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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땅 위에 공존하는 과거·현재..예술로 압축해 한 공간에"

김은비 기자I 2021.04.23 16:20:19

아르코미술관 '그 가운데 땅' 展
"세대와 시공간 관통하는 가치 전달하고파"
전시장 라이브 퍼포먼스땐 연극 무대로

[이데일리 김은비 기자]어두컴컴한 전시장에 커다란 형광등처럼 생긴 조명들이 널려 있다. 영어 알파벳 모양처럼 생긴 조명들은 마치 도시의 밤을 밝히는 조명등 같이 보이기도 한다. 다음 공간으로 이어지는 복도와 계단에 설치된 영상은 밤과 어둠을 더욱 체감하게 한다. 통로를 지나면 인간의 형상을 한 조각들이 옷을 걸치고 서 있다. 도시속의 무표정한 사람들이 서 있는 것 같이 보이기도 한다. 이렇듯 몽환적인 느낌의 다섯 전시공간이 계속해서 펼쳐진다. 각각 다른 서사가 담긴 전시 공간은 다른듯 하면서도 어딘가 우리가 발딛고 있는 도시, 혹은 땅의 모습을 닮아있는 듯한 느낌을 들게 한다.

22일 서울 종로구 아르코미술관에서 열린 ‘그 가운데 땅: 시간이 펼쳐져 땅이 되다’ 전시 연계 퍼포먼스가 펼쳐지고 있다.(사진=이데일리 김은비 기자)
대학로 아르코미술관에서 ‘그 가운데 땅: 시간이 펼쳐져 땅이 되다’가 22일 부터 개막했다. 전시는 고대부터 현대까지 서로 다른 시간과 공간을 따을 주제로 풀어낸다. 전시는 서사와 음악, 무용, 연극적 요소 등 다양한 장르를 접해 관람객이 여러 감각으로 메시지를 느낄 수 있도록 한다. 전시 기획을 맡은 전민경 연출은 “전시 예술 안에서 세대와 시공간을 관통하는 가치를 전달하고 싶었고, 그 매개체를 땅이라고 생각을했다”며 “이번 전시공간에서는 오롯이 몰입할 수 있도록 초점을 맞췄다”고 밝혔다.

이번 전시는 연극적인 공간 연출을 통해 여러 시대와 공간을 다채로운 장르 예술을 통해 혼성적으로 경험할 수 있도록 유도한다. 작가로 참여한 강동주, 김수자, 문성식, 문소현, 손경화, 최하늘, 폴린 부드리&레나트 로렌즈, 폴 챈, 폴 매카시, 우 챙, 카라 워커 등은 5개 공간에서 각자의 방식으로 땅을 출어낸다.

제1막 ‘가운데 땅의 역사’는 소리와 빛으로 구성된 도시 공간, 상상과 현실이 펼쳐진다. 2막 ‘잃어버린 이야기’는 잊힌 사회적 소수자의 존재를 환기하고, 3막 ‘가운데 땅의 형성’은 이분법적으로 설명할 수 없는 ‘중간성’을 드러내는 영상을 소개한다. 4막 ‘잃어버린 길’은 자본 중심의 미술계에 대한 분노를 드러내는 퍼포먼스 영상을, 5막 ‘가운데 땅의 사람들’은 사물을 인격적으로 의인화한 퍼포먼스 등을 선보인다.

전시 기간 현대무용가와 배우, 음악가가 참여하는 라이브 퍼포먼스도 펼쳐진다. 약 50분간 이어지는 퍼포먼스 동안 전시 공간은 하나의 연극 무대로 변한다. 관람객은 무용가, 배우와 함께 공간을 이동하며 전시를 관람한다. 관객들 사이를 자유롭게 오가는 무용가들을 통해서 보다 가까이 이들의 에너지를 느낄 수 있다. 퍼포먼스는 각 장르의 고유한 특징을 살린 음악극, 무용극, 연극, 영상, 전시가 순차적으로 펼쳐진다.

한국문화예술위원회의 올해 시각예술 창작산실 우수전시지원 선정작인 이 전시는 6월 13일까지 개최된다.

아르코미술관 ‘그 가운데 땅:시간이 펼쳐져 땅이 되다’ 전시 전경(사진=더 그레이트 커미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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