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입지·임차인·개발호재' 3박자…하이트진로 서초사옥 매물로 나왔다

김성수 기자I 2022.09.30 16:48:36

건물 일부 지상 6~17층 매각 대상…내년 2월 거래종결 목표
남부터미널역 3분 거리에 주변 개발호재도 풍부
하이트진로 우량임차인 확보…잔여 임대차기간 10년
금리인상에 부동산경기 '냉각'…"매각가 유연하게 접근해야"

[이데일리 김성수 기자] 서울시 서초구에 위치한 ‘하이트진로 서초사옥’이 매물로 나왔다. KB자산운용이 매입한지 2년 반만에 매각에 나선 것이다. 남부터미널역 역세권인데다 우량 임차인을 보유하고 있고 주변 개발호재도 있는 만큼 물건 자체의 매력은 높다는 평가다.

하지만 국내외 급격한 금리인상으로 부동산 경기가 얼어붙은 만큼 공격적으로 입찰에 뛰어들 매수자는 많지 않을 것이란 전망이 높다. 매각 가격을 어느정도 선에서 제시하는가에 따라 흥행 여부가 결정될 것으로 보인다.

하이트진로 서초사옥 ‘역세권·임차인·개발호재’ 3박자 갖춰

30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KB와이즈스타일반사모부동산투자신탁 제12호는 컬리어스, 애비슨영을 매각주간사로 선정하고 하이트진로 서초사옥 매각작업에 나섰다.

하이트진로 서초사옥 (사진=김성수 기자)
건물은 지하 3층~지상 18층, 연면적 3만7076.46㎡(1만1215.63평) 규모다. 이 중 KB자산운용이 소유한 지상 6~17층, 연면적 2만1582.44㎡(6528.69평)가 매각 대상이다. 건물의 나머지 면적은 소유자가 각기 다르다.

앞서 KB자산운용은 이 건물을 지난 2020년 4월 2280억원(3.3㎡당 2800만원 선)에 매입했었다. 다음달 말 매입의향서(LOI)를 받을 계획이며 오는 11월 양해 각서(MOU) 체결, 내년 2월 거래종결(딜클로징)이 목표다.

해당 매물은 입지, 양호한 임차인, 개발호재 등 ‘3박자’를 갖췄다. 지하철 3호선 남부터미널역에서 걸어서 3분 거리에 있고, 하이트진로가 장기 마스터 리스로 사용 중이다.

마스터 리스(Master Lease)란 특정 임차인 혹은 개발업체가 건물 전체를 장기로 임차한 후 이를 재임대해서 관리하는 사업 방식이다.

하이트진로 서초사옥 (자료=컬리어스, 애비슨영)
잔여 임대차계약 기간은 약 10년이다. 임대차 계약 만료일이 오는 2032년 6월 28일로, 임대차 개시일(2012년 6월 29일)로부터 20년 후다.

임대료 인상률은 매년 2.5%다. 이에 따라 안정적인 현금흐름 확보가 가능하다는 게 매각주간사 측 설명이다. 사용승인일은 1988년 1월이었지만 2003년 11월 리모델링했다.

또한 건물 주변에 개발 호재가 여럿 있다. 서울시는 서초구 방배동 서리풀 공원과 연계해서 미래형 업무·문화시설을 담은 복합업무거점을 조성할 계획이다.

서울시는 크게 3가지 존(구역)을 만들겠다는 구상을 갖고 있다.

△서초~강남 업무기능을 강화하는 첨단융합(IT·바이오 등) 업무복합단지 △2호선 서초역~공공시설 등~서리풀공원~7호선 내방역을 연결하는 도심 속 시민참여형 복합 공공공간 △공개 공지로부터 서리풀공원까지 이어지는 문화거점공간 등이다.

서리풀 지구단위계획 결정도서 (자료=서울시)
이밖에도 국군정보사령부 부지 개발, 롯데칠성 부지 개발 등 호재도 진행 중이다. 서초동 1005-6번지 일대 서초동 정보사령부 부지에는 미래형 친환경 업무복합단지가 들어설 계획이다.

엠디엠그룹, 신한금융그룹, 이지스자산운용이 컨소시엄을 맺고 사업을 진행하고 있다. 아직 착공은 하지 않은 상태다.

롯데칠성 부지의 경우 서초로 지구단위계획 구역에 포함돼 있다. 서초로 지구단위계획 구역은 서초역에서부터 교대역을 거쳐 강남역에 이르는 서초대로 일대 59만6277㎡에 해당한다.

롯데칠성 부지(4만2312㎡), 라이온미싱 부지(5363㎡), 삼성 부지(5305㎡) 등으로 구성돼있다.

금리인상에 부동산경기 ‘냉각’…“매각가 유연하게 접근해야”

다만 업계에서는 급격한 금리인상으로 부동산경기가 얼어붙은 만큼 입찰에 공격적으로 뛰어들 매수자는 많지 않다고 보고 있다. 한국은행은 코로나19 사태 이후 사상 최저 수준(연 0.50%)이던 기준금리를 지난해 8월부터 수차례 인상했다. 지난해에는 8월과 11월에 인상했으며, 올해에는 사상 첫 4회(4월, 5월, 7월, 8월) 연속 기준금리 인상 기록을 남겼다.

올해 1월과 4월, 5월에는 각각 0.25%포인트(p)씩 올렸으며 지난 7월에는 0.5%p 올려 사상 첫 ‘빅스텝’을 단행했다. 8월에도 0.25%p 인상했다. 현재 기준금리는 2.50% 수준이다. 시장에서는 한국은행이 10월 금융통화위원회에서도 금리를 올릴 가능성에 무게를 싣고 있다.

금리인상으로 이자 등 자금조달 비용이 높아지자 부동산 투자심리도 냉각됐다. 대출금리가 고정금리 기준 5~6%일 정도로 자금조달 비용이 올랐는데, 상업용부동산 임대수익률이나 리츠 배당률로 6% 이상을 벌기가 현실적으로 쉽지 않아서다.

기관투자자들로서는 현 시점에 투자를 하면 오히려 ‘마이너스’기 때문에 의미가 없는 셈이다.

미래에셋자산운용은 서울 여의도 국제금융센터(IFC) 인수금액으로 4조1000억원을 제시했지만 기관투자자 유치에 어려움을 겪어 딜클로징에 실패했다.

미래에셋자산운용은 매도자 측인 브룩필드자산운용에 납입했던 이행보증금 2000억원을 돌려받기 위해 국제분쟁에 돌입한 것으로 전해졌다.

KB자산운용도 하이트진로 서초사옥을 매각하기에 시장상황이 좋지 않다는 사실을 감안해서 가격을 조정해야 할 것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금융투자업계 관계자는 “최근 급격한 금리인상 기조로 시장 불확실성이 커진 만큼, 딜 클로징이 쉽지 않은 환경”이라며 “매도자가 원하는 시점에 매각에 성공하려면 매각가를 유연하게 조정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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