있는 한진해운이 새로운 대표이사로 한진그룹내 핵심임원인 석태수 ㈜한진 대표(사진)를 내정했다. 이번 인사로 최은영 한진해운 회장의 독자적인 입지는 좁아지고 한진그룹의 입김이 더 크게 작용할 것으로 보인다. 대신 한진해운의 유동성 위기 탈출을 위한 그룹내 지원은 더 속도를 낼 것이란 전망이다.

한진해운(117930)은 김영민 전 사장의 후임으로 석태수 ㈜한진 대표를 내정했다고 29일 밝혔다. 석 대표는 내년 3월 이사회와 주주총회의 승인을 거치면 정식 대표이사 사장으로 선임된다. 한진해운은 “석 대표가 대한항공(003490)과 ㈜한진에서 쌓은 물류산업에 대한 풍부한 경험과 ㈜ 한진 대표로 근무하며 실현한 우수한 경영 실적을 높이 평가해 신임 사장으로 영입했다”고 설명했다. 석 사장은 서울대 경제학과와 메사추세츠 공과대학(MIT) 경영대학원을 졸업하고 1984년 대한항공에 입사, 경영기획실장과 미주지역 본부장을 지냈으며, 2008년 3월부터는 ㈜한진 대표를 맡아왔다.

최은영 한진해운 회장은 시숙인 조양호 한진그룹 회장과 수차례 논의 끝에 석 대표가 위기를 극복하고 경영정상화를 달성하는데 적임자라고 의견을 모아 결정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따라 한진해운에 대한 한진그룹의 지배력이 더 강화될 업계에서는 보고 있다. 조 회장이 최측근으로 주요 계열사인 한진의 석 대표를 한진해운 최고경영자(CEO)로 내려보냈다는 것. 물류 업체인 한진은 한진그룹의 주요 계열사 중 하나이며 정석기업 및 조 회장과 가족들의 지분이 26% 가량인 회사다. 여기서 석 대표는 조 회장과 나란히 공동대표이사를 맡아왔고, 한진그룹이 2대 주주로 있는 S-Oil에도 조 회장과 함께 등기임원이다. 그룹내에서도 초고속 승진과 함께 핵심 보직을 두루 경험한 인물로 평가받고 있다.

석 대표는 2008년에는 신세계 드림익스프레스(현 세덱스) 인수를 주도하기도 했으며, 2008년 ㈜한진 대표로 취임할 당시 8500억 원대였던 매출을 2년 만에 1조 원대로 만들고, 작년엔 1조2000억 원대로 키워 경영성과로 인정받고 있다.

한진해운의 유동성 위기 탈출에 조양호 회장과 한진그룹이 더 적극적으로 나설 것이란 관측도 나온다. 대한항공은 지난달 30일 한진해운홀딩스가 보유한 한진해운 주식38.08% 중 15.36%(1920만여주)를 담보로 한진해운에 1500억 원의 자금을 지원했다. 이후 대한항공은 재무팀 인력 10여명을 한진해운에 보내 2주 가량 재무상태를 점검하기도 했다. 대한항공은 추가로 한진해운에 1000억∼1500억 원 가량의 유동성을 공급해 줄 예정이며, 내년 1분기 내 한진해운의 유상증자에 참여해 1000억 원 가량을 지원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아울러 대한항공은 주채권은행인 산업은행과 한진해운 재무구조 개선을 위한 자구계획 및 구조조정 방안도 협의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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