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치원 교원 10명중 8명 “학급당 유아 16명 이하 적정”

오희나 기자I 2021.05.26 14:16:55

교총, 전국 유치원 교원 4681명 온라인 설문조사
"학급 과밀로 교육활동·체험학습 어려움, 안전사고 증가 우려"

[이데일리 오희나 기자] 유치원 교사 10명 중 8명은 학급당 유아 수 상한선은 16명 이하가 적정하다고 생각한다는 조사 결과가 나왔다.

26일 한국교원단체총연합회(교총)와 한국국공립유치원교원연합회·한국유아교육행정협의회가 전국 유치원 교사 4681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설문조사 결과, 학급당 유아수 적정 상한선을 ‘16명 이하’라고 답한 교원이 28.9%로 가장 많았다. 그 다음이 ‘12명 이하’(24.9%), ‘14명 이하’(23.6%) 순으로 전체 교원의 77.4%는 적정 학급 규모를 16명 이하라고 응답했다. ‘18명 이상’은 13.6%, ‘20명 이상’이라고 답한 비율은 9.0%에 그쳤다.

하지만 실제 담당하고 있는 학급의 유아수가 20명 이상이라는 응답자가 절반을 넘어섰다. 학급 규모별로는 ‘20~24명’이라는 답변이 36.2%로 가장 많았다. 25~29명이라는 답변도 16.4%였고 30명(0.4%) 이라는 답변도 나왔다. 전체 응답자 중 절반 이상(53.0%, 2479명)이 학급당 유아수 20명 이상되는 학급을 담당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현재 각 시·도교육청이 제시하는 유치원 학급당 정원 평균은 만3세 16명, 만4세 22명, 만5세 25명이다.

유치원 교원들은 학급 과밀로 발생하는 어려움에 대해 ‘실내교육활동 및 체험학습 운영의 어려움’을 가장 많이 꼽았다. 학급당 유아가 많으면 개별화 교육과 지원을 충분히 제공하기 어렵다는 지적이다. 이어 ‘유아 안전사고 발생 증가’, ‘감염병 확산 및 대응 어려움’, ‘유아 간 갈등 및 학부모 민원 증가’ 순으로 나타났다.

또한 유치원 교원들은 교육활동을 저해하는 과도한 행정업무에 대해서도 경감이 필요하다고 입을 모았다. 현재 유치원 교원에게 떠맡겨지는 ‘학부모 카드등록·인증 등 유아학비 관련 업무’, ‘미세먼지 관리·정수기 관리 등 환경 개선 업무’, ‘놀이시설 관리 등 시설 유지·보수 업무’, ‘통학버스 운영 관련 업무’ 등에 대해 교사가 담당해서는 안 된다는 답변이 대부분 90% 이상으로 나타났다.

행정업무 과중을 해결하는 가장 효과적인 방법에 대해서는 ‘행정실 등 행정 전담기구 인력 추가 지원’을 1순위로 답했다. 다음으로는 ‘학급당 유아수 감축 등 교육여건 개선’을 들었다.

교총은 “저연령을 고려한 적정 학급 당 유아수와 실제 학급의 유아수가 큰 차이를 드러내며 교육과 안전에 부정적 영향을 미치고 있다는 게 현장의 우려”라며 “개별화 교육과 생활지도, 감염병과 각종 안전사고 예방을 위해 학급당 유아수를 연령별로 12~16명 수준으로 낮추는 방안이 필요하다”고 요구했다.

이어 “유치원 교사가 행정업무로 인해 정작 유아교육에 전념하지 못하고 갈등에 휩싸여서는 안 된다”며 “당국은 유치원 행정업무 전담체계를 구축하고 교육과 무관한 업무 경감 방안을 마련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하윤수 회장은 “출발점 교육기관인 유치원이 양질의 교육을 제공할 수 있도록 최소한 학급당 학생수 감축과 행정업무 경감은 반드시 이뤄져야 한다”며 “나아가 유치원 명칭을 ‘유아학교’로 전환하고 국·공립 단설유치원 설립을 확대해 유아 공교육화를 확립해야 한다”고 당부했다.

이와 관련해 교총은 △유치원 학급당 학생수 감축·과밀학급 해소 △유치원의 유아학교로의 명칭 변경 등을 골자로 한 ‘2020~2021년 단체교섭과제’를 교육부에 제안하고 협의 및 관철활동을 펴고 있다.



주요 뉴스

ⓒ종합 경제정보 미디어 이데일리 - 상업적 무단전재 &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