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라상 비법을 HMR에'…가정간편식, '명품장' 경쟁 치열

정병묵 기자I 2022.05.31 15:23:13

코로나 기간 급성장한 가정간편식 시장 프리미엄화
명품 '전통장' 브랜드 및 장류 장인과 협업 잇달아
조선 궁궐 비법 계승한 된장·고추장으로 만든 찌개 등
"엔데믹 후에도 외식물가 상승…고급 HMR 인기 지속"

[이데일리 정병묵 기자] 가정간편식(HMR)과 밀키트가 프리미엄 고추장, 된장 등 ‘전통장’을 만나며 맛의 깊이가 더해지고 있다. 코로나19 팬데믹 기간 동안 폭풍 성장한 간편식이 장 전문 기업이나 명인과 협업을 통해 고급화가 진행되고 있는 것이다.

31일 식품업계에 따르면 최신 간편식 키워드는 ‘전통장’이다. 최근 5년 사이 국내 소스류 생산액이 20% 넘게 증가할 만큼 식사에 감칠맛을 더해주는 장류를 찾는 소비자들이 늘어났다. 유통·식품업계에선 소비자들의 입맛에 맞춰 장류기업과 함께 가정간편식의 편리함에 프리미엄 전통장 특유의 풍미를 동시에 갖춘 제품을 출시하고 있다.

▲프레시지 ‘죽장연 밀키트’ 4종. (사진=프레시지)
롯데백화점이 지난해 국내 대표 명인들이 직접 만든 식재료를 엄선한 프리미엄 식품 브랜드 ‘셀럽스픽’이 대표적이다. 이 브랜드는 △조선 궁궐에서 전해 내려오는 어육장 비법을 계승한 권기옥 명인 △꿀 발효액으로 냄새와 짠맛을 줄인 고추장을 선보인 지민정 명인 △무쇠솥과 참나무 장작을 이용해 콩을 삶고 자연 건조해 청국장 특유의 냄새를 줄인 최종대 명인 등의 레시피를 사용한다. 권기옥 명인의 된장으로 만든 ‘차돌박이 된장찌개’와 지민정 명인의 고추장을 활용한 ‘핫 떡볶이’, 최종대 명인의 청국장으로 만든 ‘청국장 찌개’가 인기를 끌고 있다.

간편식 전문 브랜드 프레시지는 프리미엄 전통장 브랜드 ‘죽장연’을 활용한 밀키트 4종을 선보여 좋은 반응을 얻고 있다. 죽장연을 활용한 제품은 △두부 강된장 케일쌈밥 △우렁 강된장과 곤드레밥 한상 △바지락 듬뿍 얼큰 파스타 △오징어 제육불고기 등이다. 오랜 숙성 과정을 거친 ‘죽장연 빈티지 된장’과 ‘죽장연 프리미엄 고추장’을 사용해 한식의 색다른 맛을 차별화 포인트로 내세웠다.

종합 식품 브랜드 기업 테이스티나인은 60년 이상 장류가업을 잇고 있는 명인기업 ‘순창 문옥례 식품’과 함께 △돼지고기 고추장찌개 △우삼겹 된장찌개 △우삼겹 순두부찌개 3종을 최근 출시했다. 전북 순창 지역 전통 방식으로 만든 ‘순창 문옥례 식품’의 전통장을 활용한 밀키트로 재료와 양념장을 냄비에 넣고 끓이기만 하면 조리가 완성된다.

업계에 따르면 국내 가정간편식 시장 규모는 2021년 기준 4조 4000억원대로, 올해는 5조원 규모까지 성장을 이어갈 것으로 추정된다. 사회적 거리두기는 해제됐지만 코로나19 기간 중 폭넓게 대중화한 간편식과 밀키트 제품의 프리미엄화가 진행되고 있다. 특히 최근 밥상·외식 물가가 고공행진을 그리면서 더욱 주목받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식품업계 관계자는 “가정간편식의 인기만큼 기업간 경쟁도 뜨거워지며 차별화된 메뉴를 선보이는 전략으로 생존을 꾀하는 노력이 이어지고 있다”라며 “업계 최신 트렌드인 ‘전통장’을 활용하여 보다 깊은 풍미의 제품을 간편식에 담은 제품이 늘어날 것”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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